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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에 쓰는 편지

명호경영컨설턴트 2011. 11. 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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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쓰는 편지  / 동목 지소영

당신의 정의로운 웃음 건너 굵은 소나기를 보았지요 밤과 낮 분수처럼 쏟아 내던 열정도 당당한 세월을 낮출 수는 없었어요 이별도 만남도 태연히 포장했던 당신의 겸손 이방인의 눈물이었습니다

어제는 지나갔지만 용서한다면서도 돼 올라오는 아픔에 세뇌당하지 마세요 우리의 삶은 반란하지 않습니다 내 몫은 저에게로 돌려주십시오
노을처럼 타는 가을을 바라보니 우리가 부끄러워집니다 내 눈높이로 사랑하고 가진 것으로 나누어도 충분했던 것을 몰랐습니다 온전치 못하여 넘어지고 슬픈 상처 끌어안아 더 힘들지만 이제 재활용은 그만 하겠습니다 당신의 의지만큼 나도 살고 싶었어요 잊히지 않는 것들 묻을 수 없는 것들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입니다 죄책감과 사랑은 엄연히 다르잖아요 삶의 보편적인 이유로 또는 내가 낮아지지 않아 끝간 벼랑을 달리지 마세요 파란 낙엽처럼 피우지 못하고 떨어져야 하는 슬픈 인연이었다 해도 아쉬워 미련을 부여잡지 마세요

이제 무공해 연못에 우리만의 황금 물고기를 키워요 말하지 않아도 장애인인 우리는 저하된 기능 서로 보이잖아요 끊기지 않는 운명처럼 아름다운 공감은 고귀합니다. 가을이 돌아오면 몸 앓이를 하겠지요 비와 바람, 별과 하늘 우리가 사랑해야 할 것들만 생각해요 지우기 연습도 함께하고요 젖은 옷을 벗고 이리로 와 보세요 우리가 불가사의 같지 않나요?


      출처 : 천년그리움이 흐르는 강
      글쓴이 : 동목 지소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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