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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교회개혁이란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7. 5. 20:28

[송태흔 칼럼] 진정한 교회개혁이란

체코의 종교개혁자 요하네스 후스(1372-1415) [2009-07-01 07:26]

▲ 송태흔 목사(동인교회).
요하네스 후스는 1372년 체코 남부 보헤미아 후시네츠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13세에 프라하 티체 근처에 있는 라틴어 학교에 들어갔고, 5년 후 프라하대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생활을 위해 합창단원이 됐지만, 그의 삶은 매우 어렵고 험난했다. 대학 졸업 2년 후인 1394년 석사학위를 받고 그 대학에서 2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와 잉글랜드의 급진파 종교개혁자인 존 위클리프의 실재론적 철학을 강의했다. 기득권을 쥔 독일인과 카톨릭교회는 자신들의 정책에 걸림돌인 후스를 반대했지만, 보헤미아의 벤체슬라스 왕은 악한 세대를 힘겹게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외로운 14세기 개혁주의자 후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1409년 체코인들이 지배하는 대학교의 총장이 됐다.

총장 취임 2년 후인 1411년, 대립교황 요한네스 23세가 나폴리 왕 라디슬라스를 상대로 ‘십자군’ 교서를 내렸다. 요한네스 23세는 모든 군주들에게 칼을 잡고 ‘교회와 우리를 방어하라’고 명령하면서 그의 명령에 순종하면 ‘애통해 하고 있는 모든 죄를 사해 주겠다’고 강조했다. 절대적 권력을 쥔 요한네스 23세는 또 전투와 교회 운영에 필요한 재정 마련을 위해 면죄부 판매를 종용했다. 이 때 후스는 죄 없는 형제들을 죽이는 전쟁을 성토하는 한편, 부정한 면죄부 판매를 강행하는 교황을 향해 그의 교서는 비그리스도교적이며 신성모독적이라 강하게 비난했다. 후스의 이러한 설득에 영향을 받은 프라하 백성들은 면죄부 판매에 대항해 궐기했고, 교황의 교서를 불태우는 등 강력한 집회를 열었다.

급기야 반정부집회 주동자로 몰린 후스에 대한 재판이 곧 열렸고, 그가 재판정 출두에 불응하자 모든 공직에서 파문됐으며, 프라하 및 후스와 관련된 모든 도시들에 성무를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성무 금지령이 내려진 도시에 해가 될 것을 염려한 그는 교황 세력에 대항하는 것을 멈추고 1412년 10월 프라하를 떠나게 된다. 그는 보헤미아 남부에 거처하면서 교회론, 신앙해설(The Exposition of the Faith), 십계명 해설(The Exposition of the Decalogue) 및 주기도문 해설(The Exposition of the Lord's Prayer) 같은 탁월한 작품을 남기게 된다.

한편 독일의 새 왕으로 선출된 지기스문트는 1414년 사절을 보내 학문에 조용히 심취해 있는 후스를 공의회에 초청했다. 초청 후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교황 거처로 후스를 유인, 도미니쿠스 수도회 수도원의 지하 감옥에 수감했다. 교황의 대리인 카우시스의 미카엘과 스테판 팔레치가 그를 법정으로 끌어내, 개혁주의자 위클리프를 따르는 이단으로 정죄하는 데 성공했다. 공의회에 의해 임명된 배심원단은 그를 심문했고,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배심원단은 모두 그의 적들로 구성됐다.

총 30개 항목으로 구성된 그의 죄목은 모두 조작된 것이었다. 그는 법정에서 읽혀진 죄목들이 자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슬 퍼런 재판정에서 ‘나는 황금으로 가득 찬 예배당을 준다 해도 성경의 진리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날 수 없다’고 외쳤다. 그러나 그는 위클리프파 이단으로 정죄돼 사제 직을 공식 박탈당했으며, 사형 집행을 위해 세속 군인들에게 넘겨졌다. 1415년 7월 6일 악한 교황 세력들은 불꽃이 몸을 삼킬 때까지도 기도하고 있는 15세기의 탁월한 개혁주의자 요하네스 후스를 화형에 처했다. 용기있는 그의 선택은 민족적·종교적 열정이 불붙은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여 카톨릭 교회와 독일인이 지배하는 제국에 대항하도록 했다. 이미 화형에 처해진 후스가 무기를 든 비성경적 세력들을 격파하게 된 것이다.

21세기를 맞아 한국교회의 유수한 교단들이 앞장서 종교개혁 내지 교회개혁을 힘있게 외치고 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신앙적, 신학적 위기감이 유수한 교단 및 의식있는 교회 지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전통과 인습에 얽매여 세워지고 진행된 교회 행태들을 깨뜨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 하다.

21세기를 주도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사람의 마음에 드는, 그래서 반성경적인 교회를 이 땅에 세워서는 아니 된다. 오직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참된 교회를 우주적으로 세워드려야 한다. 아무리 큰 고통과 어려움이 닥쳐 온다 할지라도 성경을 벗어난 불순을 교회가 범해서는 아니 된다. 성경을 따라, 성경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 목숨마저 바치는 것이 신앙의 순결을 지키는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그러한 목회자, 그런 순수한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15세기 후스가 화형을 당하면서까지 오직 성경 말씀을 그대로 실천한 것처럼 진리를 위해 목숨을 거는 바른 지도자가 우리 교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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