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1학년때 공부는 지질히도 안했지만, 시험전에 선배들에게 두가지 질문은 꼭 했었던 것 같다. 첫번째, "시험문제 뭐 나와요?" 두번째, "답안지 어떻게 써야되요?" 요즘에는 학부제로 변경되면서 1학년의 경우 선배들에게 이런 노하우를 별로 전수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답안지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 이번 호와 다음 호에 몇자 적으려고 한다. 이번호는 약술문제에 관한 것이고, 다음호에는 사례문제, 일명 케이스문제 답안지 쓰는 방법에 대해 쓰려한다.
약술문제에서 어떤 것에 대해 간단히 적으라고 했다고 하자. 이때 그것에 대한 정의 및 개념만 적으면 끝나는 것일까? 아니다. 그 정도만 적어 놓고 만점 달라고 조르는 것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하는 것이다. 정의나 아주 정확하게 적어야 반점 정도나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어야 할까? 본인이 판단하기에 세가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우선 첫번째, 정의 및 개념, 두번째 원인 세번째, 적용 예, 네번째, 이론적인 함축성 등이 그런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포메이션은 경우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고, 이러한 형태에서 각 개인의 창조적인 능력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론적인 함축성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론적인 함축성을 도출하려면 앞서 이야기한 세가지가 정확하게 기술되어야 논리상 하자가 없을 것이다. 공부를 하다보면 느끼는 것이겠지만, 정치학 등의 여타 사회과학등과도 주제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그들 학문과 경제학을 구분시켜주고 경제학의 존재의의를 표시해주는 것이 이론적인 함축성이다. 예를 들자면, "정부실패"의 경우 정치학, 행정학 모두 다루는 주제이다. 정부실패에 대해서 경제학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초래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것이 다른 학문과 차별화되는 내용이 될 것이다. 약술문제에서 이러한 이론적 함축성을 적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절미에 콩고물 뭍히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론적 함축성은 경제학 내에서도 다른 이론들과 차별화되는 특징 등을 기술하는 항목이 되기도 한다.
한가지 더 주의할 점은 학생들의 경우 채점자로 하여금 자신은 공부를 많이 했으니 감안해 달라는 뜻으로 답과 관계 없는 내용도 많이 적는 경우가 있다. 사실 채점하는 입장에서 보기에 공부를 많이 했다는 뜻으로 보이기 보다는 그냥 외운거 쓴 것으로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이런 경우 대부분 점수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경제학은 논리라고 보셔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와 관계 없는 내용이 원래 묻고 있는 논리를 방해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감점은 당하지는 않겠지만, 논리를 방해하거나 논리를 깨버리는 경우가 생기면 여지없이 이러한 기술은 감점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한가지 더 부가하자면 채점을 하는 입장에서는 채점할 양이 많다면 이런 것에 별로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결론적으로 경제학 약술 답안지는 간결해야 하며, 빠지는 것 없이 쓰되 논리와 관계없는 것이 안들어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논리와 관계 없는 것이 부가되면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 보다는 의도와 다르게 엉뚱한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자. 상기에 기술하라고 한 네가지를 변경한 예가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왔다고 하자.
"허들링 (hurdling) 가격차별에 대해서 간략히 쓰시오."
나 같으면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을 쓸 것이다.
1. 정의 및 개념
상이한 가격탄력도를 가진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유형을 표출하도록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격차별이다.
2. 적용 예
적용 예로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나누어 주는 쿠폰 (coupon), 상점의 환불(refund), 마지막으로 백화점의 sale 등이 허들링 가격차별의 예가 된다. 특히 백화점의 sale의 경우 시간에 대한 허들링이 된다.
3. 허들링의 조건
첫번째, 소비자가 허들을 넘는데에 추가적인 비용이 없어야 하며, 두번째, 가격탄력도에 대한 확실한 구별이 가능해야 한다.
4. 허들링의 효과
허들링을 통해 자신이 높은 가격탄력도를 가진 소비자라는 것을 표출하는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을 적용하여 가격탄력성에 따른 상이한 가격적용 효과를 가져온다.
5. 이론적 함축성
비대칭적 정보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자기선택을 이용하여 선별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여기서 잠깐, 이렇게 목차를 나누어야 되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기시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다. 고시를 보는 분들이라면 목차를 세밀하게 나누시길 바란다. 그러나, 그냥 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라면 목차를 나누지 않으셔도 무방하다. 나중에 아시겠지만 목차를 나누어 답안지를 쓰려면 공부 내공이 매우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목차를 나누지 않은 경우도 살펴보자.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을 것이다.
허들링 가격차별이란 상이한 가격탄력도를 가진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유형을 표출하도록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격차별이다. 적용 예로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나누어 주는 쿠폰 (coupon), 상점의 환불(refund), 마지막으로 백화점의 sale 등이 허들링 가격차별의 예가 된다. 특히 백화점의 sale의 경우 시간에 대한 허들링이 된다. 허들링 가격차별을 하려면 첫번째, 소비자가 허들을 넘는데에 추가적인 비용이 없어야 하며, 두번째, 가격탄력도에 대한 확실한 구별이 가능해야 허들링 가격차별을 적용할 수 있다. 허들링 가격차별의 효과는 허들링을 통해 자신이 높은 가격탄력도를 가진 소비자라는 것을 표출하는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을 적용하여 가격탄력성에 따른 상이한 가격적용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대칭적 정보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자기선택을 이용하여 선별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게 해주는 방법이 된다.
내가 쓴 방법이 절대적으로 맞는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 틀은 가지고 응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어필할 수 있는 답안지가 될지 고민하며 쓰도록 하자. 시험시간에 고민하면 답안지 채우기에도 빡빡하니까 미리미리 이런 고민은 해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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