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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한산성’의 노래 김훈 소설 돌풍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4. 14. 09:50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국내소설로는 드물어

  

김훈(59)씨의 소설 〈남한산성〉이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6일 출간된 〈남한산성〉은 5월 첫쨋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며 침체에 빠진 한국문학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의 주요 온오프 서점 집계를 종합해서 3일 발표한 순위에서 〈남한산성〉은 〈파페포포 안단테〉와 〈향수〉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 집계에서는 소설 부문 1위이자 종합 5위에 올랐으며, 알라딘은 종합 2위, 예스24는 종합 4위였다. 국내 소설이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른 것은 공지영씨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반년여 만이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조정이 47일 동안 성 안에서 버티다가 삼전도로 나아가 청 황제 앞에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 숙이는 치욕의 항복 의례를 표한 일을 다룬 작품이다. 〈남한산성〉의 인기는 우선은 검증된 베스트셀러 〈칼의 노래〉의 작가가 쓴 신작이라는 점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독자(아이디 kyophc)는 이렇게 썼다.


“마치 사관(史官)이 기록하듯 사사로운 감정이나 표현을 쓰지 않고 다만 사람과 목소리와 모양을 묘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여 잠시 읽기를 중단하고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고, 목젖이 뜨겁고 명치가 답답해 숨을 골라야 했다. 〈남한산성〉을 덮고도 그 먹먹함과 뜨거움과 답답함이 여전히 나를 짓누르니 과연 김훈이고, 김훈의 작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소설을 최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해서 읽는 독법이다. 청의 대군이 성을 포위한 가운데 마냥 성 안에 머물러 있다가는 결국 굶어죽을 것이 뻔하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 처지가 에프티에이를 전후한 우리의 상황과 흡사하다고 보는 것이다. 책을 낸 학고재 출판사의 손철주 주간은 “소설 〈남한산성〉에는 작가의 이념과는 별개로 인간과 세계를 보는 여러 관점이 들어 있고, 그 점이 독자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의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2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사인회에는 300여 명의 독자가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서점 사인회말고도 대학과 기업 등의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이달 29일과 6월9일에는 ‘김훈과 함께하는 남한산성 답사’도 예정돼 있다. 〈남한산성〉의 선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문학과 출판 관계자들은 기대 속에 지켜보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출처 : 본연의 행복나누기
글쓴이 : 본연 이해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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