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9~10회부터 보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대본으로 파악완료.
가진건 돈밖에 없는 남자 윤현서가 가족, 연인, 자식;; 그리고 사랑을 다 가지게 될 때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드라마, 상당히 대본이 좋다. 그래서 서숙향씨를 검색해 보았는데 단막극만 하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미니시리즈를 맡으셨더라.
어릴 적,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입양된 윤현서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완벽한 사업가이며, 완벽한 남성상이지만, 실지의 그는 마음으로는 가진거 전혀 없는 텅텅빈 마음과 외로운 감정만 가득한 소심한 사람일 뿐이다. 이런 윤현서를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사랑하게 되어버린 여자, 최영인.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생명력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주인공 최영인은 이제껏 보아온 가난하지만 당차고, 의연한 캐릭터의 줄기에 서서 그보다 더 현실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무언가 과장되어 있거나, 다른 캐릭터에 치여 그저 남주인공이나 주변인물들의 들러리에 불과한 여타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과는 달리, 상당히 자아가 강한 인물이다.
윤현서가 옛친구 강수진의 집에서 동거하는 것도, 도네이션으로 만든 아들이 있다는것도, 여느 여주인공이라면 한번쯤은 고뇌하고 슬퍼하는 척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들을... 잠시, 눈껌벅임으로 넘겨버리는 최인영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할까?
그런데, 난 최인영이 이해가 간다.
어떤 상황도 오해나 의심없이 액면으로 받아들이는 여주인공의 마인드가 실제는 그 어떤 여주인공보다 자기의지가 강한 인물로 보이는 이유는, 주변상황은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연함이 돋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일어나는 사건보다 더욱 정성을 쏟는 인물간의 대화에 충실한 대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해심이다.
<미스터 굿바이>는 인물과 인물의 대화를 세심하고 풍부하게 엮어준다.
주인공 윤현서와 최영인, 윤현서와 강수진, 최영인과 강수진, 혹은 조동혁과 윤현서...
등장인물간의 1 : 1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의 깊이는 그저 지나가는 "소리"에 불과한 세상의 수많은 "말"들에게, "상대방과 이루어지는 대화"에 대해 진지하게 예시를 보여준다.
현서가 자신의 죽음이 영인에게 상처가 되게 하지 않기위해, 냉정하게 돌려보내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 것이, 현서와 영인은 이미 오랫동안 이루어 나갔던 "둘만의 대화"로 인해 진심을 숨길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진실한 "대화"는 비단 두 주인공에게만 허락된 작가의 아량이 아니다.
강수진에게도, 조동혁에게도.. 그들이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대화를 통해 이해하는 힘은, 비록 주인공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소리칠 지언정,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는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충분히 할 수 있게함으로써 드라마에 풍성한 감성을 부여한다.
대화에 치중을 너무 했을까?^^ 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조용한 드라마이지만,
주조연의 캐릭터가 파릇하니 살아있고, 그에 안정적인 안재욱씨의 카리스마가 단단히 맥을 잡아주는 <미스터 굿바이>는 시청률을 떠나서, 10%의 고정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가 될 듯하다.
특히, 강수진 역의 오윤아씨, 정말 좋은 배우다.
그녀는 배역을 위해 자신이 예뻐 보이는것을 포기한 배우다.
그래서, 그녀가 맡은 모든 배역들은 덕분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예쁘게 웃지 않고, 예쁘게 울지 않아서, 그녀의 캐릭터들은 언제나 리얼하다.
그녀의 리얼함 덕분에, 모든 이쁜 주연 여배우들은 예쁘고자 하는 그녀들의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굳혀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난 그녀가 가장 이쁘다.
이제, 윤현서의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통해 드라마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되겠지만, 그럴때도 난 최영인과 강수진이 의연하고 행복하게 그의 죽음을 지켜주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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