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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알코올 의존자 극복수기] "나약함에서 벗어나기 까지..."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28. 19:02

 

 

 

1년 전 작년 이맘때에도 저는 이곳으로 무주여행을 왔었습니다. 그때는 게요병원 소속으로 무주여행의 뜻도 제대로 모른 채 무작정 따라왔었습니다. 작년 8월 7일 처음으로 입원해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조건은 되지 않았지만 무조건 수간호사님을 졸졸 따라다녀 허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병원 생활이 지루하고 따분하니까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려고 그렇게도 발버둥친 것 같습니다.


이게 저의 첫 번째 무주(無酒)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사모의 일원으로 다시 이곳으로 두 번째 무주여행을 왔습니다. 이렇게 첫 번째 무주여행과 두 번째 무주여행 사이에 많은 시간이 있었고 작았는지 많았는지 모르지만 나에게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 무주(無酒)여행을 통해 얻은 변화들

 

변화의 첫 번째는 다음달 11일이면 단주 1년이 되므로 1년 여 가까이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것이고 두 번째는 그때와 지금의 마음을 살펴보면 사실 흔히들 얘기하는 사랑이니 겸손이니 배려니 이해니 하는 것은 솔직히 아직은 생소하지만 마음의 편안함은 많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술 없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양이 상당히 많아 졌습니다. 사실 첫 번째 무주여행 때는 술 없이 먹는 삼겹살을 두세 점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 외에도 작은 보이지 않는 변화까지 합하면 여러 가지가 더 있겠지만 아직 변화 중이라 어떻게 설명 그리기는 뭐하지만 어쨌든 올 한해 무주여행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 나약함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하기까지


솔직히 1년 전 나는(입원하기 직전까지) 모든 게 자신 없었고 어떤 변화도 이겨내지 못하고 그 변화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약한 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나 가족들은 이렇게 못난 나 때문에 항상 희생되어야만 했고 항상 핑계만 대고, 환경만 탓하고, 남들과 비교만 하고, 반대로 싫은 소리는 한번 도 제대로 입 밖으로 내지도 못하고, 자신을 혼자 탓하며 술만 마셔대던 나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훨씬 그 이전부터였겠지만.


하지만 이제 나머지 인생은 정말로 큰 욕심도 아닌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그냥 사람답게 다시 새롭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사모의 일원으로 다시 두 번째의 무주여행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사모의 의미가 뜻하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 변화하는 내 모습이 만족스러워


다사모에서 1년여의 생활로 인한 변화, 저에게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 이 시간 까지 제대로 올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불안도 했었습니다. 다사모에서 크고 작은 일이 많았지만 저를 이렇게 무사히 이 자리까지 오게 해주신 다사모 식구들을 포함해 수원센터의 모든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사실 제가 받은 도움들을 일일이 꼽아 보라면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꼽아 보려고 가만히,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슴 속 한쪽 깊은 곳에서 전에는 저에게는 없었던 줄 알았던 감사의 마음이 너무나 확실하게 보이고 제 얼굴에는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조그만 미소도 지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예전의 저는 다른 사람의 얘기는 듣지도 않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저는 귀 기울여 들으면서 말하고 행동도 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가끔은 어떤 게 진정한 내 모습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어떤 게 진정한 내 모습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변화해가는 제 모습이 너무 좋으니까요.


◆ 나를 위한 변화의 힘은 긍정적 생각


이처럼 작지만 큰 변화가 내 삶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같은 변화는 내가 내 나름의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하루하루를 투자하고 있다는 긍정적 생각의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단주 1년여를 앞둔 지금 가끔은 뒤도 돌아볼 여유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2008년을 정리해보고, 또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살펴볼 생각입니다.

 

또한 이를 발판으로 2009년의 목표를 잡아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작지만 날마다 할 수 있는 습관 하나씩을 만들자는 것이 저의 또 하나의 변화입니다. 어렵다면 어려운,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한 변화를 말입니다. 

 

배○○ 사회복귀시설 경기다사모(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대한보건협회 절주 전문지 '건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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