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동아기획이야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20. 22:23

오늘은 술이바구를 한다고 합니다.

보시고 술좀 그만 드입시더.

[2008.8.20]

술을 끊은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어떤 경우에도 한 잔도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한 때는 술에 절어서 살기도 하였고 또 언젠가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하여 하루저녁에 맥주를 혼자서 60병 까지 먹은 적도 있습니다. 술 마시는 방법도 다양하여 앉은 방을 술병으로 한 바퀴 돌리고 나면 일어서기, 일주일 동안 매일 같은 술집의 같은 자리에서 마시다가 한 달간 마시지 않기, 생맥주 눈금까지 마시기 내기 등 등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짓들을 많이 하고 다녔습니다. 나중에는 노동조합 주최 체육대회에서 직원들이 주는 술을 너무 많이 받아 마셔, 필름이 끊어진 상태에서 혼자 비디오 카메라로 술 취한 자신을 찍어 보기도 하였는데 뒤에 그때의 동영상에서 의식 저 편의 저의 모습을 보고 모골이 송연해진 적도 있습니다.

 

저의 젊은 시절, 산에서 야영을 하며 모닥불을 피워 놓고 감자나 고구마를 구우면서 친한 산 친구들과 마시는 술이나, 한라산에 알파인 스키를 타러 가서 눈 위에 잡목을 쌓아 켐프파이어를 하면서 끝없이 마셔대던 독한 술, 겨울 백두산 천지에서 야영을 하며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 마시던 55도의 중국술, 영취산에서 친구와 달 한 번 보고 술 한 잔 마시고 또 달 한 번 보고 술 한 잔 마시던 일, 이숭녕박사님과 신업제 회장님을 모시고 광복 30주년 기념식을 지리산 노고단에서 야영을 하면서 마시던 술 등 등.... 주로 저의 젊은 시절은 낭만적인 술자리를 많이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위가 높아지고 책임이 무거워 져서는 어쩔 수 없이 마시는 일이 많아지고 자연히 폭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상사를 무시하는 고객과 자존심을 건 한 판 대결... 그 고객은 다음날 결근하고 저는 출근은 했지만 거의 파김치 상태......그분과는 이후 아주 친해졌고, 박씨 종친이라며 술을 못 마시면 거래하지 아니 하겠다는 고객을 욕심이 나서, 점심시간에 소주 7병을 먹고 거래 유치를 하여 이후 저축 유공자까지 간 술고래 고객님.... 지점장으로 부임하니 군기 잡겠다고 명예 지점장이 술로 공격하는 것을 오히려 역공하여 이후 술자리를 피하게 된 사례.... 그때 점심시간에 양주 3병으로 폭탄주를....또 술을 아주 좋아하시는 은행장과 술이 취하면 절대 로 안 돼는 상황에서 힘들게 마신 술자리들..... 부산 아시안 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뒷 풀이로 본점에서 오신 여러분들의 손님과 처음부터 맥주잔으로 마신 엄청난 양의 소주.... 또 부산시 금고 유치관련으로 국회위원과 시위원들과 거의 목숨을 걸고 마신 폭탄주와 수폭주.... 그 후유증으로 일주일을 몸살을 겪을 정도로 힘든 술자리....그래서 그 추억들은 별로 달콤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평생 마실 술의 양이 정해져 있어 젊어 많이 마신 사람은 나이가 들면 많이 못 마시고, 젊을 때 적게 마신 사람은 나이가 들면 매일 즐기면서 오랫동안 마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쩌나요? 저는 이제 커피나 즐기면서 남들이 즐겁게 술 마시는 것 구경이나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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