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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광식이 동생 광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16:53
장르
코미디, 로맨스
감독
영화 줄거리
광식의 진심 : 7년째 탐색 중, 사랑하지만 고백하기 부끄럽다!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고백 한 번 못해보고, 라이벌이 등장하면 평화를 위해 숨어버리는 “연애계의 평화유지군” 광식. 7년 전 대학 시절, 늘 그랬듯 고백조차 못하고 끝나버렸던 비운의 짝사랑 그녀, ‘윤경’를 한 세기가 바뀐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 채 ...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가끔은... 작정하지 않고 아무생각없이 집어든 영화가 더욱 큰 감동을 줄때가 있다.

 

아니...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작정하고 무엇을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 먹었을땐 오히려 일에 대한 큰 성과보다는 상처만 수두룩하게 당할때도 많고, 작정하고 누군가에게 잘 해주어야 겠다, 마음 먹으면 오히려 그 사람에게 더욱 큰 상처를 받는게 인생이니까...

 

무언가 욕심을 갖지 않고, 짐작 하지 않고...

앞서서 내가 무엇을 결정하기 전에...

마음에 미리 채우지 않고,

그저 순전하게 받아들여야겠다라는 마음을 그냥 쉽게, 언뜻 생각할 때

그것이 영화든, 일이든, 사람이든.... 내게 힘이 되는 것 같다.^^

 

<광식이동생광태>도... 내게 그랬다.

일에 허우적대고, 내가 한말이 자책이 되어 며칠을 곱씹고 또 곱씹어 스스로를 생채기를 내는 그 와중에... 광식이가 날 위로해 주었다.

 

7년이라.... 뭐랄까, 광식이의 눈빛에선 세월의 길이보다

그녀를 향한 그의 애틋한 마음이 더욱 강하게 다가 왔다.

저런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면, 그런 그라면... 무던하게 7년을 기다려왔겠다... 싶었다.

 

광태와 함께 목욕탕 사우나 문을 열면서도,

<당기시오>라는 문구에 멈칫!하고 순순히 문을 당겨주는, 사회의 원칙에 순응하는 바른생활맨 광태가 소심하고 답답해 보이기보다는 참... 착해 보였다.^^

 

윤경에게 차마 사랑한다고 말을 못하는 그를 보면서도 그때조차도 그런 그가... 좋았다.

 

"일원동? 나 잠실에서 일하는데! 되게 가깝네?"

  

"잠실과 일원동은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이고, 멀다면 먼 거리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이고, 멀다면 먼 거리는 윤경과 광식이의 시선의 거리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이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서로를 응시하는 씬이 많다.

그를 기다리면서도 말하지 않는 윤경이와, 그녀를 마음에 가득 품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는 광식.

 

동아리 모임때 분당까지 바래다 주었던 7년 전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면서도,

그때 탔던 좌석버스 1005-1번을 기억하고, 윤경을 집앞까지 바래다 주지 못한 것도 기억하고,

급한 소변때문에 차마 직접 데려가 주지는 못하고, 뒤에서 그녀가 집까지 들어갈때까지 따라가 주었던 것까지 세세하게 기억하면서도,

그가 왜 분당까지 왔으면서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을 자신의 집앞까지 데려다 주지 못했는지,

그래서, 몰래 자신의 뒤에서 자신을 에스코트 해주었던것도 다 알면서도,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고칠 곳이 많아 고쳐주고 싶은 마음에 귀여운 광태와 연예를 시작한 경재.

예쁘고 섹시한, 게다가 성격도 쿨한 경재를 매일매일 바라는(?) 광태.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옛영화를 즐겨보는 경재의 취미에 동참하기는 커녕,

영화관에서조차도 손꾸락 장난질;;만 하려는 광태를 보며

경재는 그날 잠자리에서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날 딱 세군데만 만져."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 어차피 너 내가 사랑 아니었잖아."

 

남녀의 관계는 쿨한게 제일이라고, 전투에서 훈장받듯, 그저 열두번 커피빈 음료 쿠폰을 채우면 바이바이 관계가 남녀의 솔직한 관계라고 뻥뻥 소리치던 광태가...

경재의 남자 관계가 농구경기인원과 축구경기인원의 중간이라는 말을 듣고 투정을 부리기 시작하고, 그녀의 이별통보를 듣고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한다.

 

잔뜩 술에 취해 저도 모르게 경재의 오피스텔로 들어온 광태.

찌질하게 구는 광태를 올 사람이 있다며 쫓아내는 경재의 말에 둘둘치킨 봉지를 들고 오피스텔에 들어오는 남자를 오해하고 다시 경재의 오피스텔로 쳐들어온다.

 

"그 둘둘치킨이랑 몇 번 잤어? 나랑 헤어진지 얼마나되었다고!!"

 

"우리가 함께 했던 추억을 생각해봐."

  

(경재)"우리가... 추억이 있었니?"

 

다시 경재의 오피스텔에서 쫓겨난 광태는 이때부터 경재와 함께했던 "시간"을 기억해낸다.

모텔, 차, 모텔, 차, 모텔....

결국 자신이 경재에게 무엇을 크게 잘못했는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하는 광태는

출입구 <당기시오>를 의식하지 못하고 평소대로 밀어내다가 열리지 않은 유리문에 머리를 부딫히고 그 충격으로 (그 충격때문인지, 가느다랗게나마 '사랑'에 대한 설풋한 깨달음이 오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형 광식에게 주라던 윤경의 발렌타인데이 초코렛 바구니를 일웅에게 잘못 전달 했음을 기억해낸다.

 

술 먹으면 모조리 잊어버리고,

12번의 음료쿠폰을 채우면 이전까지의 여자를 잊고 다른 여자를 찾던 그가,

 

경재의 추억을 더듬으며 홀로 옛날영화를 찾아 보는 장면은

경재와 함께 했으나 함께 동참하지 않았던 그의 빈 추억을 혼자서라도 채우려 하는

경재에 대한 그의 사랑이 보였고,

조금씩 옛날영화에 집중하며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광태는

이제 경재의 마음을 이해하고 동감해주는 사랑을 깨닫는 남자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억하고, 추억하고, 함께하고.

 

"사랑"이 뭔지 몰라, 수많은 여자와 즐거운 관계;;를 가졌음에도

한번도 여자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못했던 그가... 사랑을 알아간다.

 

광태의 술기운 덕분에 일웅에게로 잘못 전해진 발렌타인데이 초코렛 바구니,
그 덕분에 쉽게 윤경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일웅.
 
이들은 처음부터 저렇게, 한 좌석에 같이 앉아 한 곳을 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초코렛 바구니로 오해가득했던 광식이가 일웅이를 윤경에게 소개시켜 줄때부터,
그리고... 결혼 청첩장을 돌린 일웅의 친구들과 소주를 기울였던 그 자리에서도.
 
형의 마음을 알고 있냐는 광태의 질문에,
 
"제가 바보가 아닌이상, 짐작은 하고 있었죠. 하지만... 여자는 짐작만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저... 일웅씨, 사랑해요."
 
술에 취해 잠든 일웅이가 슬며시 테이블 아래로 윤경이의 손을 잡을때, 왜 난 광식이가 떠올랐을까.
사랑해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광식이는 7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랑해요."란 말을
일웅에게 할때, 왜 광식이가 생각나서 내 가슴이 아팠을까.
 
그래서인가.
일웅과 윤경의 결혼식날, 보무도 당당하게 결혼식장 한가운데를 질러 쳐들어간 광식이가
손을 뻗어 신부를 잡을 듯, 잡을 듯... 잡지 못하고 마이크를 집어들어
<세월이 가면>을 축가로 불렀을 때.... 그렇게 울었나보다.
(이 영화... 극장에서 봤으면 제대로 얼굴 팔릴 뻔했다.ㅡ.ㅡ;;;;
그냥 아주 통곡을 했으니까;;;;;; 흠냐~;;;; 관중들이 같이 우니.. 덜 쪽팔렸을까나?ㅡ.ㅡ;;;)
하나님이 사람에게 인연이라는 걸 만들어놓고 지켜보는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엇갈리고, 모르고 지나치면... 위에서 바라보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답답하실까.
  
7년동안을 가슴에 품고 있었으면서도,
나는 결국 그녀와 이루어질것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것 같다.
 
 
7년을 가슴에 품고 그녀만을 사랑했던 광식이
결국 사랑한단 말을 차마 못해서 떠나 보낸 그녀에게
이젠 1000개의 스테이플러가 다 하는 날, 기억되어질 남자가 되었더라 하더라도,
 
그에겐... 하나님이 만들어준 인연의 끈은 그에게 직접. 우산을 씌워줄
다른 여자라는 희망을 남겨주며;;;; (이거라도 안해줫음 가슴 찢어졋을지로모를;;;)
 
그리고...
 
그녀를 생각하고 추억하기 시작하며 술을 끊은 광태가 6개월만에 찾은 바에서
갑자기 나타난 경재를 찾기위해 길거리를 열심히 바라보는 광태의 모습을 옆에서 같이
같은 곳을 바라보아 주는 경재의 만남으로...
 
이들의 사랑이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래를 보여주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광식이와 그의 동생 광태의 영화이긴 하지만,
남녀의 시선교차, 서로 일정한 간격에서 바라보기, 같은 곳을 향해 바라보기,
엇갈린 시선등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심리와 감정선을 보여주었다는 것에서 상당히
보는 내내 뿌듯했었다.
 
그리고,
<당기시오>. ㅎㅎㅎ
나도 언제나 공공장소의 출입구에 어김없이 붙어있는 당기시오를 보며
언제나. 갈등하는 부분이지만서두...^^;;
굳이 힘들게 당겨서 문을 열 필요 없잖냐던 광태가 경재를 사랑하면서 마라톤대회장의 문을
가슴으로 크게 당겨서! 열어재낀 씬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느 부분 작은 하나도...
섬세하게 표현했던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보는 내내 참 많이 울었었는데,
지금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기억해 보고 있노라니...
슬며시 웃음이 나는것이.. 참 행복한 영화인것 같다.^^
출처 : 공(空)'s FREEview
글쓴이 : 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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