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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연애시대]마지막을 함께 하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17:03
채널/시간
SBS 2006년 4월 3일 ~ 2006년 5월 23일
출연
감우성, 손예진, 이하나, 공형진
줄거리
이혼한 20대 부부가 이혼한 뒤 오히려 사랑을 느끼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내용의 드라마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주요 등장인물
감우성
손예진
이하나
공형진
시청 소감 한마디

<연애시대>가 끝났다.

1~2회, 소소한 에피소드가 내 눈길을 많이 끌었었는데

차마 집중해서 지켜보질 못했다.

뭐, 굿솔을 한판 크게 끝내고 난 직후라 조금 힘들기도 했고...^^;;;

 

이 드라마는 나보다 측근이 더 열심히 챙겨보던 드라마였다.

이번엔 내가, 측근 옆에서 곁눈질로 보게된 드라마다.

10회 후반부터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13~14회. 절정이었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파일의 다운로드를 기다리며,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본 15회.

이 드라마를 안보고 지나갔다면, 억울했을거란 생각이 스쳐가며

애써 외면하던 내 시선을 티비로 고정시켜준;;; 측근에게 고마울 지경까지...ㅎㅎ

 

중반을 완전하게 건너띈 나에게도 15회는 넉넉하게 감정의 폭발을 허락해 주었다.

동진과 은호가 서로 교감되지 않은 단 하루, 동이가 죽은 그날의 비밀을 재연하며

동진의 결혼식장에서 눈물의 축하곡을 부르는 은호와의 교차편집은.... 동진과 은호 사이의 어쩌면 일부러 원했을지도 모를 오해의 감정을 해소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아기의 죽음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엄마로써의 은호, 그리고 동이가 죽었던 그 날 - 자신은 자신만을 위해 슬퍼했었는데, 동진은 친절하게 아기를 지켜주었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드라마에서 "죽음"이라는 상황을 우린 얼마나 쉽게 지켜보아 왔는가.

주인공들의 극에 다다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자극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진 "죽음"을

연애시대는 진행 내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얼마나 쓰리게 게워내고 게워내었던가.

그리고, 결국 아기의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부부가 이혼에 다다르게 되고

또다시 그들의 마음이 같다라는 것도 아기의 죽음이 가져다 주었던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었는가하는 상황을 통해 카메라는 아버지, 어머니로써의 그들의 심리를 진지하게 들여다 보아준다.

아니, 부모로써가 아니라 사람으로써.

 

일본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그랬다.

이 드라마의 시놉은 너무나 단순하다. 17세 소년소녀가 너무나 살풋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채 익기도 전에 소녀는 죽음을 맞이한다. 언제나 보아왔던 철부지 어린아이들의 풋풋한 사랑 속에서 주인공들과 부모들, 그리고 친구들이 소녀의 죽음을 깨닫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과정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아주었던가.

 

결코 우리의 삶에서 시간, 만남, 인생, 죽음따위는 목적에 의해 발생되는 수단이 아닌 것이다.

그보다 더 진지하게 우리는 삶과 죽음을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인 '필요'에 목말라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드라마는 그렇게 시작들을 하고 있는듯 하다. (그것들이 어차피 일본의 영향을 받은거라곤하지만; 그래도 우리네 작가님덜도;; 겁내 고민하고 골 뽀개지게 고통받고 있는거다.ㅠㅠ)

 

<연애시대>의 엔딩이 가까워 오면서 연시 매니아들은 결말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였었다.
은호가 자살한다, 유경이가 죽는다, 아니 유경이에게 어쩌면 과거가 있을지 모른다..;;;
혹은 이 모든것은 은호의 꿈이었다. 쩝.ㅡㅡ;
(대체 파리의 그 퐝당한 결말을 미쳣다고 연시에서 고대로 베끼겟냐고!!! 버럭~)
 
나도 물론 궁금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합쳐지길 바라면서도, 다른 한켠으로는 이대로 이렇게 엔딩이 나기도 바랬었다. 그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
 
하지만, 마지막 16회는 15회의 은호의 자살여행을 지호가 저지른 황당한 헤프닝으로 전환시키며
시청자의 어떤;;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리는 기막힌 이벤트;;를 성사 시켰다. ㅎㅎㅎ
 
그리고, 조용하고 잔잔하게
그들은 가슴속에서는 천불이 이는 복잡한 심경일지언정,
드라마는 겨우 닥터공이 동진의 얼굴에 주먹을 가하는 정도의 액션;;만을 허락한채
조용히 사건을 정리한다. 그리고... 1년, 2년, 5년의 시간을 흘려보내어 주며
철없이 행복할 것만 같았던 지호에게는 유방암의 불행을,
여전히 별거하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조금씩 서로를 챙겨주는 교수부부들을
한가롭게 공원을 산책하시는 동진의 부모님들을,
죄를 지으므로 사람이라는 명언을 주신ㅜㅜ;; 목사님은 아내의 사고장소를 찾는 여전히 찾으며
그리고... 은호와 동진은 나른한 봄 오후에 공원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장면을 선사하며
꼬박꼬박 조는 은호를 보여주었던 엔딩은... 잔잔하게 가슴에 남는다.
 
아, 엔딩은 이거였다.
조숙한 우리 꼬맹이 조양이 남긴 한마디... "엄마, 사랑은... 도대체 뭘까?"
 
 
약 15분간 흐르던 은호의 나레이션은..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기억을 만들어내며 살아가는 삶.
불행과 행복이 예상치 않았던 지루한 일상에 불쑥불쑥 튀어나올때면 연약한 우리는
견디지 못하고 휘청거린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기억하노라면 우린 염치없게도 행복했었노라고 추억한다.
 
때로는 사랑하고, 때로는 미워하며, 어쩔 땐 증오에 한없이 몸부림치지만
우리는 상대방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그래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기에 지금을 해피엔딩이라 말하지 않는다...
(기억이...ㅡㅡ;;;)
 
 
 

개인이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던 8~90년대의 드라마 흐름에서

퍼스널리티와 리얼리티에 무게중심을 두는 작금의 드라마 시대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나'를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라마에서도 만날 수 있음이 반갑다.

명장면 명대사
어떤 사랑은 뜻밖이고, 어떤 사랑은 오해에서 시작되고, 어떤 사랑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기도 한다.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걱정되고 보고싶은 마음부터가 사랑일까? 잠을 설칠 정도로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일까? 오랜 시간이 지나 뒤돌아봐도 가슴이 아프다면 그건 사랑이었을까?
출처 : 공(空)'s FREEview
글쓴이 : 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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