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가 끝났다.
1~2회, 소소한 에피소드가 내 눈길을 많이 끌었었는데
차마 집중해서 지켜보질 못했다.
뭐, 굿솔을 한판 크게 끝내고 난 직후라 조금 힘들기도 했고...^^;;;
이 드라마는 나보다 측근이 더 열심히 챙겨보던 드라마였다.
이번엔 내가, 측근 옆에서 곁눈질로 보게된 드라마다.
10회 후반부터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13~14회. 절정이었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파일의 다운로드를 기다리며,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본 15회.
이 드라마를 안보고 지나갔다면, 억울했을거란 생각이 스쳐가며
애써 외면하던 내 시선을 티비로 고정시켜준;;; 측근에게 고마울 지경까지...ㅎㅎ
중반을 완전하게 건너띈 나에게도 15회는 넉넉하게 감정의 폭발을 허락해 주었다.
동진과 은호가 서로 교감되지 않은 단 하루, 동이가 죽은 그날의 비밀을 재연하며
동진의 결혼식장에서 눈물의 축하곡을 부르는 은호와의 교차편집은.... 동진과 은호 사이의 어쩌면 일부러 원했을지도 모를 오해의 감정을 해소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아기의 죽음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엄마로써의 은호, 그리고 동이가 죽었던 그 날 - 자신은 자신만을 위해 슬퍼했었는데, 동진은 친절하게 아기를 지켜주었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드라마에서 "죽음"이라는 상황을 우린 얼마나 쉽게 지켜보아 왔는가.
주인공들의 극에 다다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자극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진 "죽음"을
연애시대는 진행 내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얼마나 쓰리게 게워내고 게워내었던가.
그리고, 결국 아기의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부부가 이혼에 다다르게 되고
또다시 그들의 마음이 같다라는 것도 아기의 죽음이 가져다 주었던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었는가하는 상황을 통해 카메라는 아버지, 어머니로써의 그들의 심리를 진지하게 들여다 보아준다.
아니, 부모로써가 아니라 사람으로써.
일본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그랬다.
이 드라마의 시놉은 너무나 단순하다. 17세 소년소녀가 너무나 살풋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채 익기도 전에 소녀는 죽음을 맞이한다. 언제나 보아왔던 철부지 어린아이들의 풋풋한 사랑 속에서 주인공들과 부모들, 그리고 친구들이 소녀의 죽음을 깨닫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과정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아주었던가.
결코 우리의 삶에서 시간, 만남, 인생, 죽음따위는 목적에 의해 발생되는 수단이 아닌 것이다.
그보다 더 진지하게 우리는 삶과 죽음을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인 '필요'에 목말라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드라마는 그렇게 시작들을 하고 있는듯 하다. (그것들이 어차피 일본의 영향을 받은거라곤하지만; 그래도 우리네 작가님덜도;; 겁내 고민하고 골 뽀개지게 고통받고 있는거다.ㅠㅠ)
개인이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던 8~90년대의 드라마 흐름에서
퍼스널리티와 리얼리티에 무게중심을 두는 작금의 드라마 시대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나'를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라마에서도 만날 수 있음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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