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애정만세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에요? 라고 사람들이 물으면

 전 서슴없이 애정만세라고 합니다.

 물론 이 영화보다 훌륭하고 더 나은 영화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루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지루함과 현실의 지루함은 톱니바퀴가 물리듯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특별함을 외치고 싶지만 특별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사소한 일상으로인해 지쳐갑니다.

 그런 때 전 이 영화를 봤습니다.

 제가 심술궂은지 특별히 해택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해피엔딩의 영화들을 보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했습니다.

 물론 영화와 현실을 구분 못할 정도로 바보냐! 라고 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쓸쓸한 제 현실을 보게 되거든요...

 물론 해피엔딩을 보면서 잠시 행복에도 젖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고민없는 삶이 없듯이 즐겁기만 한 삶도 없습니다.

 잠시 현실을 잊고 영화를 보면서 즐거움을 찾아~ 라고 말하는 영화들을 보면서

 나이트에서 오늘은 잊고 즐기는 거야~ 라고 말하는 친구와 놀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 점점 현실을 생각합니다. 뭐지 난 뭐 한 거지...

 애정만세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저 영화 뭐야 왜 이렇게 지루하고 사람 비참하게 만들어' 그런 느낌을 던져 줍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현실과 너무 맞아 떨어지는 겁니다.

 제 일상과 영화 속 그들의 일상이 톱니바퀴 물리듯 맞물려서 돌아 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들과 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상황보다 의미없는 말이나 농담으로 하루가 저물기도 합니다.

 또는 하루종일 일과 관련된 말만 할 때도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도 그렇고... 

 애정만세를 봤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이 내 삶과 얼마나 가까운지...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가 우는 모습을 아주 길게 보여 줍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감독은 '너희들도 울고 싶은데 울 수 없잖아...

 난 울 수 있어 난 외롭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외로움이 서러워서 울어...

 너희처럼 이젓 저것 생각 안하고 나라는 존재만을 위해 울어.

 너희들은 울 수 있어?

 너희들은 자신의 존재만을 위해 눈물 흘려 본 적 있어?

 네가 매일 사는 일상이 서럽게 느껴지지도 않았던거지...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살아가고 있잖아 난 안 그래'

 라고 말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존재를 위해~ 제 자신만을 위해눈물을 흘립니다.

 그렇게 울고나면, 기분이 개운해집니다.

 맘 맞는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고민들을 시원하게 이야기를 하고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이 내일을 살아가는 힘을 줍니다.

 나를 돌아 보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영화라는 것이 환상을 보여주고 잠시 일탈을 보여줘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고... 

 그런 영화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끔은 진솔한 친구하고의 대화가 그립듯이...

 삶을 직시하게 해주는 진솔한 영화를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kinophilia

글쓴이 : kinophil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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