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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녀>로 말하는 60년대 여성의 재해석과 욕구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4. 11:19

 

 

<하녀>로 말하는 60년대 여성의 재해석과 욕구

- 실내의 폐쇄성과 장르 영화의 문턱

 

 

  

 <안개>와 <휴일>과 가장 비교되는 것은 아무래도 장소가 아닐까 싶다. 특정한 장소나 시대가 나와있지 않은 <하녀>는 2층집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서 일종의 ‘실내공포’의 구조를 택하고 있다. 또한 <하녀>는 <안개>처럼 피폐된 고향이나 내면화를 돌이켜보지도 않고 <휴일>과 같이 60년대의 청춘들의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 그대신 <하녀>가 보는 것은 60년대 비로소 바뀌고 있는 여성성에 대해서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여성들의 대립구조를 말하고 있다. 마치 오프닝에 두 아이가 얽히고 풀림의 기괴한 연속성인 ‘실타래’가 등장하는 것과 같이 두 여인의 오묘한 심리전을 얽고 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립구조는 같은 성인 여성이라는 것 이외에 계층적 분리가 되어있어 그 시대의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표면적으로 보면 기득권층이 중산층과 억눌린 욕망을 투사하는 하층민이 수직상승에 관한 욕구를 일으키면서 빈부계층의 대립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현대 공포영화의 괴물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착안해본다면 아주 뛰어난 장르 영화의 문턱까지 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공간이라는 자체에서도 매우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며 여성의 위치가 재해석 되었다는 점 역시 <하녀>만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안개>나 <휴일>의 주체가 남성인 반면 여성은 그저 그런 남성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역할이었으나 <하녀>는 남성을 등에 업고 눈을 뜬 신여성과 같다. <하녀>에서의 여성은 남성을 수동적으로 따르지 아니하고 자의식의 확립과 함께 남성까지 갖고자 하는 욕망을 갖기 때문이다. 이런 남성성의 약화는 60년대 새로운 유형의 가족형태가 등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가족이라는 공적인 근대화가 최적의 공간으로 설정되었다는 점도 알 수 있게 만들어준다.

 

 

 

영화 <하녀>에서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월등한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 공장에서 일을 하는 여공들이며 그런 여공들로 인해 남성캐릭터가 부수적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러한 여성들의 계층화, 전문화들은 사회진출로 투영되고 남성 캐릭터의 유교적인 부인과는 대립적 느낌을 준다. 또한, 재미있는 시선으로는 그 당시에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위를 여성이 행하였다는 것을 그저 이해하는 남성 캐릭터가 있다. 이러한 시선은 그 당시 경향들을 직접적으로가 아닌 간접적으로 비추어 주고 있다고 보는데, 여성들의 사회 진출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아니었나 생각 든다. 하지만 여성성이 어느 정도 재확립되었다고 해도 영화 속처럼 빈부격차라는 것은 이상과 현실이 괴리를 낳게 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마치 공간이라는 것에서 오듯, 계단처럼 위태롭게만 보인다. 1층과 2층이라는 분리되는 공간은 그들의 계층과도 같아 보이고 하녀의 아이의 죽음이나 하녀의 죽음 역시 그 수직상승을 할 수 있는 도구인 ‘계단’에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상징적인 공간들은 현대 영화의 장르 영화와도 밀접하게 와 닿아 있다. 특히 <장화,홍련>이 그러한 케이스인데, 같은 폐쇄적인 공간 안에서의 공포라든지 두 영화에서 묘사된 여성의 성격은 독립적이며 혼재되어있어 있어 왜곡되어진 이중적 의식이 비슷하게만 보인다. 어찌되었든 <하녀>가 다른 두 작품에 비해 조금은 더 상업적인 면이 강하긴 하나 이 역시 시도 되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 는 칭호를 받을 수 있으며 60년대 그 당시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성별에 대한 재해석을 하였다는 점이 감독의 새로운 시각과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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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유디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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