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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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만의 작가 싼마오의 산문집 [사하라이야기]에서 보면 세상의 사람들은 각자가 살아온 관습에 의하여 생각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문명의 혜택을 별로 받지 못하고 조상이 살아온 방식대로 사는 사하라 마을에서 작가의 이웃은 종기건 타박상이건 머규롬만 발라주면 그냥 낫고,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파도 비타민 몇 알이면 낫습니다. 그러니 사고방식도 그 나름대로 형성되어 작가의 집에 아무 때나 드나들고, 손으로 밥을 먹다가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것을 보고는 식사 때 마다 애를 보내 빌려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세트를 사서 선물을 했더니 그래도 빌려 달라고 합니다. 이유를 물으니 새것은 집에 잘 간수하고 있고, 식사 때가 되었으니 빌려 달라는 거죠... 또 신발장에서 가장 아끼는 구두를 말도 없이 가져가고 그 자리에 낡고 짐승의 배설물이 뭍은 신발을 두었다가 며칠 만에 다시 가져온 이웃에게 참다못한 작가가 “칫솔과 남편 외 빌려가지 않은 것이 뭐가 있냐? 상점에서 사서 쓰면 안 되겠냐?” 하고 발끈하니까 “너의 신발은 다시 가져왔고 나의 신발이 여기 있는데 네가 왜 화를 내는가? 그리고 칫솔은 어찌 생겼는지 모르니까 관계없고 너의 남편은 필요 없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 사하라도 가고 싶습니다.

2. 겨레의 명절 설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며 편히 쉬었습니다. 그러나 큰집 제사상 앞에 모이는 애들도 모두 훌쩍 커 버렸고, 또 외국에 있어 오지 못하기도 하고, 어찌 스산하기조차 하여 어머님 보기에 송구스러웠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우리 가족을 위한 인터넷카페를 개설하였습니다. 자녀들도 제 각각 할 일들이 많아 바쁘고, 퇴근도 늦고 그래서 대화도 부족하고 하여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카페를 만들어 어머님의 코너, 저의 코너, 사위와 큰 딸의 코너, 둘째와 아들 그리고 손녀 친척 친구의 코너를 만들어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요즈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은 많고, 자주 모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의 인터넷카페 [HAPPYTOPIA]는 훌륭한 사랑방 역할을 해 줍니다. 자녀들은 부모가 최근에 한 일이나 생각하고 있는 일들을 알 수 있고 또 부모도 자녀들의 생활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떨어져 계신 할머니의 모습도 볼 수 있고 할머니도 보고 싶은 아이들의 모습을 컴퓨터를 통하여 보고 계십니다. 요즈음 인기는 단연 105일 동안 쑥쑥 큰 손녀의 모습입니다. 제법 멋지게 연출된 사진들과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코너는 온 가족의 관심을 집중합니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대화하고, 공감하고, 축하하고, 즐기고 합니다. 아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잘 만들어진 가족카페가 많이 생길 것이고 또 그래서 사방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인터넷으로 대화도 나누고, 효도의 기본인 소식전하기도 쉽게 실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명절이면 전 국민의 1/3이 고향을 찾는 효행 정신과, 5세부터 70세까지의 세대가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지적 수준과,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모여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저는 신입행원들에게 첫 월급을 받으면 고생하신 어머님에게 노트북컴퓨터를 선물하라고 조언합니다. 삶에 바쁘고 힘들었던 그들의 어머니가 이제 자녀를 취직시키고 조금 생긴 여유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넣기 위하여 노트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