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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풍미다회 / 차에 대한 지식과 자긍심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5. 08:21

차에 대한 지식과 자긍심

풍미다회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차의 맛을 음미하며  어울림을 즐기려하는 모임이다. 이 다회는 차를 매개로 사람들이 교제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자연을 감상하고 담소를  하며 번잡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다. 선조 다인들은 차를 기호음료로 마시며 담소하기, 바둑두기, 시 읊기 등의 활동을 하며 여가를 보냈다. 앞에서 살펴본 유예를 위한 모임에서 한 같은 내용이 풍미다회에서도 보인다.

 

풍미다회에서의 차는 단순한 음료의 역할이 아니고 차를 달이는 과정과 차를 마시는 방법 찻자리 주변의 분위기등 차에 관련된 것을 즐기려는 의도가 나타난다. 이러한 모임은 차를 대상으로 한 취미모임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글에 흔히 차의 이름이나 다구(茶具) 또는 차 끓일 때의 주변 분위기가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다품(茶品)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차를 많이 마셨고 차에 대한 지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바탕에서 품명에 참가한 다인들은 차와 다구의 명칭에 해박했고 차의 질을 품평하는 자신의 안목에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다음의 예에서 그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규보는 "몽정차를 혜산의 물로 달인다" 고 자신의 차를 몽정차에 비유하였다.  중국 제일의 차를 인용하여 자신의 차 맛이 좋을 거라는 자긍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김종직의 제자인 조위는 손님이 오면 바위 샘의 물로 달인 차를 접대하였는데, 차를 달일 바위 앞의 샘물이 강왕곡의 물보다 낫다고 했다. 그는 손님이 오면 스님을 불러 일주차를 끓이게 하였는데 그 차가 육우와 노동의 차보다 낫다고 했다. 또한 허약한 폐와 말라붙은 입술이 차로 인해 생기를 찾는다고 차의 효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를 보면 그가 평소 차에 관한 글을 많이 읽었고 차 맛에 대한 일가견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시습이 쓴 <작설(雀舌>에는 차를 주제로 다회를 하는 정경이 세밀히 묘사되어 있다. "산당의 고요한 밤에 손님들과 둘러 앉아 벽옥의 다관에 봉병과 용단을 활화로 끓인다"고 했으며 물이 끓는 모습을 '게눈(解眼)으로 묘사하고 소리가 송풍(松風)처럼 들렸다고 했다. 또, "운유차를 마시니 두 눈이 밝아진다. 승설(勝雪)차만한 맑은 맛을 아는가"라고 읊고 있는데 짧은 싯귀에 이름 난 차의 명칭을 무려 다섯이나 언급하고 있다.

 

차의 명칭과 다구와 차 끓이는 과정, 차의 효능 등에 대해 김시습의 해박하고 체험적인 지식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김시습의 찻자리에서 손님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있다고 하였다. 이는 참석자들이 김시습의 행다(行茶)를 주시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름난 차의 명칭이 여러 가지 언급된 김시습이 주재한 이 모임은 우리나라 다시문의 기록으로는 드물게 찻자리의 행다과정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불가에서도 수행을 멈춘 한가한 시간에 승려들 사이에 품다의 찻자리가 자주 열렸다. 승려들의 다시에는 구체적인 차이름이 등장하는 예가 많다. 이것은 승려들이 차를 일상적으로 마셨고 또한 차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많았다는 것을 추론케 한다. 초의 장의순이 눈오는 날 시를 지으며 운려도인과 용정차를 끓여 마셨다고 하였다. 금염 김보정은 자신을 방문한 승려에게 차를 끓여 내었는데 경뢰소(驚雷笑)는 자신이 마시고 자용향을 끓여 객에게 대접하였다.

 

위에서 보았듯이 차의 풍미를 즐기기 위한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다품(茶品)을 논하기 위해 차에 대한 지식을 펼치고 차의 효용성을 언급했으며 아울러 시를 짓기도 하였고 사람들과 교유도 하였다.

 

 

 

 

[출처;茶와 함께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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