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동아기획이야기

열심- 열정-열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15. 19:26

샬롬

 

[여유와 열정]

 

1. 법정스님은 그의 책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이야기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져 버릴 때 늙는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興味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

 

2. 욕심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마음에 물결이 일어 산사에서 108배를 해도, 찻집에서 차를 마셔도 일렁이는 파도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생각나는 것들 중 보람보다는 후회가 많고, 생각하는 것들 중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채울 것을 채우지 못한 미완의 그릇은 어쩌나요?

그러나 그것도 나의 몫,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3. 한 달 넘게 실시되는 신입행원 교육에 첫 날 제가 특강을 하였습니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그들에게 마음가짐과, 자세, 도덕적 책임감과, 사회적인 위치, 사회 적응을 위한 요령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공부 잘하고, 또 공부만 많이 했고, 이제 신나고 기고만장한 그들에게 사회의 혹독한 생존 법칙과 살아남는 기술을,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공통적으로 머리는 좋지만, 연봉을 너무 많이 생각하고 철저한 개인주의와, 온실에서 꾸중 한번 받지 않고 자라고 또 항상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젊은 그들이, 경쟁사회에서 미움 받지 않고 남에게서 인정받는 법과, 토익성적이 직장생활의 기본이 아니라는 점, 실적은 훈장이고 사고는 파멸이라는 경고와, 시궁창에 빠지면 신발을 포기하라는 등의 삶의 힌트를 주었습니다만 얼마나 실감나게 알아들었을지 궁금합니다.

 

4. 그러나 그 말을 하는 저도 정립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도덕적으로 완벽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아름답게 살지도 않았고, 여기저기서 좋은 이야기만 추리고, 기존 창구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옮기며, 저의 생활을 조금 인용하여 말 할 뿐입니다. 그들과 마주하면 그들의 위치가 부럽고 나의 지식 짧음이 부끄럽고 황금 같은 시간이 아까울 뿐입니다.

연수과장은 저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오늘 강사이신 이 분은 과장인 저가 태어나기도 전에 은행에서 일을 하시던 분입니다”

 

5.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면 맨 먼저 지휘자가 인사를 하고 무대를 떠나갑니다. 청중은 한 번 더 큰 박수로 지휘자를 불러내어 그의 얼굴을 봅니다. 그리고 노고를 치하합니다. 지휘자는 다시 인사를 하고 무대 뒤로 사라집니다. 그러면 모든 단원들이 다 일어서서 무대를 떠나갑니다.

지휘자 금난새는 특이하게도 모든 단원이 다 떠나간 뒤에도 연주석에 편안히 서서 청중들이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배웅합니다. 저는 마지막 장면의 그 여유와 열정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