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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한파' 증시 강타하나>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 10. 08:51
<'3高 한파' 증시 강타하나>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이준서 신창용 기자 = 증시에 '3고(高)' 경고등이 켜졌다.

   새해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증시의 주력인 수출주(株)를 옥죄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에 이어 원ㆍ엔 환율까지 내리면서 이중고가 되고 있다.

   국제유가도 상장사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지만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금리는 0.25%포인트씩 3~4차례 인상분을 미리 반영해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증시 오름세에도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환율, 증시 임계점 근접"
당장 부담스러운 변수는 환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이 호재에서 악재로 돌아서는 임계점을 달러당 1,100원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종가 1,130.5원을 기준으로 격차가 30원(2.7%)에 불과한 상황이다.

   통화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경제체질이 강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율 하락을 한국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펀터멘털적인 요인보다 달러화 약세나 역외 투기세력 '베팅' 등 수급상 측면이 두드러지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주도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종목을 중심으로 수출주에 타격을 준다.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는 문제에 앞서 당장 원화로 환산되는 실적이 감소한다.

   환율이 바닥권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면 외국인 매수세도 둔화할 수 있다. 외국인으로서는 환차익을 누릴 유인이 적어지는 셈이다.

   환율 급락으로 수입물가가 안정되고 내수주 원가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지만 국내증시에서 수출주 비중이 크기에 증시 전반에는 악재가 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하락 속도가 문제다. 완만한 하락세는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급락 추세에서는 기업이 적응할 여유없이 시장의 변동성만 커질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닷새 연속으로 내리며 34원 주저앉았다.

   신동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100원가량을 기준으로 기업이익 추정치와 주가가 형성돼 있기에 그 이하로 떨어지면 이익전망치가 낮아진다"며 "특히 원·엔 환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엔화가 원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의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하지만 올해는 엔화 역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간 나오토(管直人) 일본 재무상은 지난 7일 취임 일성으로 "엔화가 조금 더 약하게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유가.금리 겹악재 우려
국제유가와 금리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환율이 워낙 긴박하게 움직이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가려진 분위기이지만 유가와 금리 상승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보는 국제유가 임계점은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90~100달러 선이다. 현재 WTI가 80달러대 초반인 것을 고려하면, 환율에 비해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하면 원유 수요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유가 상승이 미칠 파장을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럽지역 한파로 난방유 수요가 늘어난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기회복 요인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것으로, 국내 제조업체의 원가부담을 높이고 증시에도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중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열석발언권을 행사하면서 출구전략은 당분간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다만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중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분을 모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8일 현재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36%이다. 단기금리인 91일물 CD는 2.88%, 기업어음 3.10% 등으로 기준금리(2.00%)보다 약 1%포인트 안팎 높다.

   시중금리 상승은 경제.증시 전반의 비용을 높인다. 상장사로서는 차입 비용이 증가한다. CD금리 상승으로 가계빚 상환부담이 커지면 이는 내수위축을 초래하면서 내수주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동성 흐름이 증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동부증권의 장화탁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기대수익률이 5%를 넘으면 (증시에서) 은행 예금으로 돌아서는 투자자가 늘어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