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여행세상

[스크랩] 파리에서의 첫 아침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6. 6. 17:30

내가 처음 여행 시작하기 전에 세운 원칙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아침 일찍 나와, 파리에 있는 매일 아침에는 이곳의 공기를 한껏 느낀다.

    파리지앵처럼,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파리의 아침을 맞이한다.

2.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머물고 싶은곳엔 오래 머물고, 보고싶으면 오래본다.

3, 가능하면 도보로 여행한다. 걸으면서 파리를 마음껏 누리고 즐긴다.

4. 서두르지는 않되, 대학교 4학년때 교양 [프랑스 문화와 예술]강의에서 보면서 정말 가보고 싶었던

   장소 몇군데, 몽마르뜨르, 개선문, 노천 카페 등등은 가본다.

5.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보면서 꿈꿔왔던 나의 로망, 베르사에유 궁전에는 하루를 내어서 꼭 가본다.

 

이랬다. 내가 머무는 숙소는 한인민박이어서, 아침과 저녁을 한식으로 제공해주긴 하였으나, 음식도 그 나라의 문화인데 그럴수는 없었다. (왠 허영 ㅋㅋ) 그리고 나에겐 나만의 로망이 몇가지 있었으니 그중 하나가 세느강이 보이는 노천카페에서 모닝커피 한잔과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ㅋㅋㅋ. 지금 돌아봐서 생각해보니 매우 유치하긴 하였으나, 아무튼 그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었으니, 그걸 지켜주는건 나에 대한 예의였다. 그리고 사실, 세느강변이 보이는 노천카페는 변변찮아서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었다. 나는 생 제르망 데 프레 에 있는 카페를 애용했다. 그곳 분위기가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노천카페의 분위기였다. 특히 레 되 마고는 샤르트르가 자주 가서 글도 쓰고, 철학적 논의도 펼치던 곳이라고 해서, 나의 첫번째 모닝커피의 장소는 서슴없이 그곳으로 정하고 파리의 첫 아침을 시작하였다.

 

 

이른 아침, 거리를 나가기 전에 숙소 입구에 있는 전신거울에서 또 한컷.

 

 

이른 지하철 역. 사람이 없다.

 

 

건너편에 온 지하철. 여기 지하철은 정말 작고(우리는 보통 10칸인데, 5칸밖에 안된다) 수동이다. 즉, 타고 싶거나 내리고 싶으면 직접 레바를 돌리던, 버튼을 누르든 해야한다. 선진국 프랑스이긴 해도, 지하철에서만큼은 우리보다 훨씬 열악하다. 지저분하고, 냄새도나고, 에어컨도 없고, 역에 화장실도 없고..장점이 있다면 하나, 정말 자주 온다. ㅋㅋ

 

 

먼저 아침햇살을 받는 노틀담 성당을 보기 위해 시테역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파리 법원 건물이 보이길래 반갑게 한장 찍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어디든 없고 한적하니 좋다. 시차적응을 못한건지,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건지, 파리에 있는 내내 모닝콜없이도 새벽 5시 30분이면 눈이 재깍 떠졌다.

 

 

 

법원을 등지고 노트르담에 가는 길. 내가 이른시간에 혼자 법원 앞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어슬렁 거리고있으니까, 경찰이 다가왔다. 좀 뻘쭘하길래 난 그냥 웃으면서 노트르담이 어딨냐고 물었더니, 굳은 표정과는 달리 상냥히 방향을 가르쳐 주고 갔다.

 

 보이기 시작한 노트르담 성당.

 

 

상냥해 보이는 노부부가 노트르담을 보면서 아침햇살을 맞이할 준비를 하길래 사진한장 부탁했더니

친절하게 찍어주었다.

 

 

가까이서 본 성당 외부 조각들. 정말 정교함에 놀람을 금치 못한다. 저 조각 하나하나에도 다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놀랍다. 내가 배경지식이 좀더 많았으면 즐길 수 있을만한 문화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다음부터는 어딜가도 좀 더 공부를 하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분야는 어떨지 몰라도 정말 여행만큼은 아는만큼 보이는것이 맞는것 같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공사중이어서 그랬는지,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른 아침햇살을 받아 빛나는 성당 내부의 광경이 그렇게 멋지다고 해서 찾아간건데. 조금 아쉬웠지만 할수 없었다.

 

 

노트르담 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카페. 건물 자체가 참 예뻤다. 카페 점원들은 오픈준비에 여념이 없다.

 

 

생 제르망 데 프레로 가기위해 노틀담을 등지고 건너던 다리위에서 다시 성당을 바라보니, 또 새롭다. 놓칠 수 없어서 한컷 찍는다.

 

 

그 다리위에는 친절하게도 세느강과 함께 노틀담을 보며 쉴 수 있는 벤치도 있다. 다리 위에 카메라를 놓고 셀카 시작. 마음에 드는 셀카를 찍느라 몇번 왔다갔다 하니, 주변에 영화를 찍던 파리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저 사진 뒤에 보이는 사람들이 영화 배우 같았는데, 차림을 보아하니 1세기 전을 배경으로한 영화를 만들고 있는것 같았다. 한 스텝은 주위에 비둘기들이 계속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먹을걸 뿌려대고 있었다. 영화를 찍는데 내가 방해가 되었던 것일까? ㅋㅋㅋ

 

 

저 배우들을 보면서 어떤 영화일지 아주 조금 궁금해 졌지만, 아마 그 영화를 보게 되는 일은 없을것 같다.ㅋㅋ 프랑스 영화는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우리나라에서 개봉하진 않을거다.

 

 

자연스러움을 모토로 찍었는데 이렇게 부자연스러울 수가! ㅎㅎ

 

 

노틀담을 등지고 천천히 걸어간 생 제르망 데 프레. 저 멀리서 그 샤르트르의 아지트, [레 되 마고]가 보였다!

 

출처 : 마음이 고운 그녀
글쓴이 : 아스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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