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이해
디지털 시대 정보 혁명의 예언자 마셜 맥루언의 대표작이다. 1981년 <저널 오브 커뮤니케이션Journal of Communication을 필두로 하여,<맥루언 서신Letters of Marshall McLuhan>(1987),<미디어의 법칙: 신과학Laws of Media : The New Science>(1988),<지구촌The Global Village>(1989),<맥루한 요론Essential McLuhan>(1995)이 속속 출간되며, 1996년에는 전자 잡지 '와이어드Wired'가 맥루언 관련 특집 기사를 싣는다. 그리고 맥루언의 사상은 정보 기술 혁명 시대를 예견한 선구적 담론으로 재평가되며, 오늘날의 멀티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예외 없이 맥루언의 주장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맥루언은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발간된 1964년 당시보다는 오늘날 훨씬 큰 설득력을 점차 얻어가고 있다. 이 책 역시 발간 당시부터 저자의 번뜩이는 발상들 때문에 미국의 대학생들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지니고 있었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예언서가 흔히 가지는 다소 비학문적인 성격 때문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 때문에 학계로부터 줄곧 배척받아 왔다. 하지만 오늘날 그 예언들은 디지털 시대를 해명하고 앞날을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저자 마셜 맥루한은 1960년대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이다. 그 이론을 바탕으로 역사와 문명의 변화를 설명해 낸 중요한 현대 사상가이기도 하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발상법으로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역사의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구축해 내었다. 오늘날의 멀티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예외 없이 맥루언의 주장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1960년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사람을 설득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당연히 메시지의 힘이라고 보았다. 미디어는 그저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용기(用器)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맥루한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메시지가 아닌 미디어의 힘이라고 다소‘어이없는’ 주장을 한 것이다. 쇠붙이 같은 물질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 미디어가 어떻게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일까? 맥루한은 기술이 인간 몸의 다양한 기관과 기능의 연장(延長)이라는 지적에서 출발한다. 그 성능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높여 주고 강화시켜 주는 것이 도구이며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술의 변화는 모든 사회적, 문화적 변동을 이끈다. 기술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기술은 인류 사회 변화의 지배적 요인이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인간의 감각기관의 연장이어서 세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방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책은 시각의 연장이요, 라디오는 청각의 연장, TV는 시각과 청각, 그리고 촉각을 동시에 연장시켜 주는 미디어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지각한다. 그러므로 한 사회 혹은 한 시대가 지배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상에 대한 지각이나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생각하는 체계, 사회관계, 문화도 바뀌게 된다. 예컨대 TV라는 전자 매체는 거의 모든 감각기관의 연장이어서 시각 위주였던 문자시대의 과도한 분석적 사고, 개인주의, 합리주의의 병폐에서 벗어나 총체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균형 잡힌 인간형으로 유도한다. 게다가 우리의 감각기관을 즉각적인 주변 환경만이 아니라 전 세계, 우주 공간의 구석구석까지 연장시켜 주어 지구 차원의 연대의식이 가능한 지구촌 사회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미디어는 메시지이다.
TV 이후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DVD, DMB, MP3 등 새로운 미디어는 과연 우리 자신과 역사와 문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미디어의 이해>에 이어서 맥루한의 사후에 발표된 <미디어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으면 그 답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 책의 핵심은 다음의 4가지 문제 풀이이다.
첫째, 새 미디어가 확장시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그것이 회복시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
넷째, 그것의 사용이 고도화되어 한계에 달할 때 어떤 반전의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인가?
이 두 책의 도움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대입시켜 문제 풀이를 해 본다면 아마도 21세기가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맥루한식으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언론학, 미래학 등 사회과학도들 뿐만 아니라 일반직장인에게도 격변하는 시대의 교양서로 필수적인 명저이다.
'자녀들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프랑스의 사회학자 클로드 생시몽 (0) | 2010.10.25 |
---|---|
[스크랩] 제임스 조이스 - 젊은 예술가의 초상 (0) | 2010.10.25 |
[스크랩] 최인훈 - 광장(廣場) (0) | 2010.10.25 |
[스크랩] 루쉰 - 루쉰소설전집 (0) | 2010.10.25 |
[스크랩] 이덕일 -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0) | 2010.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