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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Leader를 꿈꾸는 Reader ③]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할 것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2. 13. 21:18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사고력!


독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정보가 아니다. 독서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생각하기 위함이다. 내 안으로 들어온 새로운 지식을 재료삼아 깊이 생각을 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다. 독서를 통하여 사고력을 얻으려 하지 않고 정보만을 얻는 이들은 오래 가지 못한다. 스스로 깨닫는 즐거움을 알지 못하면 언젠가는 공부의 한계에 다다르게 되고 이때부터 독서의 즐거움을 놓치기 때문이다. 많이 아는 동시에 깊이 깨달아야 정보를 자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깨달은 지식을 널리 전파할 수 있다. 해석이 없는 정보는 단순한 자료에 불과하다. 자료를 유익한 지식으로 전환하려면 ‘철저한 분석, 맥락의 이해,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 등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닌 사고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필자가 4~5살이었을 때, 우리 집 마당에는 펌프가 있었다. 꼬마였던 나는 어른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펌프질을 하곤 했지만 물이 나올 리가 없다.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 바가지의 물을 펌프 안에 붓고서 펌프질을 해야 한다. 이 한 바가지의 물로 인해 땅밑에 있던 물이 올라와 콸콸 쏟아진다. 이때 펌프 안에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독서는 마중물이다. 독서를 지속하면 이전에 읽었던 내용과 오늘 읽은 내용이 자연스레 연결되기도 하고, 나의 경험 혹은 얼마 전에 동료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몇 장의 책을 읽으며 새로운 내용물을 내 안에 넣으면 더 많은 것들이 내 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이것이 독서의 희열이고 유익이다. 독서를 통해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사고력과 전문 지식을 얻어야 한다.

한국외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독서 강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책 읽을 시간이 없으니 요약본을 읽으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요약본을 읽으며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이에 대한 답변은 독자의 지적 수준과 독서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한 분야에 대하여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어떤 책의 완역본을 모두 읽어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수단으로 요약본을 읽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혹은 단기간에 많은 자료를 훑으며 정보를 수집해야 할 때에도 요약본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 요약본은 이미 내공을 갖춘 이들에게 유익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목적을 위하여 독서를 할 때에는 요약본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요약본을 읽으며 어떤 책이 자신에게 필요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 정도로만 활용하라.

일반적인 목적이라 함은 독서를 통하여 사고력과 창의력, 상상력을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짧게 요약된 텍스트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이미 전문지식과 내공이 있는 이들에게는 요약본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독서를 처음 시작한 이들에게는 정보 그 자체보다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사고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독서 입문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다.
 

구미시립도서관에서 원고를 쓰다가 앞에 앉아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방학 숙제로 문제집을 풀려던 참이었는데, 한 녀석이 문제집 뒤편에 있는 정답지를 찢어 친구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기특하기도 하고, 이 녀석들이 왜 정답지를 찢는지 궁금해졌다. 형곡초등학교를 다니는 조환래, 황규홍 두 어린이와의 대화다.

“방학 숙제하니?” “네.”

“근데, 정답을 왜 찢어?” “보고 하면 안 되잖아요.”

“공부가 재밌어?” “아뇨.”

“그러면 그냥 정답지 보고 하면 빠르잖아.” “안 돼요. 그러면 들켜요.”

“어떻게 들켜?” “정답이 다 맞으면 선생님이 알잖아요.”

“중간에 하나 둘만 일부러 틀리면 되지.” “그러면, 나중에 시험 칠 때 탄로 나요.”

“진짜 실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네.” “(머뭇거리다) 네.”

“그래, 진짜 실력이 중요해. 그러니까 문제를 직접 풀어야 해. 그치?” “네.”

우리에게도 진짜 실력이 필요하다. 그저 그렇게 따낸 학위보다 진짜 실력이 필요하다. 가짜 학위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진짜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빠른 길을 선택하지 말고 깊이를 추구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텍스트를 찬찬히 읽어나가자. 그러면 가짜 실력이 탄로 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정직한 그 녀석들이 대견하여 아이스크림을 사 주고 싶었다. 이들에게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겠냐고 물었더니 수줍게 ‘엔쵸코’라는 아이스크림을 말했다. 나는 ‘돼지바’를 먹으려다가 그들의 선택을 따랐다. 나보다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전문가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다. 아이스크림은 굉장히 맛있었다. 역시 전문가의 조언은 유익을 준다. 만약 이 책을 읽는 분들 중에 나를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책의 내용을 여러분들의 독서 생활에 적용해 보시길 바란다. 유익이 있을 것이다. (필자보다 깊은 내공의 전문가가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언젠가 나에게 조언을 주시면 참으로 좋겠다.)

훌륭한 책이라면 완역본을 읽으며 온전히 흡수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라. 훌륭한 책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시간을 벌어들이는 행위다. 책의 의미를 곱씹고, 이해하기 위해서 정리도 하며 읽어라. 안철수 의장은 좋은 책을 만나면 밤을 새워 독서한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4시간을 자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고 지성을 연마시켜 주는 책에 빠져드는 것도 좋다. 잠을 자느라 알지 못했던 새벽 시간에 독서의 세계를 걷는 것도 좋다. 당신을 흔들어 깨울 훌륭한 책이라면 기꺼이 당신의 삶으로 끌어들이길 바란다.

독서의 또 다른 목적은 상상력을 얻는 것이다. 축적된 학문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상력을 갖고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싱가포르의 영웅 리콴유는 독서의 유익함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나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독서가 주는 더 큰 유익은 나의 상상력을 항상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나는 독서를 통한 상상력으로 지금의 싱가포르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싱가포르는 나의 독서 상상이 하나의 실체로 나타난 것일 뿐입니다.”

독서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상상력은 역사를 만들어간다. 고전이 위대한 것은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새로운 것들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보의 나열만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르기는 힘들다. 세상을 해석하고 변혁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위대하고 숭고한 사상이지, 희귀한 정보가 아니다. 독서를 처음 하는 이들이라면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자기만의 주견이 갖춰져야 정보를 효과적으로 가공하고 재생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그냥 정보일 뿐이다. 해석하고 가공할 능력이 없으면 정보를 통하여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거듭 말하건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사고력이다.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은 완역본을 읽으며 저자의 사유 흐름을 따라가라. 이것이 독서의 목적을 실현하고 독서의 유익을 얻는 길이다.

출처 : 프랭클린플래너 유저들의 모임
글쓴이 : jod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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