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처참히 무너진 일본 부동산불패신화의 생생한 시나리오! 한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일본의 부동산 가격. 일본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정책을 발동했지...
이 책은..
나의 평가
(별도의 별점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해외투자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넘치는 달러때문에 환율방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가 달러를 해외로 돌리기 위해서 해외부동산 투자한도 증액을 포함하여 해외주식형펀드에도 한시적으로 비과세를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꼭 그런 정책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투자자산은 전세계 자산시장 가운데 1~2%의 비중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올 상반기 성적은 어떨까요? 일단 중국의 랠리는 놀랍습니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자산시장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하고 있죠. 미래차이나솔로몬주식투자1호의 경우, 지난 7월 24일 기준으로 3개월 수익률이 30.55%, 6개월 수익률이 35.68%, 1년 수익률이 103.85%에 달하며 지난달 이후 이달 중순까지에만 1조 6천억 원이 넘는 돈이 중국펀드에 몰려들었습니다.
반면에 울상을 짓고 있는 곳은 일본입니다. 연초 증권사마다 이제는 일본이라며 일본주식형펀드 마케팅에 혈안이 되었던 상황과 달리 수익률은 초라한 편입니다. 그 덕분에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6월 이후 7월 중순까지 3조 4천억 원가량의 돈이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펀드는 이 시기 2천5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후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일본에 투자하더라도 미소를 짓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부동산펀드입니다. 10년 장기불황에서 탈출이라도 하는 듯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수익률이 11.7%를 기록,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죠. 그래서 지난 5월 기준이기는 하지만 일본 리츠펀드는 최근 6개월 동안 4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정말 일본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부활할까요?
'지가 최종 폭락'이라는 원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다치키 마코토는 큰 소리로 'No!'라고 말합니다. 일단 부동산버블이 꺼졌던 원인들은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들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할까요. 중장기적인 요인부터 살펴보죠. 첫째,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꼽습니다. 결혼이 계속 늦어지고, 아이를 낳더라도 하나밖에 낳지 않으니 인구 감소는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는 가용토지의 증가를 꼽습니다. 산지가 많고 열도로 이루어진 일본의 국토특징상 부동산불패의 신화가 오래도록 자리를 잡았으나 산업구조의 변화가 가용토지의 공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농업시장개방으로 농지축소가 불가피해지고 당연히 주거용지로의 전용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세번째로는 공업용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공장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고, 저성장 체제의 고착 역시 공업용지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장용지 역시 주택용지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앞에서 살펴본 대로 과잉공급이 불을 보듯 뻔한 데다가 수요의 급감도 예측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일본의 샐러리맨들이 5가지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첫째, 채무면제 상태의 전업주부, 둘째, 다수의 자녀, 셋째, 주택자금 대출 상환액이 남아 있는 주택, 넷째, 부양해야 하는 부모님, 마지막으로 본인입니다. 경제호황일 때는 행복의 다섯가지 요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지만 경제불황은 '삶의 당연한 전제조건'조차 삶의 무게를 더하는 부채로 다가옵니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중장기요인도 아니고 지금 당장 샐러리맨들, 일본의 가장들이 처해있는 위기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주택을 살만한 여유가 전혀 없으며, 버블폭락전부터 지금까지 갚고 있는 대출상환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더러 돌아오지 않는 돈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모두 흔들리고 있으니 저자는 10년의 불황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다시 10년의 대폭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두에 밝힌 일본부동산펀드의 호황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자는 극히 일부지역에서 지나치게 하락했던 토지 가격이 약간 회복한 정도에 불가하며, 전국 대다수의 지가는 아직도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해제를 단 차학봉 조선일보 부동산 팀장 역시 대도시 중심으로 일어난 주상복합 미니버블이라고 말하죠. 무엇보다 일반국민들 자체가 부동산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 상황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반등은 힘들것같습니다. 정말이지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 주식형펀드든 부동산펀드든 돈을 넣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게 만드네요.
우리가 남의 나라 부동산 시장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사정과 우리나라의 사정이 그리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되는 사회인데다가 일본만큼 계획있는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미FTA와 한EUFTA는 농업시장의 급속한 쇠락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구요. 한국기업의 제조공장도 이미 10년전부터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이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게다가 각종 규제남발과 2차 신도시 난개발로 인해서 일거에 물량 충격이 주어지면 과거 일본이 저질렀던 실수를 되풀이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흠.. 우리나라도 슬슬 불안해지는군요.
저희집 재무관리를 맡고 계시는 CFP님 역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어도 조만간 대세하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근슬쩍 지금쯤 아파트를 매도하여 현금을 챙긴 후 나중에 장기 대형 바겐세일이 다가오면 그때 쾌적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을 하십니다. 솔직히 이것때문에 고민이 되긴 해요. 한편으로 전세로 돌린 후 그 차액으로 투자를 하다가 나중에 중대형으로 다시 매입을 하는 것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투기용도 아니고 그냥 사는 집 하나 있는데 이걸 팔아치워서 나중에 낭패를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거든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ps. 지난해 해외 골프여행으로 빠져나간 외화가 약 11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7월 30일 정부에선 제2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여러가지 대책이 있지만 그 중에서 경작이 힘든 농지를 활용해 반값 대중골프장을 만든다는 것이 눈에 띄네요. FTA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런 식으로 하나둘씩 농지가 다른 용도로 전용될 것같네요.
인상깊은 구절 :
연금은 '다단계'와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최대 피해자는 연금을 납부하는 젊은 층이다. 만약 연금을 민간회사가 운영하고 있다면 국민을 속인 '사기죄'와 큰 피해를 입힌 책임을 물어 사법부의 엄격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상대로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 주모자가 바로 국가이기 때문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연금은 표면상 별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다. 참고로 주식을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401K'는 후 세대가 전 세대를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다. 세대 간의 부담이 전혀 없는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가 진행되면서 제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생산요소(임금, 토지) 비용이 싸고, 수출(관세)에 유리한 지역을 찾아 이전했다. 이제 근로자들은 자국 내가 아닌 후진국의 근로자들과 경쟁하게 됐다. 임금이 자신보다 10분, 20분의 1이 저렴한 후진국의 근로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냉엄한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종신고용 체제와 고도성장은 소비 확대의 원동력이다. 근로자들은 낮은 임금과 좁은 평수의 집에 살면서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생활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회사가 커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나 회사와 운명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부질없다. 비록 중산층 수준의 소득을 얻더라도 안정된 직장과 장밋빛 미래가 사라진 것이다. 이게 바로 중산층 의식의 붕괴이다.
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에 대한 반론도 많다. 물론 우리는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10년 이상 느리고 고령화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세대수의 증가로 주택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고령화만을 유일한 변수로 볼 때만 맞는 말이다. 고령화는 단순히 노인 인구의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령화는 중산층의 붕괴, 고용 불안,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 가속화, 성장률의 저하, 청년 실업의 증가, 국민연금 의료연금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인다. 고령화가 여러 요인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세대수 증가 이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택시장에 미칠 것이다.
출처 : 북코치책을말하다
글쓴이 : 북코치권윤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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