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잠실에서 여의도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이라 하자. 당신은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당신의 차를 몰고 올림픽대로를 탄다. 그리고 30분 정도를 달려서 여의도까지 간다고 하자. 그런데 어느날 당신의 앞에 최저속도로 운전을 하는 아줌마가 벌벌 떨며 운전하면서 가고 있다고 하자. 그리고 옆 차선들도 같은 상황이라서 당신은 그 차를 앞질러 갈 수가 없었다고 생각하자. 결국 당신은 항상 30분에 주파하던 길을 1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하게 되었다고 하자. 이때 당신이 최저속도 50 km를 준수해서 운전하는 아줌마로 인해 손해 본 시간은 30분과 30분동안 하던 일들이 될 것이다. 이제 이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회적인 차원으로 확장시켜 보도록 하자.
이런 손해를 본 사람이 당신 뿐만이 아니라고 하자. 당신의 뒤에 오는 사람들이 그런 피해자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피해자들은 잠실에서 여의도로 오면서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물론 여의도에서 가까운 곳에서 출근하는 사람일 수록 손해보는 시간은 작아질 것이다. 이런식으로 손해본 사람들의 모든 비용을 합치면 사회적인 비용이 나올 것이다.
지금 여기서 벌벌 떨며 올림픽대로를 운전하는 아줌마는 경제학이 시사하는 한가지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외부성 (externality)이다. 우선 외부성이 무엇인지 부터 살피도록 하고, 이 선량한 아줌마 운전자가 왜 외부성을 초래하는 공공의 적이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외부성의 경제학적인 정의는 재화의 생산, 분배, 소비에 있어서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람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효과를 미치는 것을 지칭한다. 여기서도 벌벌 떨며 50km/h 속도로 운전을 하는 아줌마로 인해 사람들에게 불리한 효과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불리한 효과를 미치는 외부성을 외부비경제 혹은 외부불경제 (external diseconomy)라고 하고, 유리한 효과를 미치는 경우에는 외부경제 (external economy)라고 한다. 그리고 생산과정에서 나타나는 외부성을 생산외부성이라고 하고, 소비과정에서 나타는 외부성을 소비외부성이라 한다.
외부성은 이외에도 금전적 외부성과 기술적 외부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금전적 외부성 (pecuniary externality)는 시장의 가격기구를 통해 한 사람의 피해가 다른 사람의 이익과 정확히 상쇄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금전적 외부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비용은 발생하지 않고 단지 소득분배에만 영향을 준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주로 관심을 갖는 영역은 시장의 가격기구를 통하지 않고 외부성이 발생하는 경우들이다. 즉, 사회적 비용이 발생되는 경우에 경제학에서는 훨씬 더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경우가 기술적 외부성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기술적 외부성이란 무엇인가?
기술적 외부성 (technological ecternality)는 가격기구를 통하지 않고, 유리하거나 불리한 영향, 효과를 미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한 사람의 이득이 다른 사람의 피해와 상쇄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외부성이라 칭하는 경우는 이러한 기술적 외부성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위의 예를 든 "올림픽대로에서 벌벌 떨며 50km/h의 속도로 운전하는 아줌마"의 경우도 기술적 외부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된다. 이 외부성은 경제에서 매우 애물단지 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의도한 효과가 의도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의도한 효과가 의도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앞서 말한 사회적 비용 혹은 사회적 편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제 앞에 예를 들었던 것에 덧붙여 보기로 하자. 올림픽대로에서 벌벌 떨며 50km/h의 속도로 운전하는 아줌마는 면허증을 딴지는 괘 되었으나 아줌마의 면허증의 성격이 '장롱면허', 즉 면허증 따놓고 장롱속에 처박혀 있던 면허증의 성격을 갖는다고 하자. 그리고, 그 아줌마는 운전이 서투른데다가 겁이 많고 소심해서 도저히 위험물인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있어서 80km의 속도는 낼 용기가 없었다고 하자. 그래서 그 아줌마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50km의 속도로 벌벌 떨며 올림픽대로를 운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자. 결국 아줌마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아주 낮은 속도로 안전운행을 한 것이지만, 잠실에서 여의도로 출근을 하는 당신과 당신 뒤를 따라오는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비용을 의도하지 않게 부담시킨 것이 된다. 결국 이 아줌마는 외부성을 초래한 것이다.
운전을 하는 도로에서는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흐름을 깨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한 사람들이다. 과속으로 흐름을 깨는 사람들도 그렇고, 초저속으로 흐름을 깨는 사람들도 그렇다. 솔직히 초저속 운전자들이 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과속운전자들은 위험을 자신이 부담하지만, 초저속운전자들은 남들이 위험을 떠안도록 만든다. 남들이 80km의 속도로 달릴 때는 80으로 달리는 것이, 남들이 100으로 달릴 때는 100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다. 운전을 하면서 자신이 외부성을 초래하면서 하고 있는지 아닌지 잘 생각하면서 하도록 하자. 그러면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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