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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茶의 개념과 기원,유래(6)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5. 08:13
차를 이용한 음식들
 
 
최근 들어 차 수요가 늘면서 가정에서도 차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
 
다. 그러나 찻잎을 우릴 경우 절반의 성분만 추출된다고 한다. 찻잎
 
에 남아있는 성분까지 알뜰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
 
은 차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찻잎의 좋은 성분을 모두 흡수할 수 있
 
다고 말한다. 차 음식은 맛이 뛰어날 뿐 아니라 양념으로 사용하면
 
음식의 비린내와 누린내를 없애주며, 찰기를 오래 지속시키는 작용
 
도 한다. 찻잎은 한번 우려먹는 분량이 적으므로 요리할 분량이 될
 
때까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색이나 향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이하에서 차를 이용한 음식 몇 가지를 소개토록 한다. (재활용이 아
 
닌 경우도 있음)
 
 
 1. 식욕 돋구는 차밥
 
 
차밥은 찻잎이나 볶은 차를 끓여 낸 물로 지은 밥이다. 식욕이 없어
 
서 흰 쌀밥을 먹고 싶지 않을 때 권할만 하다. 차밥은 식욕을 돋울
 
뿐 아니라 소화도 잘 되며 체력이 저하되어 있을 때에 특히 효과가
 
있다.
 
만드는 법은 차를 끓여 낸 물에 약간 소금 맛을 곁들여서 약간 질게
 
밥을 짓는다. 차밥의 기본은 이것뿐이지만 볶은 콩을 잘게 빻아서
 
섞어 지으면 더욱 맛이 좋아진다. 그리고 먹을 때, 찻잎을 가늘게 뜯
 
은 것을 얹으면 보기에도 좋고 향기도 좋다. 술 마신 뒤나 가볍고 산
 
뜻한 식사에 적합하며 약간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간토
 
오(關東) 지방에서는 '꼬치안주에 차밥'이라 하여 꼬치안주에는 꼭
 
붙어 다니게 되어 있어 꼬치안주 집에는 대개 차밥이 있다.
 
"돈이 들지 않아 차밥으로 불러 모으고" 이런 싯귀에서도 볼 수 있듯
 
이 돈을 들이지 않고 많은 사람을 불러 들일 때 흔히 사용되었던 듯
 
하다.
 
 
 2. 차나물
 
 
차나물로 알려져 있는 명채(茗菜)는 그 고매한 풍미가 높이 평가된
 
다. 처음인 사람은 다채(茶菜)임을 알지 못하고 그저 산나물(山菜)
 
인 줄 안다. 물론 산나물 맛도 있으나 김(海衣)맛도 있으며, 그 맛이
 
품위있고 향이 우아함은 말과 붓만으로 표현이 넉넉하지 못할 것이
 
다.
 
차를 우려 마신 차 찌꺼기를 버리지 말고 2-3인분 한끼 반찬으로 사
 
용하면 될 것이다. 나물로 무칠 때는 고명도 고루 넣어야 하겠으며,
 
기름냄비에 조금 튀겨도 별미다. 이때 사용하지 않은 차(극히 소량)
 
를 넣는다면 한결 맛이 훌륭하다. 차나물을 자꾸 만들어 먹다보면
 
요령이 생겨 자신의 가문풍(家門風)의 맛으로 이루어 놓을 수도 있
 
을 것이다.
 
 3. 차죽(한국)
 
명죽(茗粥) 또는 명미(茗靡)로도 불려지는 차죽은 그 맛과 풍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아는 사람이면 다시 찾
 
는 음식이다. 우리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을 곧잘 쓴다. 차죽
 
을 음미해 본다면 이 고감(苦甘)의 진리를 깨우치기에 충분하다. 지
 
난 날에는 노약자(老弱者)나 환자 병후에 또는 원행(遠行)을 위해서
 
차죽을 쑤었다. 그만큼 영양 음식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구미와 식욕
 
을 돋구는데 일역(一役)이 된다고 믿었다.
 
차죽은 우리가 흔히 흰죽으로 부르는 흰 쌀죽에 차가 들어 있음을
 
말한다. 3인분에는 정제차 대여섯 차 숟갈이면 된다. 쌀죽을 쑤기 시
 
작하면서 차도 동시에 넣어 익기를 기다린다. 다향이 그윽해지며 집
 
안 가족들의 구미를 돋구어 줄 것이다. 죽이 익어 가면 차의 녹색이
 
흰죽에 젖어져서 쌀알들은 백옥(白玉)같이 보이며 한결 조화되어 아
 
름답게 보이며 식욕을 당기게 한다.
 
 
 4. 차죽(일본)
 
 
일본의 차죽은 '나라차'라고 하여 뜨거운 물에 찻잎을 넣은 헝겊자
 
루를 띄워서 끓이고, 여기에 쌀을 넣고 약간 소금을 곁들인다. 그리
 
고 쌀알이 다 퍼진 다음 먹는 것이 특징이다.
 
차죽은 수분이 많으므로 된장국을 곁들일 필요가 없다. 또 쌀의 분
 
량이 적어도 된다. 담백한 맛이 특징이므로 쌀을 많이 넣으면 쌀이
 
물을 흡수하여 불어나서 잡탕 같이 된다.
 
차죽이 절에서 생긴 유래는 적은 쌀로 어떻게 배를 채울 수 있는가
 
에 유래했다. 곡류 특히 쌀의 생산량이 적었던 시대에는 잡곡류도
 
섞어서 죽으로 끓이거나 잡탕으로 만들어 보거나 하여,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조리법을 연구했다. '나라
 
차'라고도 하는 이 차죽은 사실은 수도승의 검소한 식생활 속에서
 
스테미나식이 되었던 것이다. 밥을 물에 만 것과는 달리 차를 사용
 
함으로써 내구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도오다이사(東大寺)에는 광대한 농장이 있어서 승려는 농사를 지어
 
야 했다. 또 히에이山의 승병(僧兵)이 거칠고 스테미나도 탁월했다.
 
승려에게 있어 차는 단순히 잠(睡魔)을 쫓는 각성제일 뿐 아니라 머
 
리회전을 빠르게 했으며 때에 따라 흥분작용도 하였다고 한다.
 
차죽의 효능은 수도승의 생활을 돌이켜 볼 것도 없이 산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은 일본 각지에서 지금도 차죽을 먹는 습관이 남아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차죽을 먹고 이른 아침부터 점심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을 보
 
면, 아침에 밥을 먹는 사람들로서는 어떻게 그런 힘이 솟는지 놀라
 
게 될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차죽엔 소금을 약간 곁들이는 것이 제
 
일 좋다.
 
 
 5. 차떡
 
 
차시루떡은 차의 날잎 어린 것을 따서 잘 씻어 채나물 썰듯이 잘게
 
썰어 떡쌀가루와 버무려 팥고물로 시루에 앉혀 쪄낸다. 그러니까 보
 
통 시루떡에 찻잎이 곁들어졌음을 말한 것이다.
 
차범벅은 우리 가정에서 봄철이면 흔히들 쑥범벅을 하는데 그와 같
 
은 것으로 연상하면 된다. 떡쌀가루에 찻잎을 깨끗이 씻어 떡쌀가루
 
와 고루 버무려서 쑥범벅하듯이 시루에 넣어 찐다. 떡쌀 2되를 빻았
 
다면 날 찻잎(어린 찻잎이 아니더라도 되며 7-8월에 딴 것도 무방하
 
다)을 깨끗이 씻어 거친 그대로의 찻잎 2되를 쌀가루에 고루 비벼
 
쑥범벅처럼 쪄내면 된다.
 
늦은 가을과 겨울, 이른 봄에는 찻잎 채취가 불가능하므로 이 때에는 정제된 하급차를 쓰면 된다. 이 경우 떡쌀 2되라면 차 40g 정도를 물에 잠깐 적셔 조금 불린 뒤에 날찻잎을 떡가루와 버무리면 된다. 또한 차를 우려 마신 차 찌꺼기를 깨끗이 볕에 말려두었다가 이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차 찌꺼기는 차맛과 향이 미흡하니 정제차(精製茶)를 조금 곁들이면 한결 맛이 나아진다.
차떡을 찌면서 김이 올라올 때, 그윽한 차 향기가 온 집안과 이웃에까지 가득차게 된다. 처음 향기에 접하게 되면 그 품격 높은 향기에 도취하게 된다.
 6. 밤참 - 찻물에 만 밥
일본 교오토(京都)에는 찻물에 만 밥을 파는 음식점이 여기저기에 있다. 주문을 하면 밥과 생선국, 달걀 그리고 5-6가지의 나물이 나오며 대개 큰 병에 가득히 찬 차가 나온다. 찻물에 만 밥이라고 하면 극히 가벼운 식사라는 뜻이다. 찻물에 말아 먹는 밥은 더운 물에 만 밥보다는 고급이겠지만, 현관 같은 곳에서도 얼른 먹어 치우고 나갈 만큼 바쁜 때 하는 식사로 여겨지고 있다. '주린 배에 찻물에 만 밥'이라는 속담은 시장할 때에는 찻물에 만 밥이라도 맛있다는 뜻이다.
간사이에서는 '야쯔차'(오후 두시경에 찻물에 만 밥을 먹는)습관이 해가 긴 계절에는 있었다고 한다. 사실은 여기서 오야쯔(간식)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한 밤중에 찻물에 만 밥을 권하는 것은 잠을 쫓는 차의 효능과 저녁식사를 보충하기 위해서 이다. 찻물에 말아 먹는 밥은 또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밥이 적어도 만복감이 있다.
 7. 차집(茶汁)
차즙이라고도 하지만, 차집(茶汁)이라 하는 것이 바른 말이라고 한다. 날찻잎(生茶葉)으로 만든 생즙으로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에 '갈음명즙(渴飮茗汁)'이라 하였으니 목 마를 때에 마시기도 하였다.
이 차집을 마시고 나면 3년 체증이라도 내려가듯 또한 더위도 마셔 버린다고 한다. 생즙이라서 다향(茶香)은 느낄 수 없으나 쓴맛도 없으며 그렇다고 풀맛이 있는 것도 아니다. 빛은 새파랗게 비취빛을 띤다. 그 맛은 필설(筆舌)로 다 형언할 수 없다. 그저 품위 높은 맛이라고 해두는 것이 진미에 손상이 없을 것 같다.
차집은 찻잎 어린 것 1되 정도면 5인분이 충분하다. 찻잎을 깨끗이 씻어 돌절구통(茶臼)에서 찧어 뭉개면 새파랗고 진한 즙이 나온다. 그것을 모아 5인분의 깨끗한 물로 체에 받혀 짜내면 된다. 지금은 편리한 믹서가 있어 날찻잎과 물을 곁들여 믹서하면 손쉽게 거칠지 않은 차집을 마실 수 있다.
 8. 차탕과 차튀김
먼저 고급 차의 찌꺼기를 잘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 한나절쯤 응달에서 말린 것으로 간장, 화학조미료 등을 약간 넣어 삶는다. 맛이 잘 우러난 다음에 고추로 약간 매운 맛을 낸다. 보존 용기를 밀폐하여 냉장고에 넣어 두고 술 안주 등으로 사용한다. 처음 먹어 보는 사람은 그 진미에 감탄하며 찌꺼기라는 말을 들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다.
또 하나 찻잎 요리로 튀김이 있다. 차의 새싹을 튀김으로 만들면 향기와 맛이 썩 좋다. 다른 튀김에 결들이면 고급 음식점에도 없는 신기한 요리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연명연수(延命延壽)의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9. 회춘제인 차술(茶酒)
갖가지 과실주를 만들어 본 사람도 차주를 만들어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차의 효능을 술 마시는 데까지 가져오려는 것이다. (기호나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재료는 잎차 100g, 설탕 400g, 1.8ℓ 들이 과실주용의 입구가 넓은 병에 잎차를 넣고 설탕으로 위에서 누르듯 조용히 술을 부은 후 차갑고 어두운 곳에 둔다. 4-5일이 지나면 술에 찻잎 색깔이 나오고 말차 같은 향기가 나게 된다. 색깔은 점점 짙어지므로 찻잎은 1주일 안에 꺼낸다.
향기가 중요하므로 조금씩 밖에 마시지 않는 가정에서는 한꺼번에 많이 만들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차의 정수(精粹)를 함유한 이 술은 밤의 생명력을 되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그래서 옛사람들은 이 술을 '雙和'라고 했다고 한다).
 10. 기타 찌꺼기 활용법
  ㄱ. 차해장국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생굴과 찬밥을 넣는다. 밥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다가 물을 붓고 씻어둔 콩나물을 넣어 끓인다. 찻잎은 국간장으로 간해 무친다. 쌀이 충분히 퍼졌다 싶으면 무쳐둔 찻잎을 넣고 다시 한번 끓인다.
  ㄴ. 찻잎계란전
우려마신 찻잎을 자잘하게 썰어 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고추는 굵게, 당근은 곱게 다진다. 갈아둔 쇠고기는 소금과 후추간을 해서 볶아놓는다. 넉넉한 그릇에 준비된 재료를 넣고 계란과 밀가루를 넣어 소금으로 간해 반죽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된 재료들을 한 수저씩 떠 넣어 지져낸다.
  ㄷ. 차수제비
찻잎을 말린 후 곱게 갈아 밀가루에 섞어 체에 내린다. 소금간을 한 물로 반죽해 오래 치댄다.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 새우를 넣어 센 불에서 10분간 끓인 후 건져낸다. 감자는 썰어 넣고, 표고는 채 썰어 양념해 볶아둔다. 국간장에 파, 마늘, 고추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감자가 익었다 싶으면 밀가루 반죽을 손에 물을 묻혀가며 얇게 잡아당겨 떼어 넣는다. 끓어오르면 애호박, 볶아둔 표고를 넣고 끓여낸다.
  ㄹ. 새우찻잎볶음
새우를 물에 헹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찻잎도 물기를 꼭 짜낸다.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새우를 볶다가 붉은 색으로 변하면 찻잎도 함께 볶는다. 찻잎과 새우가 충분히 볶아진 후 간장, 설탕, 물엿, 고추장을 넣고 끓인 시럽을 부어 무치듯 은근한 불에 조린다. 찻물을 2큰술 정도 넣으면 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적당히 조려졌으면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뒤적이다 불을 끈다.
  ㅂ. 차라면
이제는 거의 주식이 되다시피한 라면, 라면을 끓일 때 찻잎을 함께 넣고 끓이면 느끼하지 않고 개운하다. 특히 즉석라면의 경우 물을 부은 다음 녹차 티백을 넣어 우려내거나 가루녹차를 뿌리면 기름기가 제거되어 개운하고 담백한 라면을 즐길 수 있다.
  ㅅ. 과일녹차
모닝커피 대신 녹차를.. 티백 녹차와 로즈마리를 뜨거운 물에 함께 넣고 우려내면 은은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빈속에 마시면 녹차의 성분이 위를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과와 샐러리를 곱게 갈아 함께 섞어 꿀을 녹여 마시면 피로 회복에 효과가 좋다. 만드는 법은 티백 녹차 2개(잎차 무관)와 로즈마리 2작은술을 넣고 5분 이상 우려낸 후 건져내고 꿀을 조금 넣고 녹인다. 여기에 사과 2개와 샐러리 2대를 한입 크기로 썬 다음 믹서에 넣고 간 주스를 부어 섞으면 영양간식으로 그만이다.
 
차의 보관(保管)
 1. 차 보관의 주의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게 하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차맛과 향기와 색이 변한다.
특히 녹차(말차 포함)는 쉽게 변질되나, 황차나 홍차 등 발효차는 변질이 덜한 편이다.
법제된 차는 수분이 3% 정도라야 변질이 쉽게 되지 않는데, 공기에 노출되면 공기 중의 습기를 차가 흡수하여 수분함량이 높아지고 차 성분이 수분에 용해되면서 변질되므로 고급녹차(말차 포함)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기후로는 6월부터 9월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또한 차는 냄새 흡착성이 강해 다른 향이나 악취와 가까이 있으면 즉시 오염되어 본래의 향기를 잃게 되고 맛이 손상된다. 따라서 찻잎을 따서 만들 때나 보관할 때, 우려낼 때 등 모든 과정에서 유의해야 한다.
또 온도가 높으면 차의 엽록소가 쉽게 분해되고, 습도, 산소 등으로 인하여 찻잎의 변질이 촉진되며, 비타민C도 파괴된다.
품질 좋은 신선한 차에는 디메칠슬파이드(예 : 파래에서 나는 향), 씨스-3-헥세눌(예 : 쟈스민에서 나는 달고 중후한 향)이라는 향기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차가 오래되면 없어지기 쉬우나 5℃ 정도의 냉장고에 밀봉해 두면 오래 보존된다(일반적으로 녹차는 저온저장이 바람직하나 발효차는 상온저장도 가능하다).
참고로 송나라 채양의 <다록(茶錄)> 중 장다(藏茶)조에는 "차는 대껍질과 상화(相和)하고 향이나 약 냄새를 싫어한다. 또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축축한 곳을 꺼린다" 고 하였는데, 찻잎을 자른 조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매우 두터운 층의 해면조직이 보이는데 이는 상하의 표피세포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강력한 흡수작용과 보수(保水)작용을 하는 물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학적인 분석결과에 따르면 차는 마치 해면(海綿)이 물을 흡수하듯이 다른 냄새, 맛, 수분 등 공기 중의 기체화된 어떤 것이든 빨아 들이는 매우 강한 흡착작용을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담배, 기름, 화장품, 약품, 세제, 소금에 절인 물고기나 짐승의 고기, 장농의 옷 등 어떤 냄새가 나는 곳의 곁에라도 보관하면 이내 흡수하여 차의 품질을 금방 버려 놓게 된다.
차에 용뇌(龍腦)나 사향(麝香) 등을 섞던 북송의 제다법이나 차에 꽃향기를 배게하여 화차(花茶)를 만든 남송의 제다법도 모두 차의 흡착성을 활용한 것이다.
 2. 일상의 차 보관
차는 알루미늄통이나 주석통, 혹은 나무통 등에 단단히 봉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 같은 장소라도 바닥보다 2m 높은 선반이 습도가 3-5% 낮으므로 높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보다 좋다.
다만 오룡차, 홍차, 흑차 등의 발효차는 차통에 담은 채 그냥 보관하여 사용하여도 크게 변질이 없고 묵은 차도 맛이 별로 나쁘지 않다.
녹차를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반찬 등과 같이 두어서는 안 된다. 차만 넣는 냉장고가 없으면 뜯지 않은 차를 밀폐되는 통속에 포장된 상태 그대로 넣고 통 전체를 비닐에 한 겹 더 싸서 넣어두어야 반찬냄새 등이 배일 염려가 없다. 꺼낼 때는 비닐이나 통에 묻은 냄새가 배이지 않게 유의한다. 비닐에 그냥 싸서 둘 때 비닐이 얇으면 산화되어 눈에 안 보이는 미세한 구멍이 생기므로 조금 두꺼운 비닐을 쓰는 것이 좋다. 조금 변질되었거나 묵은 녹차라도 냄새만 나쁘지 않으면 먹어도 좋으며 그 나름의 맛이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변질된 차는 먹지 말고 재활용하면 좋다.
 
찻물(茶水)에 대해
물(水)의 성품은 조용하고(靜) 고요하고(寂) 깨끗하고(潔) 맑아서(澄) 들렌 것을 고요하게 하며, 흐린 것을 맑게 하며,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하여서 감추고 꾸민 모습을 참 모습으로 드러나게 한다. 곧 그 물질의 본성(本性)을 돋아나게 한다. 지역의 특질에 따라 물의 성질(性質)이 생기게 된다. 그 성질은 연수질(軟水質)과 경수질(硬水質)의 두 가지가 있는데 연수질의 물은 성질이 연하고 담백한 물을 말하며 경수질의 물은 철분이 섞인 센 물을 말한다. 이 두 가지 물은 푸르고(靑) 누렇고(黃) 붉고(赤) 흰(白), 네 가지 빛깔로 나타난다. 어떤 물질이 두 가지의 물의 성질과 네 가지 모습 중에 어느 하나를 접하게 되면 물질의 성품이 태어나게 된다. 명나라 전예형의 <자천소품(煮泉小品)>에 "돌은 산의 뼈이고 물은 돌의 정기를 낳아서 만물을 기른다" 고 하였다. 곧 물은 접한 물질의 본성을 피어나게 하여 기른다는 뜻이다.
물과 차와 만남은 차가 본래 지니고 있는 신령스러운 빛깔, 향기, 기운(효능), 맛이 물의 성품과 성질의 힘으로 돋아나게 된다. 차는 어떤 종류의 물을 가려 쓰느냐에 따라서 차의 사기(四奇 : 色, 香, 氣, 味)가 드러나기 때문에 물의 품등을 가려서 쓰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심지어 차맛의 절반은 물맛이라고도 한다.
육우의 <다경>이나 초의의 <다신전>과 그 밖의 고전(古典)에서 산중의 물이 으뜸이며 강물은 중품이며 우물물은 하품이라고 3가지 종류로 분류했지만, 자세히 하면 6가지 물로 분류할 수 있다.
물의 6가지 종류는 산중의 물을 으뜸으로 여기었으며, 다음은 강물, 호수의 물, 빗물, 우물물, 웅덩이의 물이다.
 1. 산물
제일 품격이 높은 산중의 물에는 찻물로 쓸 물과 쓰지 못할 물이 있으며 절대로 먹어서는 안될 물이 있다. 좋은 물을 마시면 큰 이익을 보지만 먹어서는 안될 물을 마시게 되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심한 경우는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산중의 물이 좋은 까닭은 물은 산의 기세(氣勢)에 따르기 때문이다. 산이 훤출하고 기이하면 산중의 물도 훤출하고 기이하여서 그 산중의 사람이나 짐승들이 그 기운(氣運)에 힘입어 훤출하고 기이하게 되며, 산이 두텁고 기운이 길어지면 물도 두텁고 기세가 길어져서 수많은 영초(靈草)가 무성하게 되며, 산이 얇고 박하면 물도 얇고 박하여서 사람과 짐승들이 메마르고 영초를 찾아볼 수 없다. 산중의 샘물 중에서도 이름이 난 명산의 물이 으뜸인데 그것은 명산의 정기를 끌어 당긴 물이기 때문이다.
산중의 샘물 중에서도 돌샘(石泉)의 물이 가장 품격이 높은 물인데 돌은 산의 뼈와 같으며 그 물은 골수의 물(骨髓水)과 같기 때문이다. 돌샘의 물은 산의 정기 중에서도 골수가 모인 것이며 또 담백하고 맑고 차기(寒 : 물은 음(蔭)한 것인데 찬 것은 물의 기운이 충실함) 때문에 물을 길어 놓아도 오랫동안 기운이 충실하게 보관이 된다. 산중의 물도 산마루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맑고 가벼우며, 지하 샘물은 맑으나 무거우며, 돌 사이에서 나는 석간수는 맑고 달며, 자갈샘은 맑고 차갑다. 땅밑 샘은 담백하고, 황석(黃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좋은 품질이지만, 청석(靑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쓸 것이 못된다.
계곡의 물은 흐름이 조용하고 완만하게 흐르며 맑아야 되는데, 물이 흐르는 계곡 윗쪽의 인적이 끊어진 곳이어야 하며 물이 흘러내리는 발원지(發源池)가 멀수록 좋다. 그 까닭은 물이 흘러 내려오면서 광물질, 이물질 등이 자연스럽게 여과되어 담백한 물이 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명산의 좋은 샘물일지라도 흘러 넘치지 않는 물은 사용할 수 없는 물이다. 그 까닭은 곤충이나 짐승들이 독이나 오물을 떨어뜨려 놓았기 때문이다. 꼭 마셔야 할 경우에는 물을 퍼내고 새로 고인 물을 사용해야 한다. 계곡의 물도 급하게 흐르는 물이나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은 흙과 오물이 섞여 있어서 마시게 되면 목병이나 혹, 부스럼병이 생길 우려가 있으며 배탈이 나기 쉽다.
 2. 강물
"강물은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좋으며 빛깔은 맑으며 물맛은 지극히 찬 것이 좋은 것이다" 라고 <전다수기>에 전한다. 강물은 산, 계곡을 발원지로 하여 흐르는 물인데 처음 시작한 발원지는 한 곳이지만 흘러 내려오면서 여러 곳의 물이 합쳐져서 큰 물줄기를 형성하여 흐른다. 결국 강물도 산을 의지하여 흐르는 물이므로 명산을 발원지로 하여 시작한 흐르는 물이 좋다.
 3. 호숫물
호수의 물은 산에서 개천으로 흘러서 호수로 모이는데 길게 흘러 내려오면서 깨끗하게 못했을지라도 큰 호에 물이 많이 모이게 되면 달고 차가워져서 물의 기(氣 : 蔭의 性品)가 되살아나고 이물질이 섞인 물일지라도 정화가 되어 명품(名品)의 물이 된다. 많은 광물질 중에서도 유황, 청석, 석탄, 탄산석의 성분이 많이 섞인 물은 정화되기 어려우니 물을 길을 때는 반드시 살펴야 하며 흐린 물은 가라 앉히어 사용해야 한다.
 4. 빗물
다음은 빗물인데 2-4월에 오는 매우(梅雨)를 여과시켜서 저장하여 두었다가 쓰는데, 매우의 시기를 2월에서 7월까지로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 사정과는 달리 중국 대륙의 건천(乾天), 물이 귀한 곳에서는 빗물을 받아서 정화(精華)시켜서 식수로 사용한다. 빗물의 성품은 담백하여서 어떤 이물질의 성분도 섞이지 않아 찻물로 쓰기에 적당하다. 그러나 눈이 녹은 물은 음기(蔭氣)가 지극히 쌓여서 마시면 비장과 위장을 상하게 한다. 요즈음 도시 지역의 빗물은 공해로 오염되어 옛것과 같지 않아 쓸 수가 없다.
 5. 우물물
다음으로 우물울인데 샘물과 다른 점은, 샘물은 산과 들녁에 자연적으로 돌출되어 솟는 물을 가리킨 것이며, 우물물은 인가(人家)가 밀집된 마을에 인공적으로 판 곳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물물은 대체로 수십 길 땅 밑 돌속에서 나오나, 흙이나 모래 등에서 나오는 상품의 물도 있다. 그러나 다른 광물질이 섞인 돌에서 솟아나기도 한다. 그러나 도랑이나 인가의 오물이 우물물에 섞이어 물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땅이 기름진 논이나 밭에 있는 곳의 우물은 가장 좋지 않다. <다경>이나 <다신전>에서도 우물물은 가장 하품(下品)이라 하였다. 그 연유는 중국에는 비옥한 땅이 많아서 우물물에 건수(乾水)가 많이 스며들게 되므로 가장 아래품이라고 한 것 같다.
 6. 웅덩이물
마지막으로 웅덩이물인데 연꽃이나 마름 등 수초(水草)가 자라나기에는 적당하지만 그 썩은 물에 독충이 살고 있므로 절대로 먹을 수 없다.
 7. 오늘날의 찻물
오늘날은 산에서 흐르는 물이라 해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오염이 심하여 마음 놓고 쓸 수가 없으며 강물 또한 공장의 각종 폐수와 생활하수로 오염이 심각하여 그냥 먹을 수는 없다. 농촌이나 시골의 우물 또한 논, 밭이 가까운 곳은 농약이나 비료 등의 오염으로 안심할 수 없으며 천수(눈, 비) 또한 대기의 오염으로 산성의 기준치가 높아 좋지 못하다. 도시 시민의 생명줄인 수돗물은 각종 세균을 죽이기 위해 엄청난 화학물질을 넣기 때문에 그냥 먹기엔 기분이 좋지 못하다. 현재의 산업사회에 있어서 좋은 물을 구하기는 어려움이 많으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도 있지만 가격이 부담이 가며, 며칠이 지나면 생수의 본 성품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산 정상에서 천천히 흐르는 물, 골짜기나 돌 사이에서 느리게 흐르는 물, 가까운 약수터에서 매일 퍼내는 물은 좋은 찻물이 된다. 그러나 바쁜 도시인의 입장에서는 쉽지가 않다. 어쩔 수 없이 수돗물을 잘 정수시켜서 쓰는 것이 손쉽다.
수돗물을 쓸 때에는 수도꼭지를 충분히 열어서 한참을 흘려 보낸 후 물을 받아 하루쯤은 침전시킨 후 사용한다. 물을 담는 그릇은 옹기 항아리나 유리병에 자갈, 혹은 맥반석, 돌, 굵은 모래 같은 것을 깨끗이 씻든지, 삶아서 넣어 물을 가라 앉힌 후 쓰면 깨끗하고 맛있는 물을 얻을 수가 있다. 요즘에는 정수기가 널리 보급되어 편리하게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물 담는 그릇은 오랫동안 물을 담아 쓰던 것이 좋으며, 다른 음식을 담아 쓰던 것은 피한다. 만일 새 그릇을 쓸 때는 여러 번 씻어낸 후 물을 담아 며칠 동안 우려낸 후 사용하며, 여름에는 뚜껑을 삼베 보자기로 덮고 겨울에는 제 뚜껑을 덮어두면 된다. 한 항아리의 물은 3분의 2만 쓰고 나머지는 허드렛물로 쓰는 것이 좋다.
 
차(茶)와 술(酒)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盃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排徊  我舞影零亂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꽃 사이 놓인 한 동이 술을 / 친한 이 없이 홀로 마시네
   잔 들어 밝은 달 맞이하고 /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구나
   달은 전부터 술을 모르고 / 그림자는 부질없이 내 흉내만 내는데
   한동안 달과 그림자 벗을 하니 / 행락이 비로소 봄에 걸맞구나
   내가 노래하니 달은 거닐고 / 내가 춤을 추니 그림자 어지러워
   깨어서는 모두 같이 즐기고 /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지니
   길이 무정한 놀음 저들과 맺어 /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나리
                                                           - 李 白의 月下獨酌 4首 中 1首 -
중국의 고서 <전국책(戰國策)>의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술에 대한 첫기록으로, "옛날 황제(皇帝가 아니고 黃帝)의 딸 의적(儀狄)이 술을 맛있게 빚어 우왕(禹王, 하(夏)나라의 시조)에게 올렸다" 는 내용이 있다(계속 말하면, 우왕이 이를 맛보고서 후세에 반드시 이 술로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라 말하고 술을 끊고 의적을 멀리하였다고 한다).
옛날, 죽어 가는 아버지를 위한 처방이, 하루에 세 사람의 간을 얻어 누룩에 버물러 두었다가 그 즙, 즉 술을 먹이라는 것이었다. 효심이 깊은 이 사람은 활을 메고 산 속의 오솔길에서 숨어 기다렸다. 첫 번째 사람은 글공부하던 선비였고, 두 번째 사람은 소복 입은 청상과부였으나, 세 번째 사람이 영 나타나지 않고, 해는 기울자, 저자의 거리로 내려왔다. 처음 만난 것이 원숭이였지만 급한 김에 시위를 당겨 아버지께 약, 즉 술을 해 드렸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삶에 대해 진지해지다가, 좀 지나면 애교스럽게 변하고, 마지막에는 원숭이 같이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
인도 향지국(香至國)의 왕자 달마(達磨)는 중국 소림굴(小林窟)에서 9년 면벽 후 선조(禪祖)가 되었다. 신광(神光)이 찾아와 제자 되길 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밤사이 허리까지 눈이 차도록 움직이지 않으며 왼팔을 잘라 바쳤다. 그리하여 드디어 입실(入室)을 허락 받았는데 이가 선종(禪宗)의 2조가 된 혜가(慧可)이다. 달마(達磨)가 정진(精進) 중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수마(睡魔)였다고 하는데, 이에 잠을 쫓기 위해 눈꺼풀을 떼어 뜰에 던졌는데 그 곳에서 나무가 자랐다. 이것이 차나무였다.
이상은 술과 차의 전설이다. 하느님은 물을 만드셨고 사람은 술을 만들었다고 한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와 술은 가장 문화적(文化的)인 물(水)이며, 물의 정수(精髓)이고, 사람의 물이다. 술에는 청상과부의 애잔한 슬픔도, 사냥꾼의 혈기 방장함도 미친개의 광기(狂氣)도 함께 있다. 차에는 눈꺼풀을 잘라 낸, 벽을 뚫을 것 같은 달마의 안광(眼光)이, 팔을 자르는 정진(精進)의 아픔이 있다. 술에는 화기애애한 즐거움과 방만함, 시끌덤벙한 소란과 이완, 그리고 흐려지는 눈이 있지만, 차(茶)에는 조용함과 정진(精進)을 위한 자기 성찰(省察)의 긴장이 있고, 오관(五官)을 통해 내밀하게 퍼지는 즐거움과 맑아지는 눈이 있다. 차와 술은 인간의 영원한 사랑의 물이면서도 상반성의 물이다. 그래서 어떤 중국인은 "대호차당(大好茶黨)은 술에 옴쭉도 못하고, 대주호(大酒豪)는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고 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설총(薛聰)의 '화왕계(花王戒)'
설총은 원효대사의 아들로 신문왕의 분부에 따라 '화왕계(花王戒)'를 들려 드렸다.
왕은 모란, 충신은 할미꽃, 간신은 장미에 견주어 왕도(王道)를 설했는데, 할미꽃이 왕인 모란에게 "비록 좌우의 공급이 넉넉하여 기름진 고기와 좋은 곡식의 밥으로 창자를 채운다 할지라도 차와 술로 정신을 맑게 해야 하옵고(… 茶酒以淸神)" 라고 아뢰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차와 술은 함께 마시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규보(李奎報)의 시
취하고 싶으면 술 마시고 깨고 싶으면 차 마셨던, 백운(白雲)선생의 시를 보면 차와 술은 불이(不二), 즉 같은 것이다.

차 들고 술 마시며 일생을 보내면서(喫茶飮酒遺一生)
오락가락 풍류놀이 시작해 보세(來往風流從此始)
라고 하며 다주론(茶酒論)을 펴기도 했으며

늙고 병든 몸 어느 겨를에 차 품질 따질꼬
일곱 사발에 또 일곱 잔 바위 앞 물을 말리고 싶네
차를 대하여 술을 찾음이 미치광이 같으나
스님에게 봄술 빚으라 권함이 어찌 잘못이겠나
만취 후에야 비로소 차의 참맛을 알기 때문이지
라고 하여 술이 취한 후에야 차의 진미를 알 수 있다 했으니 차를 보고 술 찾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도 술의 멋거리 있는 흥취(風致)보다 차의 아담한 정취(雅趣)를 즐긴 다인(茶人)이었음은 아래 시에서 잘 알 수 있다.
      訪嚴師
  我今訪山家  飮酒本非意
  每來說飮筵  顔厚得無比
  僧格所自高  唯是茗飮耳
  好將蒙頂芽  煎却惠山水
  一輒一話  漸入玄玄旨
  此樂信淸淡  何必昏昏醉
   엄스님을 찾아서
 내 오늘 산사을 찾는 것이 / 술 마심이 본시 내 뜻 아니온데
 매양 술자리를 베푸시니 / 얼굴이 두꺼운들 어찌 땀 흘리지 않으랴
 스님의 인격 스스로 높은 것은 / 오직 차를 마시기 때문이리라
 몽정의 좋은 차로 / 혜산 맑은 물에 달여
 한잔 주고 마시며 문득 한마디 / 더욱 오묘한 지경에 이르는 것을
 이런 즐거움 진실로 정아한데 / 어찌 혼혼히 술에 취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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