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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브라운관 속 절정의 푸르름 - 보성 녹차밭 열차 여행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3:33

 

브라운관 속 절정의 푸르름

-‘보성 녹차밭 열차 여행’ 편 방송 후기-

 

요즘은 열차 차창 밖이 정말 아름다운 시기다. ‘싱그럽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할까.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대지가 마치 자라나는 어린아이 같다. 보성 녹차밭을 화면에 담고 싶었던 이유는 이 ‘싱그러움’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만족스런 여행지로 검증된 곳이지만 작년엔 여러 가지 이유로 다루지 못했던 곳. 그 보성 차밭이 절정에 이르렀다.

 

우리 프로그램은 날씨에 민감하다. 야외에서 찍는 분량이 많은 만큼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그림이 예쁘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날씨를 감안해서 촬영일을 정하고,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분위기다. (봄, 가을 잠깐씩을 빼고는 촬영지가 덥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나인 건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특히 촬영 순서와 방송에서 소개되는 순서는 다를 때가 많은데 날씨가 오락가락하면 영상이 튀기도 하고, 어서 찍고 이동해야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 난감할 때도 있다. 보성편도 방송에서는 대한다원의 녹차밭, 백록다원의 녹차 체험의 순으로 소개됐지만 촬영 순서는 녹차체험이 먼저였다. 그런데 체험 때는 쨍쨍하던 햇빛이 녹차밭 풍경을 담으러 가니 자취를 감추고, 날이 흐려지며 비가 올 태세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맑고 눈부신 날씨는 포기해야해 아쉬웠다. 

 

체험 촬영에서 체험객 섭외는 필수다. 오늘의 체험객은 ‘전국 관광협회’에 소속된 분들. 녹찻잎을 따고, 섭씨 200도의 가마솥에서 타지 않게 잘 덖어서 비비기를 반복해 건조하면 우리가 먹는 녹차가 완성된다. 얼마나 덖고 비비느냐에 따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체험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향이 나올 때 ‘덖기’를 그만두면 된다. 백록다원의 백종우 사장님은 “차쟁이들은 찻잎을 덖을 때 쾌감(?)을 느낀다”고 말씀해, 체험객들이 너도나도 그 쾌감이 무엇인지 겪어보고 싶어했다. 약간은 어설프지만 재밌어 하는 유익한 체험 광경을 담은 것이 우리의 목적. 3시간의 녹차체험 내내 체험객들은 최선을 다해주셨다.   
 
지방에 내려가면 지자체 홍보팀이나 공보과에서는 송구스러울 정도로 최선을 다해 도와주신다. 빠듯한 일정상 식사할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그 분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촬영지 곳곳을 돌아 다시 역까지 차량도 지원해주시고, 하루종일 함께하며 이 곳 저곳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길지 않은 방송을 위해 도와주시는 지자체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은 ‘웰빙광장’에서 지역을 더 잘 소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신한다.

 

이 날은 죄송함이 극에 달했는데, 정종해 보성군수님과의 만남 때문이다.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는데 일정상 시간이 맞지 않아 정중히 사양했더니 촬영장까지 직접 오셔 방송에 대한 관심을 보이셨다. 그런데도 잠깐의 인사말씀을 나누고는 녹차 음식 촬영 때문에 군수님과 식사조차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기도 했다. 양해 말씀을 구하고 이 또한 좋은 방송으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촬영지의 경치가 워낙 뛰어나면 촬영감독님은 “어떻게 잡아도 그림이 된다.”고 하시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다원 녹차밭은 실제로 보니 어찌나 푸르고 싱싱한지 장관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뛰어난 경치 덕에 방송이 나가고도 반응이 좋았는데, 이럴 때는 경치를 잘 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부담이 없어지니 풍경에 감사하게 된다. 영원할 것 같던 녹차의 아성도 작년 시중 몇 개사의 농약 녹차 파문으로 무너지고, 녹차 자체에 대한 소비가 줄면서 녹차의 상징이었던 보성은 억울한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깨끗한 녹차를 입증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신뢰를 얻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보성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 촬영 일정


보성역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열차 이동시간이 긴 점을 감안, KTX가 정차하는 송정리역이나 광주역에서 버스를 이용해도 좋음) → 대한다원(1,2 다원이 있으며 녹차밭 풍경 감상 위주) → 백록다원(예약했을 경우 녹차체험 가능) → 서재필 기념관(공원에 기념관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으며, 지역민들은 율포 해수욕장 여행을 더 추천함)

 

 방송 보러 가기

 

(방송일 08/05/22, 촬영일 08/05/16)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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