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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박한 새 출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2. 9. 08:46

15년 전부터 남편과 나는 부산을 떠나고 싶었다.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악연의 만남들이 우리를 지치게 했다.

상처를 많이 받은 것은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아서지만  남편은 무조건 고향으로 가고 싶어 했다.

부산이란 도시가 싫은 게 아니라  우리의 실패가 싫은 것이었다.

28년을 살았던 부산은 따뜻하고 물가가 싸고, 경치가 좋고 ,인심도 좋고 부족함이 없는 대도시였다. 

 

그후 15년 동안 사업도 실패를 많이 했지만  ,운이 좋게 지금 다니는 회사에 취업을 해서 4년을 다니면서 대전에 지점이 생기면 무조건 간다고 입 버릇처럼 말해 왔다.

 

몇 달 전 9월 추석을 며칠 앞두고, 대전에  새로 오픈하는 대형마트에 우리 회사 가 입점하기로 결정이 났다.

오랫동안 기다렸으나 소망이 이루워지니 얼떨떨했다.

그 때부터 남편은 시댁에서 출퇴근하면서 다녔고 나는 부산의 지점에서 후임자에게 마무리로 인수 인계 작업을 하기 위해서 두 달을 떨어져 살았다.

 

남편은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해주시는 새벽밥을 먹고 아버님을 회사까지 모셔다 드리고 서점에 가서 오후 11시가 넘게 일하고 12시가 다 되서 돌아 오는 생활을 하였다.

평생을 교직에 계셨던 아버님은 새벽 6시 30분에 아침 진지를 드시는 습관이 있으셔서 새벽 5시면 일어 나셔서 두 분이 움직이셨다.

 

생전 짜증이 없었던 남편은 몸이 피곤해서인지 전화 통화 중에 자주 짜증을 냈다.

남편과 막내가 직장과 가까운 거리에 투 룸의 빌라를 얻어 놨다.

 

막내가 먼저 기차를 타고 가고 나는 짐차가 떠난 후에 한시간 늦게 대전으로 왔다.

와보니 막내의 대학후배와 동기들이 와서 이미 짐을 모두 집안으로 들여 논 후 였다.

결혼 30년이 넘었는데 모든 짐을 버리고 1톤 트럭으로 한 대 분의 짐을 실고 왔다.

남편이 저가의 장농을 새로 사고 중고 화장대,세탁기를 사다 들여 놓았다.

세탁기는 시아버님이 사주셨다.

함께 서점을 하게 된 막내 시동생이 부엌용구, 욕실용구등을  모두 사다 놓았다.

짐의 정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시댁 어른들이 오기 시작했다.

 

아버님, 어머님, 큰아주버님, 형님, 안산의 큰 시누이형님, 막내 아가씨,서방님, 막내 서방님이 오셨다.

 

살림 솜씨 없고 바쁜 나를 배려해서 큰형님이 배추 김치, 총각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멸치볶음, 깻잎찜을 안산형님이 큰통에 총각김치, 무우섞박이를 새로 담가서 가져오셨다.

 

 

 아버님은 이삿 집에서는 자장면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큰상도 변변히 없어서  10식구가 이삿짐을 싸온 서점의 책 박스를 8개를 놓고 그위에 빈박스를 놓고 간짜장과 탕수육,군만두를 놓고 종이컵에 [복분자]술을 따르고 막내 시누이 서방님의 건배 선창을 듣고 한잔씩 마셨다.

아버님이 [연세대학교 동문회]에 가니까 그전에는 와인으로 건배를 했는데 이번에는 [복분자]로 하드라면서 집에 있는 복분자를 한 병 가지고 오셨다.

 

동남향의 밝은 집, 창문을 열면 아직은 어린 가로수가 죽 보이고 밤이면 자동차들이 지나가도 큰소리가 나지 않고 정겹게 느껴지는 풍경이 보이는 편안한 집을 잘 구했다.

 

집 바로 앞에 작은 밭들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우를 현장에서 뽑아 파는 모습도 보았다.덤으로 잔파도 듬북 뽑아 가게하고......

 

저녁에 장을 보러 나왔더니 집주변에 교회 십자가가 9개가 보였다.

50m 사방에,  우리 집 바로 앞에는 교회와 어린이집이 있고 예쁜 교회가 나란히 세개가 있다.

진잠 성당이 700m에 있다는 표지판도  있었다.

 

대전의 끝동네 서대전 개발이 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 .

앞으로 3년이내에 수많은 아파트가 들어 설 곳.

발전 가능성이  많은 유성구의 끝동네.

나는 이곳이 참 좋다.

 

11월 23일에는 시골 고향집에서 다같이 김장을 한다고 했다.

그 동안 우리만 멀리 부산에 떨어져 살아서 시댁의 경조사에 참석을 잘 못 했는데 이제 모든 일에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큰형님을 돠와 드려야겠다.

 

허리디스크 3,4번이 녹아서 없어져서 인공디스크를 넣는 수술을 하고 두달 가량 입원을 했던 큰시누이 형님은 [요양사 자격증] 을 받기 위해서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형님의 시어머니와 우리 어머니, 아버지께서 더 나이가 많아지시면 간병을 하려고...아버님은 현재 87세시다.

그 형님이 김치 두 통을 담가 온 것이다.

 

큰형님도 골다공증 후유증으로 척추뼈가 부서지며 신경을 건드려서 대수술을 받은 지 일년이 안되었다.

 

이제 그동안 받았던 사랑의 빚을 조금씩 갚아 가야 할 시기가 왔다.

 

결혼 31년째, 한달 후면 58세가 되는 내가 투룸의 월세 아파트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모두 이 집에서 좋은 꿈을 꾸라며 부자 되라고 축복을 해주었다.

 

부산에서 얻은 큰 수확이 두아들을  비교적 잘 키운 것이라면 . 대전에서는 나 자신을 다시 찾고 남편과의 정도 깊어지며, 며느리를 보았을 때  좋은 시댁을 만났다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은 소망을 갖아 본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대접을 나 스스로 최선으로 잘 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책임과 의무에만 전념을 했고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이  왔다고 판단 되기 때문이다.

 

건강, 외모, 시댁에 대한 의무, 그것에 주력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최고 시댁인 밀양 박씨!

규정공파 26,27,28대손들과 동서형님들, 손아래 동서들 ,동서 아즈버님, 서방님들, 시고모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에게  진 사랑의 빚을 이제 갚아 나갈 시기가 온 것 같다.

 

나는 여러 가지면에서 축복 받은 사람 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 진다.

 

 

 

 

 

출처 : 모과 향기
글쓴이 : 모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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