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로마서를 기록한 사람은 사도 바울이다(롬 1:1). 초대 교회 이후로 이 점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바울이 기록한 다른 서신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로마서에 담긴 교리적인 내용들은 사도 바울에게 늘 나타나고 있는 전형적인 내용들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 저작 연대와 장소 이 편지는 바울이 그의 제3차 선교여행을 끝마칠 무렵, 곧 A.D. 57년경에 기록되었다. 한편 바울이 석 달 동안 헬라에 머물러 있었고(행 20:3), 편지를 로마에 전달할 사람으로 겐그레아 교회의 여집사인 뵈뵈를 추천한 점으로 보아(참조. 16:1) 이 편지는 고린도에서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 저작 동기와 목적 사도 바울이 이 편지를 기록했을 때 그는 자신이 해낼 수 있는 한 지중해 동쪽의 복음 전도 사역을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이제 그는 그의 눈을 서방으로 돌리고 있었다. 바울의 서방(스페인) 선교계획에 있어서 로마는 전략적인 요충지였으므로, 그는 로마 교회의 협력을 받아야 했다. 로마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리적인 내용들도 바로 이러한 동기에서 기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로마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위대한 은혜와 무한한 자비를 이해하게 하며, 이 은혜와 자비가 너무도 놀랍고 모든 사람들에게 조건없이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 복음 전파는 절대적으로 긴급하며 로마 교회도 여기에 동참해야 함을 보여 주려 했던 것이다.그러나 바울은 곧 바로 로마에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의 가난한 성도들을 위해 이방(바게도냐와 아가야) 교회 성도들이 모급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참조. 롬 15:25-28). 따라서 로마로 가는 대신 바울은 그곳의 성도들로 하여금 그의 방문을 예비하도록 이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사도 바울이 로마서를 기록한 목적은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할 수 있다. (1) 스페인 선교 계획과 관련하여 앞으로 있게 될 로마 교회 방문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기록했다(1:10-15; 15:22-29). (2) 사도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로마 교회에 하나님의 구원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했다. (3) 전체적인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갖는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했다. 당시 로마 교회에서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율법주의적인 사고에 빠져 있었으므로 로마 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방인 XP인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14:1-6). |
사도 바울은 모든 인류가 처해 있는 영적인 상태를 개관함으로써 로마서를 시작한다. 그는 유대 인이건 이방인이건 모든 인류가 한결같이 죄인이며, 구원 받아야 할 존재들이라고 보았다. 이 구원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서 완성한 구원 사역을 통해 마련해 놓으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믿음으로 이 구원을 받아들여야 한다. 믿음으로 얻는 구원-이것은 아브라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이 인간을 대하시는 원리이다. 그런데 구원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경험에 있어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죄와 율법,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논리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자유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연합하며, 성령의 임재와 능력 속에 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그리고 나서 바울은 이스라엘도 역시 비록 현재로는 불신앙의 상태에 있지만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계획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 준다. 현재 이스라엘은 남은 자들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이스라엘 전체에게 구원받을 때가 올 것이다(11:26). 이 편지는 독자들로 하여금 교회와 세상에서의 실제적인 삶을 통해 그들의 믿음을 완성하라고 권면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
로마교회의 성격 로마 교회가 사도 바울에 의해 세워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롬 1:10-15; 15:20-22). 사도 베드로가 이 교회를 세웠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매우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예루살렘 공의회가 열렸을 때(A.D.50년경, 베드로는 아직 예루살렘에 있었는데 로마 교회는 A.D. 49년 이전에 존재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에 바울이 로마 교회에 로마서를 보냈을 때 그곳에 베드로가 있었다면, 분명히 그 사실을 언급했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예 서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마 교회가 사도들에 의해 세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로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교회는 누구에 의해서, 그리고 언제,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가? 사도행전 2:10에 따르면, 오순절에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 중에 '로마로부터 온 유대 인과 유대교 개종자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들이 로마로 돌아가 그 곳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수고한 결과, 로마에 XP인들의 공동체가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이다.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로마서를 보냈을 당시, 로마 교회는 이미 규모가 상당히 컸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이러한 추측은 교부 클레멘트(Clement of Rome, A.D.96년)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는데, 그는 A.D. 60년 중엽 네로 황제의 박해 때 '무수히 많은 성도들'이 순교했다고 말했다. 로마 교회는 유대 인들과 이방인들이 섞여 구성되어 있었으며, 수적으로는 이방인들이 우세하였다
(참조. 1:1-15; 15:14-16; 11:13-16장에 언급된 인물들의 대부분은 로마나 그리스 출신이다). 한편, 로마서에서 바울이 어떤 특별한 권위를 지닌 인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로마 교회는 아직 중심적인 조직 기구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