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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향과 멋을담는 茶器(찻잔)의 미학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5. 08:09
향과 멋을담는 茶器(찻잔)의 미학
[자료출처 : http://www.chosun.com]




인류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음료인 차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중의 하나이다. 중국에 기원을 둔 차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동양 각지와 유럽에 전래되면서 지역마다 독특한 차 문화를 이루었다.


▲ 잎차용다기. 다관과 찻잔

차는 단순히 마실거리의 차원을 넘어 서양에서는 사교문화로 동양에서는 정신문화로 꽃피웠다. 특히 동양에서 차는 예술적인 규율안에서 격식있게 마시는 의식을 만들었으며 거기에 정신적 의미를 부여했다



▲ 행다(行茶)는 차의 정신을 풀어내는 행위예술이다.茶會 茶嘉緣

차생활은 정적인 미가 깃든 동적인 미를 추구한다. 그것은 운동 속에서의 미다. 한 벨기에 사람은 어느 다인 집(다가연 차회 김용술님 댁)에 초대되어 차를 대접받고 귀국한 후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정갈한 숲의 향을 우리는 마셨다.
창호지와 간결하고 명확한 몸짓으로 우려내는 차.
한 손 밑의 다른 손... 손가락 마디 마디...
물이 흐르고, 부드럽고 분명하게 따라진다. 그런 폭포수...
시원한 도자기의 그 멋!
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 행위가 계속된다.
그릇들이 묵묵히 이동한다.
그런 호흡... 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의 그 특별한 맛!
이 추억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 외국인은 ‘차내는 일’에서 동양정신이 담긴 정중동(靜中動)의 미, 즉 고요함과 인체의 동선이 함께 어우러진 선(線)의 미학을 본 것이다.




▲ 다양한 종류의 잎차 다관 .묵전요 김평 작품

차의 정신은 한 인격이 삶에 생기와 빛을 주는 아름다움을 체험하면서 자기 성찰을 통해 얻어내는 조화의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치우침이 없는 인격의 조화이고 사회적으로는 너 와 나의 어울림이며 더불어 살려하는 상생(相生)의 정신이다. 자연을 통해서는 질서와 이치를 배우고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이해하고 몸에 익히는 일이다



▲ 각종 찻잔 형태. 마상배(사진 좌 두번째), 문향배(사진 좌 네번째)

찻잔-잎차용 잔
다관에서 우린 잎차를 담는 찻잔은 잔(盞)과 배(杯, 盃)가 있다. 보통 잔에 비해 바닥의 굽이 높은 것을 배라고 부른다. 배에는 무사가 말을 타고 한 손으로 들고 마시는 굽이 높은 마상배(馬上盃) 등이 있다. 문향배(聞香盃)는 중국인이 차향을 즐기기 위해 고안한 잔이다.




▲ 찻잔은 개인의 취향과 차의 종류에 따른 선택이 필요하다

찻잔의 형태
찻잔은 형태를 중심으로 분류하면 범종을 거꾸로 세운 듯한 종형과 위아래 크기가 비슷한 통형, 굽에서 위로가면서 벌어지는 사발형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이 기본형으로 부터 많은 변형이 나온다. 잔은 입술이 안으로 많이 옥으면 마실 때 목을 젖혀야하므로 좋지 않고 잔의 입술이 너무 두꺼우면 차 맛을 예민하게 느낄 수 없다




▲ 한국의 도공들이 만들어낸 각종 찻잔, 과거 조선은 세계 도자기 강국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수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가 쇠퇴의 길을 걷고 일본은 오늘날 세계 도자기 강국이 되었다

조선시대 초의(草衣)스님이 쓴 다신전(茶神傳)에는 잔은 설백색이 가장 좋고 남백색(藍白色) 은 색을 해치지 않으니 다음으로 좋다고 했다. 찻잔의 색은 찻물의 색을 정확히 내려면 백자나 분청자기의 흰색이 제격이겠지만 차를 마시는 일이 찻물색만 보는 것은 아니므로 그 날의 기분과 손님에 따라 다양한 색의 찻잔을 골라 쓰는 즐거움 또한 크다.
찻잔의 크기도 오랫동안 다담을 나눌 때는 좀 작은 잔을 사용하고 일상적인 찻자리에서는 중간 크기의 찻잔을 사용한다. 혼자서 찻일 조차 번거롭고 그저 생각에 젖고 싶을 때는 큰 잔에 차를 가득 담아 천천히 나누어 마시는 것도 괜찮다.




▲ 가루차용 찻잔은 다완(茶碗) 또는 찻사발이라 부른다. 주로 한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한다

가루차는 찻잎을 곱게 갈아 만든 분말을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차솔로 휘 저어 거품을 만들어 마신다. 이때 쓰는 사발을 다완(茶碗) 또는 찻사발이라고 한다.



▲ 찻사발이 보통 사발과 다른 점은 차격(茶格)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차격은 찻사발이 가지고 있는 우아함, 의젓함, 당당함을 의미한다

사발은 두 손으로 둥근 물체를 공손히 받쳐든 반구형의 형태로 그 크기가 한 손만으로도 다루기 편하고 내용물 또한 어느 정도 충분한 양을 담을 수 있다.
또 두 손으로 안았을 때 어느 정도 양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부담없는 무게를 가지고 있어서 먹고 마시는 기능에 알맞은 그릇이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사발이 모두 찻사발이 되지는 못한다. 찻사발이 보통 사발과 다른 점은 차격(茶格)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차격이 있는 사발이란 차 정신에 맞는 분위기가 있는 사발로 아취, 기품, 충만한 힘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사발을 말한다




▲ 찻사발은 도공의 마음과 흙과 불이 완성하는 작업이다. 묵전요 장작가마 작업

찻사발은 매우 작은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하늘의 숨결과 땅의 정기로 피어 올린 찻 잎의 덕성과 인간의 마음을 담아 내는 그릇이다. 이때 인간의 마음이란 차를 달일 때 자신 과 상대를 위해 차의 신령스런 기운을 가능한 잃지않고 살려내려는 지극한 정성을 말한다.



▲ 차생활은 아름다움의 나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사물은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그 의미대로 내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내가 의미를 주 었지만 나중에는 그 의미에 의해 내가 만들어진다. 모든 구체적인 낱낱의 사물은 자신을 다 듬는 화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김춘수님의 ‘꽃’이라는 아름다운 시는 의미심장하고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명상으로 이끄는 대상으로 나에게 다가 오면서 하나의 화두가 된다. 다인들에게 있어서 하늘과 땅과 사람을 담는 찻사발은 영원 한 화두의 대상이면서 인생의 역정(歷程)을 함께하는 도반이기도 하다.




▲ 찻사발은 도공의 연륜과 흙과 불의 조화이다

차는 그 덕성을 가장 잘 살려 주는 도자기를 만남으로써 다인들의 정신 영역을 확장시켜 주고, 영성(靈性)을 적셔주는 동양의 고전(古典) 음료이다. 도자기 또한 차와 만남을 통해 찻사발이라는 형이상학을 담는 철학적 그릇으로 변모한다



▲ 도자기는 흙으로 만든다. 흙은 지상에 존재하는 어떤 물질보다 더 많은 철학성을 내포하고 있다. 왕방요 신용균 作

도자기는 흙으로 만든다. 흙은 지상에 존재하는 어떤 물질보다 더 많은 철학성을 내포하고 있다. 흙은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를 그 안에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성서에도 하나님이 흙을 취해 사람을 만들었다고 했다. 흙은 자연을 낳고 기른다



▲ 장작가마 1200도의 고온에서 찻사발은 탄생하여 차인들로 인해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흙맛과 자연스런 변화미’를 갖춘 찻사발은 곧잘 우리를 명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그것 은 단지 미의식의 각성 뿐 아니라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숙고하게 한다



▲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 자생하는 찻잎을 따다 제다 실습하는 차인들이 차를 덖고 있다. 한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 여러 공정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는 계기는 차의 소중함을 아는 시간이라 한다

차의 맛은 똑같은 성분의 같은 차라고 해도 담는 그릇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도자기가 아닌 금이나 은 등의 금속이나 플라스틱 또는 음용 종이 등으로 만든 잔으로 차를 마셔보면 도자기 잔을 사용했을 때와 차맛이 다른 것을 곧 알 수 있다



▲ 돌확을 이용한 찻자리. 여름 시원함이 한잔의 찻잔에 담겨 있는 듯하다



▲ 도자기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 성분은 일반적으로 다른 물질에 비해 더 많은 원적외선을 낸다

차를 마시는 그릇이 도자기인 이상 도자기는 차 문화의 중심이 된다. 해방전 일본인으로서 우리 그릇의 이름에 관한 글을 써 책을 펴낸 사람으로 아사카와 다쿠미가 있다. 그는 저서 「조선 도자명고」에서 “부서지기 쉬운 물건을 정성스럽게 다루는 것은 옛날 사람들이 지 닌 미덕이며, 다인들은 그런 수양이 가장 잘된 사람들이다…, 깨지기 쉬운 것을 정성스럽게 애용하는 훈련에는 도자기가 가장 적절한 재료이다.
깨지기 쉬운 것을 애용하는 사람에게는 사려, 관용, 너그러움 등의 덕이 자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다인에 있어서 다기는 깨지기 쉬운 그릇을 잘 다룰 줄 아는 훈련 속에서 사려와 관용과 남을 소중히 여기는 심성수련의 기물인 것이다


김동현(차문화 연구가)은 다회(茶會) '작은 다인들의 모임' 회장이고 차문화 공예연구소 운중월(雲中月)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흙과 나무로 차 생활에 소용되는 기물을 만들며 그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생활이 생기 있고 아름다워지기를 원합니다
상기자료는 Chosun.com에 연작으로 올린글들을 요약하여 수박 겉핡기식으로만 담아놓은것입니다


 

 

 

[출처;벌거숭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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