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 김광석, 김보성, 김삼연, 김병준, 노승종, 문승현, 박미선, 설문원, 이창학, 임정현, 장효정, 정재영, 조경옥
세션 : 조원익(베이스), 안기승(드럼), 노승종(기타), 문승현(기타), 김광민(건반), 김광석(하모니카), 김영동(대금), 김광복(피리), 장종민(북)
[Side A]
1. 갈 수 없는 고향
2. 바람 씽씽
3. 산하
4.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5. 그루터기
[Side B]
1.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2.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3. 기도
4. 바다여 바다여
※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44위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은 민중가요, 혹은 운동권가요라고 불리던 한국의 저항적 노래운동사에서 공식적인 첫 번째 전문 창작집단으로 기록되고 있다. 1984년 김민기가 활동을 재개하며 서울대 ‘메아리’, 고려대 ‘노래얼’, 이화여대 ‘한소리’ 등 대학 노래패에서 활동했던 일군의 청년들과 함께 만든 음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노래운동진영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합법적 앨범이다. 당시에 노찾사는 이 집단의 공식적인 명칭이 아니었으며 앨범이 만들어진 이후 한동안은 ‘새벽’이라는 이름으로 비합법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다가 1987년 합법적 공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음반의 제목으로 이미 세간에 알려졌던 노찾사를 자신들의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노찾사 1집에서는 의외로 이후 노찾사의 대표곡이라 불리게 되는 클래식한 민중가요 명곡들을 발견하기 어렵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솔아솔아푸르른솔아>라던가 <광야에서> 등의 노래들은 1989년 발표된 노찾사 2집에 대부분 담겨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찾사 2집은 민주화 운동의 부분적 성공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대단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노찾사 1집은 오히려 2집의 큰 성공에 힘입어 뒤늦게 재발견된 측면이 강하다. 최소한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1987년 이전 노찾사는 대중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거나 두려운 영역에 위치했으니까. 그렇다면 이 앨범을 채우고 있는 노래들은 어땠을까?
1980년대 중후반 이후 민중가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노찾사 1집의 노래들은 의외로 들릴 수도 있다. 민중가요이기 때문에 이럴 것이다, 라는 선입관을 갖을수록 그럴 것이다. 이후 정형화된 민중가요의 표현법과 노찾사 1집 노래들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준다. 물론 <갈 수 없는 고향> 같은 곡에서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의 도시 노동자의 아픔을 슬쩍 보여주고, <바람 씽씽>이나 <그루터기> 같은 곡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희망의 기운과 역경을 이겨내는 역동적 의지를 얼핏 읽어낼 수 있기는 하지만 모든 메시지는 상징과 은유 속에 꽁꽁 감춰져 있다.
그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1984년이라는 시간적 공간에서 합법 음반으로 발표될 수 있는 음악의 수위는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를 담당했던 김민기조차 이 정도 음반도 발표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편 노찾사 1집의 음악을 시대와의 일방적 타협이었다고 해석하는 것도 일면적이다. 노찾사 1집에 발표된 곡들은 엄밀하게 말해서 70년대 시작하는 노래운동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김민기, 한대수와 양병집 등에 의해 정착되었던 리얼리즘 성향의 토착화된 모던포크의 영향권에 있던 곡들이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1980년대 중반 이후의 본격적 투쟁 국면에서 등장한 보다 ‘뜨거운’ 노래들의 투쟁성에 비해 아마추어적이고 낭만적인 한계에 머물고 있다고 평하기도 하지만 미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음반이 담고 있는 어법이 전통적 한국가요의 ‘뽕기’를 벗어나면서 기성의 포크나 록에서 나타나는 서구취향도 빗겨가는 독자적 음악적 정체성의 맹아를 빚어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시대적 가치에 가려진 음악적 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할 명반이다. (염신규/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팀장)
'세상테크 > 음악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42위 - 신촌블루스 [신촌 Blues] (1988/지구레코드) (0) | 2009.07.06 |
---|---|
[스크랩] 43위 - 동물원 [두 번째 노래모음] (1988/서울음반) (0) | 2009.07.06 |
[스크랩] 45위 - 신촌블루스 [신촌블루스 Ⅱ] (1989/서라벌레코드) (0) | 2009.07.06 |
[스크랩] 28위 - 작은거인 [작은거인 2집] (1981/오아시스레코드) (0) | 2009.07.06 |
[스크랩] 31위 - 시인과 촌장 [숲] (1988/동아기획) (0) | 2009.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