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오아하카 '이에르베 엘 아구아' 폭포 Hierve el Agua
이에르베 엘 아구아(Hierve el Agua)는 '물이 끓는다' 뜻의 조그만 온천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뜨거운 물이 흐르는 온천은 아니고 단지 땅에서 솟아나오는 물이
보글보글 끓는 물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석회석(정확하게는 탄산칼슘)이 오랜 기간 흘러서 쌓이고 쌓여
마치 폭포의 형상처럼 되어있는데, 이 석회석 기둥이 장관을 연출한다.
멕시코 오아하카시에서 완행버스를 타고 미뜰라 유적지로 한시간 가량 달려온 것 같다.
버스가 멈춘 것은 황량의 들판의 한 조그만 마을.
여기서 다시 이에르베 엘 아구아까지는 별다른 대중 교통 수단이 없기에
그곳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한 시간 쯤 기다렸을까?
그곳으로 여행가는 중년 부인 2명을 태운 픽업트럭을 개조한 콜렉티보(colectivo,합승택시)가 내 앞에 선다.
한 동양인 이방인이 마냥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지, 기사 아저씨 척 봐도 내가 그곳으로 가는 여행자인 줄 눈치 챈 모양이다.
다만 이미 운전석 옆자리에는 2명의 부인이 앉아 있으니,
나보고는 그냥 트럭 뒤쪽에 타라고 한다.
쿠션도 없는 딱딱한 의자였지만, 황량한 사막같은 이 곳에서 이 콜렉티보라도 때마춰 오지 않았으면 오늘 여행 포기할 뻔 했다.
중간중간에 산간 오지마을을 몇 군데 더 둘러 그 사이 몇 몇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러다 언제 도착하나 싶은데, 기사 아저씨는 아랑 곳 없이 다시 구불구불 산길을 재촉한다.
건조한 날씨에 비포장 도로라 먼지가 너무 많이 날려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다.
그 모습이 애처로웠던지 운전석 옆자리에 탄 중년부인이 비좁지만 앞에 같이 타자고 권한다.
너무 심한 먼지 탓에 감사하다며 '그라시아스'를 연신 내뱉고, 운전기사와 중년 부인 사이 어쩡쩡하게 걸터 앉는다.
대부분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오아하카시에서 여행사를 이용해 오는데
나처럼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이 혼자서 그곳을 찾아가고 있으니
두 중년부인들은 무척이나 내가 신가하고 궁금하고 그런가 보다.
우리네 이웃 아줌마들처럼 아들같다며 먹을 것도 주고, 어색한 영어로 손짓 발짓 해가며 나에게 물어본다.
어느덧 이 아줌마들 나의 신상조사에 들어간다.
역시나 꼬레아에서 왔다고 하니깐 북한이냐고 물어본다.
또 발끈하며, 남한과 북한을 안되는 스페니쉬로 설명할려니 답답할 뿐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사이, 콜렉티보는 벼랑끝 위를 달리고, 산을 하나 넘더니
이 곳 이에르베 엘 아구아에 어느덧 도착을 했다.
아직은 개발이 거의 되지 않아서 입구의 조그만 건물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 말고는
다른 시설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냥 선인장과 풀만이 가득한 언덕하나..그 곳 '이에르베 엘 아구아'에 내가 드디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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