*** 사진은 다 빌려왔습니다. 공동취재단, 연합이랍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지가 않네요. 한국 시간으로 지 난 16일 저녁 6시 12분에 영면하신 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사후에 그 분의 진면목을 더 여실히 드러내시는 듯 합니다. 직접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들을 수 없지만 여러 인터 넷 매체에서 그 분의 영면을 애도하고 있는 걸 봐도 그렇고, 그분에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 지고 있는 걸 봐도 그렇고 말입니다.
제가 그 분에 대한 저의 느낌을 책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을 읽고 난 다음 감상문으로 남 긴 게 올 초였던 1월 15일이었기에 그것으로 족하다 여겨 더 이상 그 분의 선종에 관해선 침묵하려고 했었는데, 오늘 저녁 우리 성당에서도 연도미사를 함께 올리게 되었다는 연락 을 아침에 받게 되었고, 또 진정한 그 분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인식이 나만이 아닌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도 전달되었음 좋겠다는 소망에 따라 제가 속해 있는 이곳 한인사회의 커 뮤니티 도서관에 제가 가지고 있던 그 책을 가져가 그 곳에 있던 다른 책 한 권과 바꿔 오 면서 다시 한 번 그분을 떠올리고 그리워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을 그냥 기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워낙 책 욕심이 있는 사람인지 라 여러 권 있는 책 한 권과 맞바꿨는데,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한 축이 되셨던 그 분이 돌아가신 후 무너져 내리는 듯한 적막감을 책으로나마 위로할 수 있 지 않을까 싶어 제 나름으로는 심사숙고 후에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었지요. 또, 어찌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그 분을 오해하고 계시던 분들이 만약 계셨다면, 이 참에 이 책을 통해 그 분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는 게 솔직한 고백일 듯 하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시고자 하셨던 철저한 실천인으로서 존경 받으실 만한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 모두 ‘인간 사랑’을 구현할 수만 있다면 참 좋겠는 데~ 란 바램 역시 놓치고 싶지 않아 이 분의 흉내라도 낼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소탈과 겸손, 그리고 사심 없이 오로지 ‘하나를 향한 마음”(그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 여기셨던 인간에 대한 끝 없는 사랑과 용서, 그리고 불쌍히 여기는 긍휼심)으로 일 관 하셨던 그 분의 영면이 그저 꺼져버린 불꽃이 아니라, 하나의 불씨가 되어 우리들 마음 속에 희망과 새로운 결의를 일으키는 촉매가 되었음 하는 바램 그것 말입니다.
그 분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면모와 원칙에 투철하신 옹골진 면모를 지니신, 엄격한 듯 하지만 실질적으론 꽤나 자상하신 분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고, 또 제가 책을 읽 으며 느껴진 바도 이와 같았기에 마치 집 안의 어른께서 돌아가신 듯한 허허로운 마음이 됩니다. 어느 누군가는 그 분이 독재자였고, 색깔이 불분명한 회색인으로 표현하기도 하 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 분은 자신의 신념에 철저하신, 그러면서 도 인간적 애환을 인식하고 이해하고자 하셨던 큰 그릇이셨고, 가장 인간적인 종교인이었 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으니까요.
또한 바로 그 분의 사후 쏟아지는 그 분에 대한 추도와 그간 감추어지거나 숨겨졌던 선행, 행적들이 고스란히 “추기경 김수환”이라는 한 인물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여겨 집니다. 더불어 이러한 것들을 목도하면서 결코 인생이 무상한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한 생명으로 나서, 비슷한 행로를 거쳐 결국 죽음이라는 막바지를 다 맞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단 몇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인생행로가 존재하는 게 사실 이고, 고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영향을 주신 분의 삶은 그 자체 가 이미 모든 이에게 은총이라 여겨지니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정 그 분의 영면에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이제는 모든 시름에서 벗어나시 어 편안하게 쉬시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으시다고 첨언하고 싶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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