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음식세상

[스크랩] 전가복

명호경영컨설턴트 2011. 1. 21. 10:10

“당신은 집에서는 라면만 먹어도 돼요. 집에 있는 나랑 아이들이 불쌍하지. 아니, 나도 밖에서 먹을 때가 있으니 아이들이 제일 불쌍하지.”

 

많은 남편들이 아내가 해주는 밥이 최고란다. ‘정성’이 들어 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솔직히 집에서 매일 먹는 된장찌개, 콩나물국보다는 회식 자리에서 먹는 산해진미가 훨씬 더 맛있지 않은가? 일 때문이든 어쨌든 남자들 밖에서 잘 먹는 것만은 사실임을 인정할지어다. 이것이 ‘전가복(全家福)’에 관한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의 나의 논리였다. 진시황의 유학자 탄압에서 유래되었다는 중국음식 ‘전가복’의 유래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새해를 맞으면서 온 가족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모여 찍는 가족사진을 <전가복>이라고 한단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그 해에는 가족사진, 전가복을 찍지 않는다고. ‘전가복’은 그렇게 ‘모든 가족이 다 모였을 때’만 의미를 가지게 되된다는 뜻일 게다.

 

주말 가족이 된 지 1년.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주말에 특별히 전가복을 만들 계획이었다. 가끔 가는 중국집에서 비싼 가격에 한 번도 시켜먹지 못했는데 온 가족이 워낙 해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빠가 오는 주말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함께’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서.

 

비싼 재료들이지만 큰맘 먹고 준비를 했건만 일이 있어 일요일 한 밤중에서야 집에 온 남편.

하지만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월요일 새벽 5시 반에 차려 낸 전가복. 한잠이 들어 있는 아이들을 깨울 수 없어 온 가족이 함께 마주 앉아 먹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남편과 나 두 아이가 월요일 아침을 ‘전가복을 함께’ 먹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맛있네.”

“사실 사먹어 본 적이 없이 전가복이 이 맛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맛은 있죠? 해삼이 들어갔으면 더 맛있겠지만.”

남편과 두 아이, 넷이서 함께 먹는다면 된장찌개에 김치뿐이라도 그건 우리에겐 늘 ‘전가복’이리라.

 

◇재료=전복 3개, 오징어 1마리, 조갯살 50g, 대하 10마리, 칵테일새우 15마리, 양파 1개, 죽순 50g, 피망 푸른 것 붉은 것 각 1개, 청경채 100g, 당근 5㎝, 새송이버섯 1개, 녹말 물(녹말가루 1큰술+물 2큰술), 굴소스 1큰술, 생강술(또는 청주)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과 후추, 올리브유 약간

 

만들기=①전복과 오징어, 조갯살, 새우는 깨끗이 다듬어 묽은 소금물에 씻은 뒤 소금과 후추, 생강술로 밑간을 해둔다.

②양파는 5㎜ 정도로 채 썰어 피망도 비슷한 크기로 썬다.

③당근은 모양 칼로 꽃모양을 만든 뒤 3㎜ 정도의 두께로 썰고 죽순은 길쭉하게 썬다.

④새송이버섯은 길게 반으로 자른 뒤 당근과 비슷한 두께로 어슷하게 썰고 청경채는 뿌리부분만 잘라 길게 준비한다.

⑤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뜨거워지면 양파와 당근을 가장 먼저 볶는다.

⑥밑간을 해둔 해물을 넣고 볶다가 새송이버섯, 죽순, 피망 순으로 넣고 볶는다.

⑦굴소스로 간을 한다.⑧청경채를 넣은 뒤 녹말 물로 국물의 농도를 맞춘다.⑨불을 끈 뒤 참기름을 넣고 잘 섞은 뒤 접시에 담아낸다.    

 

               0831-1

 

               0831-2

 

 

                                                      2004년 8월 31일 매일신문 요리칼럼 

출처 : 모성애결핍증환자의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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