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영화세상

[스크랩] 로제타 Rosetta, 1999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4. 11:25

 

 

 

 

 

1999년 작이라, 이 '로제타'를 당신은 보았을 수 있다.보신 분이라면 아실테지만, 이 영화는 아주 무거운 짊을 지게 만드는 영화이다.그러니 이 영화를 보기전과 후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만약, 당신이 현재 불행하다 생각하거나, 희망이 없다 느껴질때라면 이 영화를 유심히 보아두는 것도 좋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당신의 죄의식 속에 로제타가 존재할 수 있기에 그녀가 짊어진 짐을 당신에게도 나누어 주겠다는 의미를 썼다. 52회 깐느영화제, 그러니까 1999년도의 깐느 영화제에서 '로제타'는 황금종려상과 함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것도 경험없는 여주인공, 18살인 '에밀리 드켄'이 말이다. 그녀가 '로제타'역에 얼마나 맞느냐 물어본다면.이 영화는 마치 그녀의 다큐멘터리와 같다 할 수 있을 정도다.리얼리즘의 악독함. 끔찍함이 그대로 진솔하다면 진솔하게 까발린다면 까발리게 드러내고 있기때문이다.초반 영화는, 그녀가 분노에 차있는 것을 보여준다.솔직하게 말하면 영화 런닝 타임 내내 그녀는 분노에 차있다. 그것이 자신의 가난이든 아니면 직업을 얻지못함에 대한 감정이든 엄마의 알콜중독자적인 면모와 자신에 대해 돌봐주지않음에 대한 서러움이든 그 모든것이 익숙해져버려서 더이상의 희망을 갖지않고 자살을 결심하는 순간에도 모든일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않는 다는 것에서 온 무력감이든, 어찌됐든 그녀는 분노에 차있다. 즉, 그녀가 분노에 차있다는 뜻은 '가난'에 속해 있는 그녀가 '사랑'이라는 것을 거추장스럽게든 혹은 여유가 없음과 같다 할 수 있다. '로제타'는 영화 속 내내 사랑이라는 감정을 숨기는 것이든지 아니면 정말 그것을 억눌러,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있기때문이다.그런 감성들은 어린 나이에 그녀가 느껴야 할 것들이기에 너무 무겁디 무거운 짐과 같다. 그것은 마치 카메라와 같이 보이지않는 벽이다. 그래서 그녀는 분노해있다. 아주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잠이 들기전 그녀가 벽을 보며 자기 암시를 걸때이다.
  
그 자기 암시란 무엇이냐? 분노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사랑을 하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며 그저. 평범한 삶을 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친구를 사귀고 직업을 갖고, 그런 평범한 삶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직업'이라는 것을 우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는 '친구'라는 것이 없어보인다. 그것은 즉, 그녀가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며 그것이 끝까지 이루어지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이상의 나아가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아가씨에 대한 성향은 핸드-헬드로 거칠게 우리에게 보여주지만,  감성만은 거칠지않다. 아주 세세한 미묘한 소소한 떨림까지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그녀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내가 이 영화에 놀란 것은, 그 놀라운 길고긴 롱테이크가 아닌  욕지기가 목까지 토해나올듯한 리얼리즘이었는데 특히, 유목민처럼 물을 떠먹는 그녀, 한끼식사라고는 40프랑짜리 와플밖에 없어보이고 집에 가기전 위험천만한 차도를 건너 빈 파이프속 장화를 건네 신고 집에 가는 울타리를 넘어 점검까지 한 세심함, 도시락 통에 지렁이들을 파내어 가지고 다니면서 그녀의 엄마가 몸을 팔아 받은 먹음직 스러운 고기는 내팽겨친채 민물에서 그녀의 수작업인 덫을 이용한 보잘것 없는 고기를 잡는 것 이외에도 생리통인지 그저 순수한 복통인지 매일 쓰라린 아픔을 겪으면서 드라이기로 배를 문지르는 모습에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더이상은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나에게 이 영화는 재미있는 시선, 오브젯,그리고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오브젯이있었다.우선,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시선은 바로 카메라의 역할이다.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카메라란, 영화의 이야기를 더욱 극대적으로 해주며 우리에게 보이지않는 다른 눈이 되어진 것이다,물론,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의미로 쓰인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카메라 자체가 그녀의 짐이 되어있다는 것이다.처음, 울렁거리는 핸드-헬드는 중반을 지나면서 그녀의 고독한 현실을 더욱 암담하게 만들어버리는 투명한 벽이 되어 에워싸며 후반을 지나면 더욱더 길어지는 롱테이크로 그녀를 무참하게 만들어버린다. 한마디로, '로제타 잔혹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카메라는 그녀를 가로막고 그녀를 지나다니며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듯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그녀의 생활을 자연산활어를 회뜨듯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렇게 잔인한 카메라의 시선은 우리에게 그녀라는 죄의식과 윤리적 문제를 그대로 남게 만들고, 끊어지는 듯한 엔딩크레딧을 마지막으로 멀리 날아가버려, 선택이든 결과든 무엇이든 그것을 관객에게 주어버린다.한숨도 수지않고 그녀곁에 꼭 붙어있던 카메라가 사라진 이상 그 카메라의 역할은 우리가 된 것이다. 
 
둘째, 가장 재미있던 오브젯은 당연코 그녀의 검은 백이었다.초반 인물의 성향을 알려주는 것도 모두 그 검은백에서 나와버렸으며, 다음 씬에는 그 백에서 무엇이 나와 그녀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보여준것인지도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 백과 같은 존재인것이다. 그 백안에 든 것으로 하루를 살고있기때문이다. 그 암흑과 같은 검정도 그때문은 아니었을까? 어찌됐든, 도대체 다음 씬에 어떤 이 소녀의 일상이 담겨있는지.그 백에서 나오는 여러 물건들 처럼 우리는 궁금하고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죄인이 되는 듯한 침묵에 빠진다.당신은 한번이라도 가방속에 지렁이가 든 도시락을 들고 다녀 본적이있는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이런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미간에 주름을 지게 하는, 그것은 그녀에 대한 암묵적 약속이다.  당신을 더이상 불행하게 할 수는 없을 거에요. 힘을내요. 라는 말을 대신한 주름.

 
그리고 나를 자꾸만 (그녀로 비유하면)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그놈의 오토바이의 굉음이었다!!!! 역시 견줄만한 것은 그놈의 드럼연주였지만.엔딩까지 나오던 굉음은 정말, 심장까지 떨리게 만드는 분노를 주었다. 정말, 드르르르르륵 거리는 그 소리는 안그래도 난자된 마음에 더욱 난잡함을 주었다! 그에비해, 작은 소리지만 그녀가 내는 거친 숨소리는. 나에게 더욱 귀를 귀울이게했다. 영화속 로제타가 숨을 거칠게 몰아쉴때, 나도 함께 호흡을 맞추고있을때. 나는 그녀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카메라처럼 그녀 옆에 있는 바람과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그 힘든 하루하루를 그대로 내보여주듯 거친 숨소리는 영화가 끝날때까지 사라지지않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림으로써.중단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 있다. 그것은, 그녀가 와플 사장에게 꼬발르기전에 내리깐 속눈썹이 보이던 부분이다.그녀는 고민을 했을까?그가 강물에 빠진후, 직업을 얻기위해 그를 죽일까 말까 고민했던 그런 흔적처럼. 그가 한 짓을 사장에게 말할까, 말까 고민을 했을까? 하는 부분이 궁금했다.제대로 된 그녀의 시선처리를 보여주지도 않았고 나는 그녀의 속눈썹만 보았기�문에. 그녀가 흔들렸는가에 대해 궁금했다.그러나 나는 기대했다.그녀의 그를 위한 마음으로 조그마한 고민을 할꺼라말이다.정말 그녀는 그를 사랑으로 인식하지 않았기때문에 말했던 것일까 아니면 더이상은 밑으로 내려갈 수없다는 심정으로 직업을 얻고싶어했던 것일까.결과는 어찌됐든 그녀가 그를 해고시키게 만들고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역시 그 마음은 불편했다는 것을 알았을때. 나는 왠지 모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래. 그렇게 힘들더라도. 너는 아직은 천사다. 
 
평범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그녀는 회의를 했을까?아니면 단 한번의 행복한 컷인 '달걀 먹는'것으로일생을 마감하고 싶었을까?우선은 그녀의 엄마가너무나도 무책임한 모습이었기때문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녀가 가스통에 가스가 없어 질식사 하지 못한 모습에서 나는 정말 기가찼다.얼마전 어떤 풍자적 만화가 생각이났다.'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정말 힘들게 사는 서민들은 정.말. 만원밖에 없어 궁핍하게 살고있는데,연예인들은 수많은 음식앞에서 고민하는 것이 웃기다는 것이다.그 프로그램 자체가.사실은 의미가 없는 것인데도'만원의 행복'이라는 명목하에, 그것을 끌어들이게 만들고있다. 정말 '로제타'처럼 가스질식으로 자살을 하고싶어도 가스통에 가스가 없어 못하는 사람도 있을꺼라 생각된다.그녀가 꾹 참을 눈물을 자신의 자살을 위해 돈을 주고 가스통을 들고오는 중 무게에 넘어지며 터뜨리는 부분은.정말, 이 영화의 노른자와 같은 역할일 것이다.나는 불안했다.그녀가 어떤 시련에도 울지않고 목석처럼 꿋꿋하게 견디는 그 모습을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안했었다.그런데, 그 넘어짐과 동시에 그녀가 울어버린 모습은.그저, 무참했다.영화가 끝난후에도 내 가슴속에는그녀가 살고있었다.그것은, 내가 보았던 그 현실에 대한 죄의식일 것이며 그녀가 짊어진 짐을 내가 나누고싶은 인지상정이었다.끝까지 �아오는 카메라처럼 끝까지 �아오는 시련들의 연속을 그녀는 끝까지 지켜내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모습속에서도 어렴풋히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한조각의 희망이 이제 빛을 발할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수없다.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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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유디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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