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잊게 해주는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로 떠나요~
<로제타의 키>를 읽고…
솔직히 이런 류의 모험소설은 잘 안 읽는 편이다. 영화를 볼 때도 <미이라>나 <인디애나 존스>(너무 옛날 영화인가?ㅋ) 같이 먼지 풀풀 나는 장르는 잘 선택하지 않는 편이고… 그런데 이 책은 전편 <나폴레옹의 피라미드>를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폴레옹의 피라미드>는 팩션을 좋아하는 친구가 추천해서 읽었는데 결코 ‘모험적이지 않은’ 주인공이 어쩌다 사건에 휘말려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주인공 에단 게이지는 영화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의 젊은 시절 모습이 떠오르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레밍턴 스틸>이나(대체 언젯적 드라마냐!-.-) <007 시리즈>에 나오는 키크고 잘생기고 바람둥이에 적당히 능글맞으면서 사건해결 능력도 있는… 그런 모습이 에단 게이지를 보면 떠오른달까? 그래서 읽는 내내 ‘영화로 만든다면 에단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배우는 이제 너무 늙어버렸더군.(그렇다면 네 나이는…?ㅜㅜ)
2탄인 <로제타의 키>에서도 여전히 에단 게이지와 나폴레옹이 등장한다. 그 외에도 실존인물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살짝 무식하여(;;;) 잘은 모르겠고… 아, 프랑스군과 영국군이 싸우는 아크레 공성전은 실제 있었던 전쟁인데, 에단이 전기기술로(주인공 에단 게이지는 전기기사이다) 나폴레옹 군대를 격파한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소설 배경이 ‘전기=마법’이라고 여길 정도인 18세기 후반이라 에단의 전기기술은 굉장한 능력으로 발휘되곤 한다. 아마도 작가가 주인공을 전기기사로 설정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나 싶다.
에단은 소설 속 인물 중에 거의 유일하게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과학적 사고’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판타지적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핵심 ‘키’가 되고는 한다. 아마 먼지 풀풀 나는 모험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 않을까?
전편인 <나폴레옹의 피라미드>에서 우주의 비밀이 담겨 있다는 ‘토트의 서’를 결국 찾지 못하고 책이 끝나 아쉬웠는데, 그 이야기가 <로제타의 키>에서 계속 이어진다. 또한 아스티자(1편의 연인)를 능가하는 미모의 여인도 등장하는데… 에단 게이지의 바람둥이적 능력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자세한 줄거리는 적지 못하지만 전편에 비해 이야기가 훨씬 더 흥미진진해진 것만은 확실하다. 처음엔 적으로 만나서 나중에는 충직한 부하가 되는 빅 네드 같은 캐릭터도 새로이 등장하고…^^ 무엇보다 에단이 나폴레옹하고 맞짱을 뜰 만큼 컸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죽을 고비를 한 여든여덟 번쯤 넘기더니 세상에 무서운 게 없어진 모양이다.
책을 놓고 여름용/겨울용 나누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확실히 ‘여름용 소설’이다. 꽤 두껍지만 한번 잡으면 계속 읽게 되고, ‘능구렁이 불사신’ 에단 게이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도 잘 가고….
여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을 만한 소설을 찾고 있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특히 여성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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