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월 9일이 마침 월요일이어서 몇 명의 우리 교회 사역자들과 함께 코엑스 메가 박스 상영관에서 있었던 ‘크로싱’(Crossing)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주인공 차인표가 눈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말이 사실임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크로싱’은 2002년 북한 탈북자들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 사건에서 비롯된 탈북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몽골 3개국의 로케이션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탈북자들의 검증을 통해 리얼리티에 접근할 의도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되도록 정치색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탈북자들의 현실을 그리고자 노력했다고 김태균 감독은 고백합니다.
김 감독은 탈북자들의 비참한 현실은 아마 이 영화에서는 10분의 1정도로 축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탈북자들은 이 영화는 그들이 겪어 온 현실을 비교적 가장 가깝게 그린 영화라고 증언하기도 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 영화의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파장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스토리는 지금 우리의 목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 현실은 아마도 한국의 절반의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애써 외면하고 싶어했던 바로 그 현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의 한 대목에서 “예수는 남조선에서만 기도를 듣고 계시느냐?”는 주인공의 말이 자꾸만 저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탈북자의 현실을 우리는 우리의 현실로 수용하기를 주저해 온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거장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나치 독일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의 현실을 새롭게 인류의 가슴에 각인했던 것처럼 저는 이 영화 ‘크로싱’이 한국 분단의 비극에서 빚어진 또 하나의 인간 리얼리티를 이 시대의 인류에게 심게 되기를 기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크로싱’이 얼마나 영화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지는 전문적인 영화 평론가의 몫에 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만은 영화 예술가의 시각이 아닌 한 시대 유대인의 도덕적인 의무로 제작했다고 한 것처럼, 이 영화 ‘크로싱’도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의 도덕적인 의무로 우리는 이 영화를 접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선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의 도덕적인 직무 유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나 이 영화를 볼 것을 기피한다면 그런 나는 자신을 21세기의 한국인으로 고백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나는 우리 교우들이 직접 이 영화를 보고 보다 실감 있게 느끼시도록 영화의 내용은 소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 너무 안타깝고 너무 너무 슬픈 그들의 현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이라고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시사회에 직접 나왔던 차인표의 인사가 저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습니다. “많이 함께 울어 주시고 많이 함께 중보해 주셔요”라는 그 말----.주인공의 아들 ‘준이’(신명철 분)역할을 한 그는 이 영화 출연 후 적지 않은 시간을 우울증으로 시달려야 했던 이야기도 영화 감상 후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공감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고문이지만, 우리 민족 모두가 통과해야 할 거룩한 고문이라고 느꼈습니다. 6월 26일부터 일제히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우들에게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이 영화를 안 보시면 인간도 아니십니다.”
이 글을 쓰는 바로 이 순간도 ‘크로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크로싱’의 고난의 증인이요 빚진자가 된, 이동원 목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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