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흥미롭게 읽은 책이라서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이 책에 대해서 바로 언급하기 전에 Robert D. Putnam이 쓴 Making Democracy Work(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란 책에 대해서 잠깐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90년대 쓰여진 정치학 서적 가운데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책으로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한 민주주의제도의 형성이 아니라 어떻게 민주주의 제도의 효과적 성취(performance)를 가능하게 할 것이냐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내용을 짧게 요약하자면, 이 책은 이제껏 권위주의적이고 중앙집권적이였던 이탈리아 정부가 1970년에 중앙집권체제를 깨뜨리고 지역으로 권한을 위임한 때부터 약 25년 동안 그러한 권한을 위임받은 지역정부의 제도적 성과와 그 성과의 차이의 원인을 질적 연구, 계량분석, 역사적 분석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Putnam은 ‘사회적 자본’이라는 용어를 통해 각 지역정부의 성과, 업적의 차이는 시민의 참여, 사회적 신뢰수준, 사회적 네트워크 수준, 협력적 정치문화의 유무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어진다고 설득력있게 논리를 전개해 가고 있습니다. 즉 조직과 지방정부의 성취는 흔히 생각하는 산업기술, 자원, 경제적 성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의 신뢰수준, 문화적 성숙,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구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에서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이다’라는 책과 연관시켜서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경제학, 경영학 서적에서 말하는 효율성, 리더쉽, 기술개발과 같은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기업경영과 기업생존을 조직론에 입각해서 한국기업의 문제뿐 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조직문화와 그로 인한 폐해를 현실적이고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적 자본에 대한 고려없이 시행되는 구조조정, 전문성, 기술력의 근원인 암묵지에 관한 협동게임 실패에 따른 조직정체(포스트 포디즘에서 정보단절점 증가), 동질적인 조직구성원과 개인주의적 조직문화로 인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부재 등과 같은 문제는 이제 기업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기업경영에 있어 기술개발, CEO의 사업결정, 정부정책만이 강조되어 왔는데, 그러한 것으로만은 해결될 수 없고, 기업의 발전과 생존에 필수적인 조직문화(Putnam의 논의에 따르자면 기업의 사회적 자본)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 경영학 책에서나 경영 일선에서 신뢰경영, 품질경영, 투명성 확보가 외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그 혁신정도는 미미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서 Putnam의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정부의 사회적 자본이 지방정부의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주었다면, 기업내부의 조직의 상호 신뢰수준, 소통용이성,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노사관계나 국민의 기업인식 등 기업의 사회적 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실적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증적인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단기적 이윤의 함정에 빠진 기업경영인이 아니라면 조직의 문화와 기업의 사회적 자본을 확충시켜 나가기 위해 조직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현실적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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