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동아기획이야기

첫주례선날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1. 16. 10:58

[첫 주례를 선 날]


1. 신랑은 줄 곳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신부는 추위에 몸을 떨었지만 생소한 야외 예식에도 행복해 하였습니다.

들러리가 부모 대신 촛불을 밝혔습니다.

신랑 직장동료가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봉사단체 회원들이 풍선을 불고 꽃바구니를 만들고 또 전부 하객으로 참가하였고 신랑과 신부의 일가친척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진 촬영 시 신랑 부모자리에는 주례의 부부가, 신부 부모자리에는 [나눔의 집] 이사장과 봉사단체 회장이 앉았습니다.

비는 축복처럼 내리고 가끔 천막 끝에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물이 퍼붓듯 내렸습니다.


2. 신부의 부케는 베트남인 친구가 받았습니다.

작은 인연이 모여 연분이 되었고

작은 이해와 보살핌이 모여 사랑이 되었을 것입니다

사랑은 성장이 느린 식물입니다

때 맞춰 물도 주어야 하고 때 맞춰 햇볕도 필요 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상대의 자존심을 존중해야 하고

상대의 가치를 빛나게 해야 합니다.

이제 홀로 어둠 속을 헤매든 두 사람이

서로에게서 빛을 발견하고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3. 힘든 일이 있어도 두 사람이 지향하는 목표가 있어 즐겁고

어려운 삶도 두 사람의 사랑이 있기에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가 틀린다는 것은 두 사람이 두 나라의 언어를 쉽게 다 익힐 수 있기에, 살아가면서 대단한 특혜를 받는 것이고

풍습이 틀린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경험으로 살아, 또 다른 즐거움을 맛 볼 것입니다.

가진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은 잃을 것도 없다는 것

이제부터 모으고 쌓으면 그냥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외로움에 중독되었던 두 사람은

앞으로 정답고 따듯함을 보장 받을 것입니다.



4. 두 분은

이제 나의 것에서 우리의 것이 되고

우리의 것보다 그대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서로가 서로를 믿고 따르고

의논하고 의지해야 합니다.

남보다 어려움이 많았기에

반드시 남보다 행복해야 합니다.

또 반드시 남보다 행복하겠다고 여기서

마음의 약속을 해야 합니다.

두 분의 미래를 지켜보는 수많은 눈동자가

아! 역시! 하고 반짝이게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5. 사랑은 보살핌입니다.

사랑은 배려입니다.

사랑은 아픔을 나누는 것이고

사랑은 기쁨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마주보고 있어도 그리워하고

사랑은 떨어져 있어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이날이 제가 첫 주례를 선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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