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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야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9. 07:25

옛날 베트남 전쟁을 기억하시는 분은 몇 장의 사진을 같이 기억할 것입니다. 전쟁의 공포로 겁에 질려 발가벗고 울부짖으며 도망치던 소녀 팡티킴푹이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얇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네이팜탄을 맞아 옷이 다 타버린 것입니다. AP의 사진기자 우트는 이 사진으로 전 세계에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여 플리쳐 상을 받고 또 미국의 반전운동을 고조시켰습니다. 또 한 장의 유명한 사진은 AP통신의 사진기자 에디 에덤스가 찍은 사진으로, 사이공 경찰서장 로안장군이 사이공 거리에서 포로로 잡혀 뒤로 손이 묶인 베트콩을 즉결처형 하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경악하고 곧 격분하여 로안장군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흉악무도한 사람으로 지정하여 돌을 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로안장군도 부인과 자녀들이 베트콩에 의해 사살되었고 그 시신조차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총탄이 빗발치듯 날아다니는 현장에 나온 것이 훨씬 후일 밝혀졌습니다. 또 최근에는 월맹군 종군기자들이 현상약을 지니고 다니다가 어두운 밤 달빛 아래서 만든 그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발표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구찌동굴을 관리하던 한 월맹군 예비역 연대장은 현역시절 한국군 사망자와 월맹군 사망자를 한 무덤에 안장하여 문책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적에게 대한 호의입니다. 그러나 불교신자인 그 사람은 이국에서 나라의 명을 받고 죽은 젊은 한국군이나,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다 죽은 젊은 월맹군 다 같이 수명의 반에 반도 못 산 애꿎은 운명들을, 죽고 난 후에는 영혼이나마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고 변론해 구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고 또 그 기간만큼 저항을 하였습니다.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 지압장군은 한국의 이순신장군과 같은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강력한 일만오천 명의 군대를 대포를 분해하여 사병들이 등에 짊어지고서 험준한 산길을 상상할 수 없는 총알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철통같은 요새를 거미줄 같은 땅굴을 파고 들어가 파괴하는 작전으로 프랑스군은 오천명이 죽고 일만명이 포로가 되어 부득이 베트남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그 지압장군은 북쪽 베트남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는 미국과 훌륭히 싸워 냅니다. 마치 열두 척이나 남은 배로 일본의 수군을 괘멸시킨 이순신장군처럼...

 

한국군은 워낙 무섭고 사나워 정찰병들이 만나면 서로 피해를 줄이자는 생각에서 일부러 외면하여 충돌을 피하기까지 하였다고도 합니다.

그 한국과 베트남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한국의 기업인이 베트남에 지어 준 학교 마당에는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사람의 이름이 적힌 비석이 같이 있긴 하여도 그들은 그렇게까지 하여 경제를 살려낸 한국을 따라오려고 합니다. 지금은 잠시 어려워 졌지만 경제의 힘은 한 때 가장 사납고 무서운 군대로 마주 총을 겨눴었던 두 나라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또 우리 시골에 많이 와 있는 베트남 신부들을 보면 세삼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무기로 싸우는 전쟁만큼 경제전쟁이나 문화전쟁도 무서운 전쟁입니다.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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