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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최인호]상도를 다시 읽으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21. 06:13

     

    상도 1 -5

    지은이 : 최인호

    출판일 : 2000년 11월

    출판사 : 여백미디어

 

 

 

최인호 장편소설 [상도]가 출간 7개월만에 판매량 1백만부를 돌파했다는데, 다시 이책[상도]을 읽으며 생각한다.

상도는 지금부터 약 200여년 전 조선 순조시대 최고의 거상(巨商) 임상옥이 미천한 장사치로서 당상관 품직인 3품의 고위관직에 오른 이야기이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다', '돈으로 사람을 살리는 장사꾼' 임상옥, 그가 추구했던 상도정신[商道精神]과 이재술[理財術]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대단히 많다.

상도에서는 두사람의 만상이 나오는데 ‘이문보다 사람을 남기는 장사꾼’ 의주상인 만상(灣商)의 도방 홍득주와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장사꾼’ 개성상인 송상(松商)의 대방 박주명이 크게 대조를 이루며 등장한다.

사람들은 장사한다고 돈 쫓아 다니며 눈과 귀가 멀고 후에는 마음까지 머는 것은 한 순간인데, 돈은 필요 악이라고, 사람에게 무지하게 필요한 것이지만 돈을 구하는 방법이 사회 정의에 반한다면 악이되는 것이다. 뭍사람들은 이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것을 알면서도 조금만 더 돈을 벌겠다고 하며 벌고 돈을 추구한다.

송상의 박주명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돈을 우선 순위에 놓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들인다.

그러나 장사라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다. 라는 만상의 도방 홍득주의 장사신념이 마음에 크게 와 닫는다. 만상 홍득주는 그의 신념에 따라 사람을 속이는 장사술이 아니라 사람을 마음속에서 부터 감동 시키는 장사를 하다가 사람의 목숨을 중히 여기지 않으며 돈을 구하는 장사꾼 송상 박주명의 농간에 망하지만 그의 상도가 사위 임상옥이란 조선 최고의 거상을 탄생시켰다.

임상옥이 조선의 최고 거상이 되는 과정과 드라마틱한 삶의 과정에서 즉, [상도]의 주인공이자 2백여년 전의 실존인물이었던 임상옥을 통해 진정한 상인정신이 무엇이며, 바람직한 상업의 길이 무엇인가에 공감하게 된다.

석숭 스님과의 인연에 의한 계영배와 가포집, 중국의 홍등가에서 불행한 여인 장미령을 만나 자신의 돈과 주인의 공금까지 횡령하여 장미령을 산 다음 그녀를 놓아는 인연과 도움, 정권교체의 꿈을 꾸는 홍경래의 난등에 의한 위기를 석숭 스님의 뜻을 해석해주는 인물로 추사 김정희가 등장하여 석숭 스님의 '솥 정(鼎)'자를 해독하면서 권력욕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친우 이희저의 딸인 송이가 자신의 현에 관기로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과 결혼하면서 희생을 하면서 까지 그녀가 면천되어 양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첩으로 맞이하며 곧 헤어지는데, 이것은 인륜을 역하다는 큰 생각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본분인것같다.

그런후에 임상옥은 송이를 만나 그녀의 출신을 이야기하고 그녀를 떠나보낸다. 상옥은 일흔줄에 들어서서 자신의 닭을 송골매가 채가 버린다. 이것을 보고 상옥은 자신의 상운이 다끝났음을 깨닫고 자신이 모든 상업을 박종일에게 맡기고 그 날밤 그는 한가지 깨달음을 얻고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의 문장을 쓰고 자신의 호인 '가포' 처럼 그는 채소를 가꾸며 살다가 조용히 눈을 감는다.

책소개

우리나라의 본받을 만한 역사적인 상인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던 저자가 이 작품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는 '경제의 신철학(新哲學)'이 다. 그는 그것을 2백여 년 전에 실재하였던 의주 상인 '임상옥'에서 발견하였다. 우리나라가 낳은 최대의 무역왕이자 거상이었던 임상 옥은 죽기 직전 자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 인물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다른 주인공들, 홍경래와 김정희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 역시 우리에게 어떠한 삶의 방식이 올바른 것인가를 선험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저자소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중학교, 서울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재학시절 단편 「벽구멍으 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타 인의 방』(1972)『잠자는 신화』(1973) 『영가』(1974) 『개미의 탑』(1977)『위대한 유산』(1982), 『달콤한 인생』(2001)과 장편소 설 『별들의 고향』(1972)『도시의 사냥꾼』(1977)『지구인』(1980)『잃어버린 왕국』(1986)『길 없는 길』(1993)『왕도의 비밀』 (1995)『상도』(2000), 『영혼의 새벽』 등이 있다.

‘계영배’란 작은 찻잔이다.

유난히 맑거나 고운 색도 아니요, 모양이 별난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하나의 작은 잔이되, 인생의 교훈을 주기에 늘 가까이 곁에 두고 보면서, 느슨해지는 자신의 마음을 경계하고 조이는 지침목이 되어 주는 그릇을 일컬음이다.

술이나 차를 적당히 7할 정도 부었을 때만이 그릇이 그를 머금고 있지, 그 선을 넘어 가득 차게 부었을 때는 잔이 비어버리고 마는… 그래서 넘치는 욕망을 늘 자제하며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자각하고, 그 분수를 항상 지키라는 의미의 교훈을 담고 있다.

지나치게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늘 약간은 남겨둘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아직 더 채울 수 있는 빈 공간을 잔 위에 남겨두라는 뜻은, 지금도 참으로 귀하고 귀한 말씀이다.

계영배[戒盈杯]란 ‘넘침을 경계하는 잔’ 이라는 속뜻이 있으며, 절주잔이라고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공자가 주나라 환공의 사당에서 본, 환공이 생전에 스스로의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서 항상 두고 보았다던, 의기[儀器]를 말함이다. 환공[?~ bc 643년]의 이 의기는 유좌지기[宥座之器]로,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란 뜻으로, 그 후 공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를 가다듬고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고 한다.

동양화를 보면 그림 속의 많은 여백이 있다. 서양화와는 달리 그 여백 자체로써, 스스로 더 많은 의미의 그림을 담고 있음을 본다. 흑백 사진이, 칼라 사진보다 예술적으로 더 깊은 맛을 주고 있듯이… 종이 위의 무언가로 아직 채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여백은,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고, 보는 사람의 마음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준다.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임의로 자신의 느낌을 그려볼 수 있기에, 작가가 의도하는 의미이상으로 사고의 자유를 허락한다는 점이, 우리의 마음을 끄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사랑할 때도 마음의 여백이 있어, 너와 나의 공간이 서로 자유로워야 사랑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짝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는 미숙하기도 하지만, 이와 같이 마음에 한치의 여유도 없이, 상대에 대한 일방적인 자신의 생각만으로 꽉 차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들어 현대의 삶은 점점 더 가득 채우기에만 급급하다. 이런 조급하기만 하고 바쁜 세상살이에서 더더욱, 이런 ‘계영배’를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격언처럼, 언제나 수위를 넘어서면 결국은 넘치게 되고, 남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누구도 자신의 역량 이상을 가지려 할 때, 탈이 나는 법이다. 자신의 욕망은 언제나 끝 간줄 모르고 높은 곳으로만 치닫고, 그 욕망을 줄이기는 참으로 어렵다. ‘견물생심’ 이란 말처럼, 우리의 눈은 사물의 겉모습에 쉽게 유혹된다.

허나 우리의 오감 중에서 가장 착각률이 높은 것이 눈이니, 눈으로 즐겁고 눈으로 아름다운 것에 우리가 얼마나 쉽게 마음을 빼앗기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마음이란 끝 간데 없이 내닫고 우리를 쥐고 주인 노릇을 한다. 과연 우리 마음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내가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을 때만이, 내가 내 마음의 참다운 주인이 될 수 있다. ‘계영배’의 넘치는 수위를 알고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그릇의 크기를 넓히려는 노력이 함께 한다면, 자신의 인생을 좀더 풍요롭고 여유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마음공부가 우선 되어야 하리라!

‘우리 모두, 우리 마음속의 계영배를 하나씩 가져 보자!’ 그리고 그 잔이 넘쳐서 기울지 않도록 늘 자신을 추스리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내 안으로만의 축척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다시 한번 새겨 보자.

내 안을 비움으로써 더욱 커지고, 퍼낼수록 더 깊어지는 샘물처럼 더 맑고, 시원한 샘을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산다면, 늘 목마르지 않고 걱정 없이 넉넉한 마음으로 살 수 있으리라.

또한 그 잔이 넘쳐서 기울지 않는다면, 행복도 늘 내 안에 채워져 있을 것이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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