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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빠를 바꿨으면 좋겠어’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4. 14. 09:49

» <마두의 말씨앗>

 

 

만일 내가 뱉은 말이 씨가 되어 그 어딘가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면, 또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하고 가시가 되어 누군가를 콕콕 찌르고 있다면…….


〈마두의 말씨앗〉은 그런 생각의 바탕에서 출발했지만, ‘말조심의 교훈’보다 ‘아빠와 자녀 사이의 소통의 문제’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집에만 오면 텔레비전과 신문을 보다 잠에 곯아떨어지기 일쑤이고, 아이의 질문을 귀찮아해 대강 얼버무리고, 번번이 약속을 잊어버리는 아빠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이런 아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젊은 아빠들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자기 연찬을 위해 새벽과 늦은 밤 시간까지 할애해야 하는 요즘 여건으로 보아 적지 않을 것이다. 바쁜 아빠들이라면 가슴이 뜨끔할 일이다.


마두는 늘 입버릇처럼 ‘아빠를 바꿨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내뱉는다. 마두가 그 말을 백 번째로 내뱉었을 때, 거짓말처럼 하늘나라에서 말씨앗을 관리하는 ‘꽃감관’이 내려와서 말씨앗이 힘을 얻었으니 싹을 틔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빠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단 네 번뿐이고, 아빠를 바꿀 때마다 진짜 아빠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잃게 된다는 것이다.


마두는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 오냐 아빠’로 바꾸지만, 여전히 새 아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저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기회는 단 한 번뿐! 새 아빠를 찾느냐, 진짜 아빠를 찾느냐의 기로에 선 마두는 독자의 예상대로 진짜 아빠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진짜 아빠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이미 아빠는 서천꽃밭에서 꽃으로 변해버렸고, 꽃밭에는 똑같은 꽃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아빠를 찾은 마두는 말한다. ‘아빠, 같이 목욕하러 가요.’ 그렇다. 아이들의 소망은 이렇게 작은 것이다!


결말이 보이는 빤한 교훈을 담고 있지만, 제주도 구전신화 ‘원천강 본풀이’의 내용을 차용하여 맛깔스러운 동화로 빚어냈다. 또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수한 입말로 서술한 점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초등 저학년. 문선이 지음, 정지윤 그림. ※사계절/7800원.


원유순/동화 작가 darium@hanmail.net

 

<한겨레>

출처 : 본연의 행복나누기
글쓴이 : 본연 이해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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