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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KBS 시사기획 쌈-베스트셀러, 우리시대 일그러진 자화상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31. 15:03

 

최근 우리 연구소의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중견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베스트셀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둘러싼 출판업계와 대형서점(인터넷서점 포함)들의 온갖 사기성 조작으로 엉터리 책들이 난무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책의 내용이나 질적 수준에 관계없이 이른바 마케팅이라는 미명하에 베스트셀러 만들기의 조작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베스트셀러 만들기 조작은 철저히 출판사나 서점이 일반독자들을 바보로 간주하여 우롱하는 사기적 행위로써 스스로 제살깍기에 불과한 어리석은 짓입니다. 예전에 엉터리 약장수들이 엉터리 약을 감언이설로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파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출판업계와 대형서점의 일상화된 베스트셀러 조작 행위는 결과적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서 멀어지게 할 뿐입니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사보니 무슨 쓰레기도 아니고 엉터리 투성이로 넘쳐나 독자는 사기당했다는 생각에 허탈함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두번 다시 책을 사볼  마음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출판업계 입장에서도 한두번은 사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베스트셀러 만들기로 계속 돈을 벌 수는 없습니다. 말하자면 출판업계 스스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줄이는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판업계에는 양서는 안 팔린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엉터리 내용의 책이나 수준이 형편없이 낮은 책들을 마치 양서인 양 포장하여 팔려고 하는 잘못된 행태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는다는 황당한 생각이 만연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이 아니라 기만적인 포장과 광고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기를 계속하게 되면 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어 전체 출판시장의 파이는 계속 작아질 뿐입니다. 출판시장의 파이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베스트셀러 만들기 조작이 더욱 극성을 부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작아진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테니까요. 이미 출판업계는 스스로 악순환의 고리에 깊이 빠져 있는 것입니다.

 

현재 출판업계나 대형서점 스스로도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즉, 출판업계의 자율적 규제만으로 베스트셀러 만들기 조작을 막는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베스트셀러 발표를 아예 하지 못하도록 하든지, 아니면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단체가 출판업계나 서점 그리고 독자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지표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를 선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양서에 관해 신뢰할만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양서 판매량도 증가하여 출판시장 전체의 파이도 커지게 될 것입니다. 

 

양서를 출판하게 되면 굳이 책값을 할인하여 판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른바 베스트셀러라는 책을 파격적으로 할인판매하는 것은 그런 책들이 사실은 제 값에 못 미치는 터무니 없는 엉터리라는 것을 출판업계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지금까지 출간한 서적에 대해 출판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할인판매를 못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시리즈는 정가판매 원칙이 지금까지 철저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가판매 원칙을 고수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지금도 여전히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연구소가 정가판매로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자들이 우리 연구소가 출간한 책의 가치를 올바로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독자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면 우리 연구소는 계속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양서를 출간할 동기부여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연구소라도 정가판매 실천을 해야 누군가가 그 뒤를 따다 출판시장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웃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정가판매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양서가 많이 팔리게 되고 정가판매제가 정착되게 되면, 출판시장의 전체 파이도 당연히 커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출판업계가 서로 양서 만들기 경쟁에 더욱 힘을 기울이게 되고, 양서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시장도 커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사실은 이미 출판업계나 대형서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저 알고만 있을 뿐, 그저 말로만 이야기할 뿐, 정작 자신들은 이를 실천하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들 스스로가 실천하지 않는데 누가 줄어드는 출판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수 있겠습니까?

   

중견 출판사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우연히도 어제  KBS '시사시획 쌈'에서  "베스트셀러, 우리시대 일그러진 자화상"이란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출판업계에 베스트셀러 만들기 조작이 얼마나 일상화되어 있으며, 국내 출판업계와 대형서점들이 얼마나 독자들을 바보취급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못 보신 분들께서는 한번 다시보기로 한번 시청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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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연출 : 신강문

■ 방송 일자 : 2008.04.01(화) KBS1TV 밤 10:00 ~




■ 기획의도

최근 베스트셀러를 믿지 못하겠다는 출판계의 지적이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지난 90년대만 해도 전국민적인 호응을 받는 밀리언셀러가 속속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재테크, 자기계발, 경제경영서 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베스트셀러가 마케팅 물량공세, 그리고 변형된 사재기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대형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이들 베스트셀러는 상당수가 출판사들의 편법 마케팅이나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몇주 반짝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베스트셀러가 많으며, 이들 만들어진 베스트셀러들은 출판 유통을 교란하는 나쁜 영향을 남기고 있다.

실용서들의 초강세 속에 달라지고 있는 베스트셀러의 양상속에서 우리 출판계의 어두운 부분인 사재기, 끼워팔기, 대형 서점의 매대판매 등 편법 마케팅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뛰어넘는 대안을 모색해본다.

■ 내용


1. 출판사들의 변형된 사재기의 실태는?

출판사가 개최한 저자 싸인회에서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동원한 사람들이 책을 구입하는 하는 사재기 현장, 신간 서적을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서 거의 반값에 판매하는 출판사, 그리고 만원 짜리 책을 사면 15만원짜리 상품권을 끼워주는 마케팅 등 도를 넘는 출판사들의 마케팅 즉, 베스트셀러 띄우기의 실태를 고발한다.

 

2. 대형 서점들의 매대판매 과연 바람직한가?

서울 도심에 있는 대형 서점들의 책 진열이나 책 판매 방법을 진단해 본다. 특히, 중소 출판사에서는 대형 서점들이 각종할인이나 쿠폰 등 행사 도서 위주로 책을 위주로 전시 진열한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시사기획쌈 취재팀의 심층 취재 결과 상당수 대형 서점들이 중앙 통로의 독자들의 시선을 받는 좋은 자리에 책을 진열해주는 조건으로 자리값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형 서점들이 암암리에 관행적으로 하고 있는 ‘매대판매’의 실상을 알아보고, 그 부작용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3. 동네서점의 절규, 도서정가제를 준수하라!

서울 변두리에서 200평 규모의 중형 서점을 운영하는 최모 사장. 요즘 최사장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바로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뿐만이 아니라 일부 출판사의 차별대우이다. 출판사들이 판촉을 위해서, 책 한권을 더 끼워주는 이른바 1+1 행사 등을 벌이는 데 이런 행사도서의 경우, 변두리 서점에는 아예 공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네서점은 점점 더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고, 더 큰 문제는 이런 것이 특정 서점 위주로 책이 팔리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변형된 사재기’의 일종이라는 점이다. 즉, 권위있는 특정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띄우기 위해서 출판사들이 출혈 마케팅을 한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동네서점에 이어 이제 중소서점도 대부분 무너지는 것이 시간문제이다.

 

4. 도서 출판 유통 정상화, 그 대안을 모색한다

이처럼 도서출판산업이 왜곡된 유통현실로 인해 겪고있는 어려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미래 지식기반 사회의 토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 학계, 출판계, 서점계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본다.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김광수경제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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