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이 조금씩 흩날렸다.
서울 지하철 당산역 대합실에서 만난 29세의 청년실업자 세 사람은 오늘도 갈 곳이 없었다.
고등학교 동기인 이들은 벌써 1주일째 이렇게 아침부터 만났지만 매번 어떻게 점심끼니를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이렇게 지하철역에서 만나는 이유도 찻값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천둥과 벼락을 몰고 왔다. 담배를 입에 문 채 창밖에 쏟아지는 번개를 쳐다보던 박00가 이렇게 불쑥 소리쳤다.
“야, 우리 같이 회사나 하나 차리자”
그러나 이 얘기를 듣던 손00과 김00은 공허하게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판에 회사를 차린다는 건 실없는 얘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자공학과를 나오고도 백수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손00이 마지못해 대꾸를 했다.
“그래도 회사를 차리려면 <사무실>을 얻을 돈이라도 있어야 할 거 아냐”라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박00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앉아있는 이 벤치를 <사무실>로 하면 될 거 아냐”
이 세 사람은 서울 당산역 나무벤치에서 창업했다.
<벤치>에서 <벤처>창업을 한 것이다.
회사명은 크레디부스.
박00가 사장을 맡고 손00과 김00이 이사를 맡았다.
이날부터 세 사람은 컴퓨터관련 제품을 제조업체에서 떼다 영업점 등에 파는 일을 했다. 이들은 매일 아침 9시 정각에 이 벤치에서 만나 업무회의를 열고 판매아이템을 점검한 뒤 저녁 9시에 다시 만나 당일매출을 집계했다.
이들은 홍익대역 앞에 사무실을 차릴 때까지 9개월간 이 벤치로 출근해 눈코 뜰 새 없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서울 강남 술집에서 대리운전으로 끼니를 때우다 당산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벤치창업을 한 박00 사장은 지금 중견기업의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모든 사람들이 창업을 하기 위해선 <씨앗 돈, 종자돈>이 필요했지만 이들 3총사는 진짜 이름 그대로 <맨손>으로 창업을 한 셈이다.[자료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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