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 리스트
영창실업·한국제지·CKF·네오 웨이브·현대약품·대원산업·LG텔레콤· 하이닉스·대우증권·동부한농·삼정 피앤에이·한국전파기지국·대동공업· KCC건설·청호컴넷·이랜텍· 태평양물산
박영옥氏 대동공업 2대주주
올해 큰 장 없어 배당주·저평가주 매입
“적금 들어놓은 셈치고 기다리면 돈 버는데, 왜 그걸 못 참을까요.”
전직 교보증권 지점장 출신, 개인 큰손인 박영옥씨(47)는 “슈퍼개미 대신 전문 투자가로 불러 달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해와 다른 투자 종목은 어떤 게 있냐는 질문에 그는 “하이트론은 팔아치웠고 대신 올 들어 삼정피앤에이와 한국전파기지국을 신규 편입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6월 국내 농기계 분야 1위 업체인 대동공업의 주식을 매집, 일약 2대주주로 떠올라 세간에 알려진 인물. 현재 48만7220주 보유로 지분율은 10.26%에 이른다. 대동공업 한 종목 보유 평가 금액만 약 65억원에 달하는 큰손이다.
현재 그의 직함은 투자 컨설팅 회사인 ‘스마트인컴’ 대표 이사. 그는 자신을 ‘주식 농사꾼’에 비유한다. 마치 농부가 씨앗을 뿌려 가을 추수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법을 비유한 것이다.
실제 전북 장수가 고향으로 ‘나무꾼의 아들’이라는 그는 “주식은 타이밍의 예술이라며 치고 빠지는 게 아니라 치고 기다리면 ‘때’가 온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떤 종목을 노릴까. 첫째가 배당주다. 올해 그가 신규 편입했다는 삼정피앤에이와 한국전파기지국에 투자한 이유도 배당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최소 4~5%대 안정적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했다. 회사 내용이 좋고 탄탄하다면 수익률 나는 주식에 묻어둬야 돈을 벌게 아니냐는 생각에서다. 목표 수익률을 묻자 그는 “삼정은 현재 주당 1만6000원대에서 향후 2만5000원에서 3만원대로, 한국전파기지국은 현재 주당 1만원에서 2만원까지는 갈 것”이라고 그가 분석한 ‘적정 주가’를 들려줬다.
두 번째는 저평가주다. 대표 종목인 대동공업만 봐도 그렇다. 보유 순자산가치만 1500억원대에 이르지만 시가총액은 600억원 남짓하다는 게 그의 분석. 한 종목당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은 본다는 그는 매출액 3000억원대인 대동공업이 매출 1조원까지는 ‘동행’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계 ‘구보다’라는 농기계 하나로 15조원 매출액을 올릴 만큼 비전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최근 대동공업이 과거 미국 중심에서 최근 일본과 중국에 수출 교두보를 확보한 것도 장기 투자의 배경이 된다. 실제 그는 지난 3월9일 경남 창녕서 열린 주주총회장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요구한 일반 개미들과 달리 표 대결에서 대주주에게 지분율을 몰아주기도 했다.
정병욱氏 전 파인디지털 26% 보유
M&A주엔 짧게,
자원주엔 장기 투자
향후 투자 전망과 관련해 박씨는 한마디 했다. “올해 큰 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철저하게 우량 가치주를 사놓고 기다리는 게 남는 장사일 것 같습니다.”
현직 변호사인 슈퍼개미, 정병욱씨(52)는 투자 유망 업종으로 에너지, 곡물 등 자원주를 적극 추천했다. 치고 빠지기에 능한 슈퍼개미의 추천주로는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천연자원과 농업자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도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 석유 등 천연자원은 물론 옥수수 등 곡물까지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죠. 경제학 기본 원리에 나와 있듯이 공급 부족은 가격으로 이어집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금값이 대표적인 사례죠. 때문에 천연자원과 농업자원을 생산 가공 유통하는 기업들의 주식도 갈수록 귀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CKF, 네오웨이브 등 보유
그 역시 올 들어 주식 포트폴리오에 자원주를 편입했다. 투자 종목은 배합사료 생산업체인 CKF. 투자 금액은 10억원 정도다. 투자 이후 수익률은 10% 정도지만 한때 40%가 넘기도 했다. CKF는 3월15일 SY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제조, 부동산 개발, 금융, 에너지, IT 등 5개 사업군을 거느린 SY그룹의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전환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도 강세다.
CKF 외에 정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네오웨이브 등으로 평균 수익률 30% 가량이다.
정씨가 ‘슈퍼개미’로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당시 정씨는 100억원(특수 관계인 포함)을 투자해 파인디지털 지분 26.21%를 인수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파인디지털의 M&A에는 실패했지만 투자 한 달 만에 54억원의 차익을 올려 또 한번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주로 M&A 가능성이 높은 자산주에 투자해 큰 이익을 올렸다. 대한은박지공업, 네오웨이브, CKF 등이 그 대표적인 종목. 대한은박지공업은 지난해 박창정 전 마사회 회장이 지분 30% 이상 인수하면서 M&A가 부각됐고, 네오웨이브, CKF 등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거나 M&A 이슈가 된 기업들이다.
그의 투자 철학과 원칙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손해 보는 투자를 하지 않는 대신 욕심은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목표 수익률도 여타 슈퍼개미와 달리 낮고 명확하다. 종목 선정과 검증에 오랜 공을 들이기 때문에 연간 투자 종목도 4~6개에 불과하다.
“종목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목표 수익률은 30%로 잡고 투자하죠. 투자 기간은 따로 정해놓지 않습니다. 주가가 목표 수익률에 오를 때까지 예의주시하며 기다리는 편이죠. 종목 선정과 검증은 주로 신문과 인터넷을 이용합니다.”
그렇다고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그 역시 투자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 다만 철저한 검증을 통해 실패 확률을 낮추다 보니 큰 손해는 보지 않았다고 한다.
오는 5월 투자일임회사 설립
정씨는 조만간 슈퍼개미라는 타이틀을 버릴 예정이다. 개인 투자자에서 전문 금융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그는 그동안 닦아온 주식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일임회사(자본금 20억원, 전문운용인력 4인 이상)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5월쯤 정식 오픈 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투자일임회사 등 자산운용기관 임직원은 개인적인 주식 거래를 못한다. 개인적인 주식 거래를 포기하면서까지 제도권 금융 회사를 차리려는 이유는 뭘까.
“공직에서 은퇴해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주식투자를 하게 됐죠. 주식투자를 하면서 점차 자산운용업에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그게 어느 샌가 꿈이 되어버린 거죠. 지금은 투자일임회사에서 자산운용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변호사요? 그것도 계속해야죠.” (웃음)
특히 이번 정씨의 투자일임회사 설립에는 전설적인 슈퍼개미인 압구정미꾸라지 윤강로씨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윤강로씨는 선물거래로 8000만원의 투자원금을 1300억원으로 불린 선물시장의 신화적인 존재다. `압구정미꾸라지`라는 별명은 그가 하도 시장 주변의 위험을 미꾸라지처럼 잘 피해간다고 해서 주변에서 붙인 애칭.
정씨는 “현재 윤강로씨가 최대주주인 KR선물과 공동으로 투자일임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며 “윤강로씨도 투자일임회사 및 자산운용회사 설립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하모氏 영창실업 5.70% 보유
외국인이 참여한
한화손해보험에 투자해볼만
지난 3월5일 공시를 통해 영창실업 주식 5.70%를 보유했다고 발표, 세상에 알려진 하 모(58. 익명 요구)씨. 그는 20~50대 남자가 대부분인 슈퍼개미들과는 달리 분당신도시에 사는 50대 전업 주부다.
주식투자 경력은 벌써 20년에 이른다. 과거 ‘공모주’ 투자로 재미를 본 게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다.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용돈’ 좀 벌겠다는 게 하씨가 밝힌 투자 목적.
단순 투자 치고는 투자 보유량이 특정 종목에 편중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하씨는 “사실 ‘5%룰’(특정 종목에 5% 이상 보유자는 공시하도록 한 조항)도 몰랐다”면서 “대학 교수인 남편과 (지분율) 합쳤더니 5.70%더라”고 말했다.
수익률을 묻자 “마이너스”라고 말한다. “과거 비싸게 샀다가 계속 ‘물 타기’를 해왔다”는 답변이다. 그녀가 밝힌 평균 매입 단가는 1만3200원. 3월16일 현재 종가는 주당 1만3000원. 현재 보유 주식 수(10만3898주)를 감안하면 총 13억7000만원대 투자를 한 ‘큰손’이다.
투자 동기가 궁금해졌다. “일단 회사 내용이 튼튼하다. 둘째 CEO의 경영 스타일이 보수적이라 안정적 경영을 한다. 셋째 돈 좀 벌었으면 다른 일에 눈을 돌릴 만도 한데, 외길 경영을 해왔다.” 하씨의 투자 원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손해보고는 안 나온다, 물 타기를 해서라도 수익을 낸다”는 고집을 내비췄다. 지금까지 자산주 위주로 투자를 해왔지만 현재 ‘고생’을 해서 그런지 “주식 수가 적은 종목은 안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창실업과 함께 보유중인 종목은 한국제지. 하씨는 “영창실업 5% 보유 공시 후 별의별 전화를 다 받았다”면서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며 말문을 닫았다.
향후 관심 종목을 묻자 “여윳돈이 생기든지 현 종목을 팔게 되면 한화손해보험(구 신동아화재)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구조조정을 완료했고 외국인이 증자에 참여해 향후엔 해볼만하다는 게 하씨의 분석이다.
박성득氏 현대약품 2대주주
올해 관심 종목은
하이닉스와 LG텔레콤
지난 연말 출간한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의 저자로 유명한 박성득씨(50). ‘부산 사나이’인 그의 투자 유형은 한마디로 ‘홀딱 벗는 스타일’. 한번 물면 ‘끝장’을 보는 성미이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투자한 대우증권이 대표적 사례다. 7억원 빚을 내 주당 3500원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대우증권을 13개월 만에 1만8600원에 팔아 48억원을 벌기도 했다. 투자 수익률만 1400%에 이르는 ‘대박’이다.
현대약품 2대주주로 현재 보유 평가액만 112억원에 달하는 갑부가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그는 특유의 ‘애국자론’을 편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서 40조원대 이익을 내고 빠지고 있습니다. 수출 대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무역흑자액 166억달러의 3배에 이르는 돈입니다. 이제 우리 개미들도 주식을 알고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책도 낸 것이고….”
현재 박씨의 포트폴리오는 7개 종목으로 압축된다. 현대약품, 대원산업, 동부한농, 하이닉스, LG텔레콤, 데이콤, 대우증권 등이다. 이 가운데 올 들어 신규 편입한 종목은 하이닉스다. LG텔레콤과 대원산업은 추가 매집 중에 있다. 그의 투자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상존한다. 하이닉스와 LG텔레콤에선 ‘적자’라고 했고 대원산업 등에선 ‘흑자’가 났다고 들려준다. 지난해 10월 전량 매각한 광진실업은 주당 1700원에 매집해 3200원대에 팔아 두 배 가까운 수익률을 실현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엔 하이닉스와 LG텔레콤, 대원산업에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대원산업의 경우 현재 보유량은 약 40만 주. 지분율 3%에 육박한다. 평균 매입단가 1800원대인 대원산업의 3월16일 현 주가는 주당 2200원. 박씨는 “주당 5200원이 적정가치”라며 “계속 매집해 5%를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하이닉스’에 많은 말을 했다. 과거 ‘국민주’ 대접을 받다 ‘감자’로 수많은 개미들에게 ‘좌절’을 안겨줬다는 역사를 되짚었다. “지난해 이익만 2조원이 넘어 자본금만큼 이익이 난 종목입니다. 올해 예상 순익 3조원을 감안하면 더 갈 것이라고 보는 거죠.” 그는 올 들어 하이닉스를 주당 3만3000원에 5만 주를 편입해놓은 상태다.
현재 30만 주 넘게 보유한 LG텔레콤에 대해선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설비투자나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에 돈이 많이 들지 않아 최소한 (주가가) SK텔레콤의 10%는 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액면가 5000원 환산 기준 196만5000원이다. LG텔레콤의 10750원에 비해 20배가량 높은 주가다.
박씨의 투자 패턴은 철저하게 저평가주를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그가 투자한 동부한농만 봐도 “청산가치 대비 적정 주가는 4만원대지만 현 주가는 2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는 동부일렉트론과의 합병 계획 때문에 추가 매집은 안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