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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KTX 시네마 나주 여행방송 후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3:35

 

 

따스한 기운과 평온한 마음을 담은 카메라

-‘KTX 시네마 나주 여행’ 방송 후기-

 

 

'호남의 경주' '작은 한양'. 처음 나주를 소개받은 건 홍보실에 같이 근무했던 한 차장님께였다. 두 번의 나주 여행 후에 나주의 평온함과 따스함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지도를 펴들고 차근차근 나주의 매력을 알려주셨다. 덕분에 워낙 환상을 가지게 된 터라 한 번쯤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싶었지만 40회가 넘도록 그러지 못하다가 41회째, ‘KTX 개통 4주년을 기념한 KTX시네마 홍보’라는 특별한 기회에 KTX 정차역이 있는 나주를 촬영지로 선정하게 되었다. 

 

영화객실 KTX 1호차에 타며, 워낙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나는 영화와 열차를 함께 느낀다는 것이 기분 좋았지만 다른 승객들도 그렇게 느낄지가 늘 의문이었다. 이동 시간 2시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영화 한 편을 보는 게 웬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금요일 저녁시간에 서울로 돌아오던 상행선 열차에는 영화객실을 이용하는 손님도 많고, 반응도 좋았다. 특히 인터뷰 했던 분들은 이동하는 동안에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최신 개봉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없는데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 신선하다고 하셨다.

 

나주는 끝없는 평지가 아름답다. 보통 촬영 장소 중에 산이 있으면 촬영팀은 꽤 큰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산지이면 시간과 노동을 절약할 수 있지만 아닌 경우 산꼭대기까지 무거운 장비를 들고 등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에서야 산 정상의 모습은 잠깐이다.) 이런 면에서도 나주는 고맙고도 예쁜 고장이었다. 눈에 띄게 다른 나주만의 특징은 산 보다는 평지가 많으며, 산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드넓게 펼쳐진 평야, 이름도 배꽃 마을일 정도로 배꽃이 펼쳐진 넓은 지역. 그리고 그 위를 빠르게 달려가는 KTX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우리 카메라는 창밖을 찍고 또 찍었다. 

 

나주편의 메인은 천연 염색체험이다. ‘쪽빛으로 물들어가는 봄 여행지’가 컨셉이기 때문. 천연염색 무형문화재 선생님은 직접 염색 과정을 보여주며 인공 염색과는 다른 천연 염색만의 매력을 잘 설명해주셔서 방송이 더 살 수 있었다. 쪽물 염색은 발효의 원리로 하는 것이어서 물에 담갔다 뺄수록 색이 진해지는데, 한층, 한층 푸르러져서 나오는 천들이 마치 시련을 겪고 나면 한층 성숙해지는 사람처럼 어른스러워 보인다. 한옥집 마당에 널린 천들이 쪽빛으로 펄럭이는 모습이 방송을 타자 “아 예쁘다!”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나주는 홍어가 유명해 '홍어의 거리'가 따로 있다. (홍어의 거리에는 TV에 나오지 않은 집이 거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우리의 촬영을 도와주신 나주시 관계자 분은 영산강에서 잡히는 홍어를 묵혔다가 만드는 '나주 홍어'에 특히 더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 메뉴는 꽤 다양하다.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김에 싸먹는(나주 지방은 김에 싸먹는다고 한다.) 그 이름도 유명한 삼합, 홍어의 내장을 넣고 끓이는 '애국', 약간은 매운 홍어무침, 쫀득쫀득한 홍어 코와 얼렸다가 먹는 홍어 거시기까지 식탁 위에 올랐다. 촬영을 핑계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니 행복한 마음도 들었다.

 

짧은 방송시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이 자칫 화를 부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나주의 평온함이 우려를 잠재워 준 것 같다. 따스한 햇살이 방송에도 잘 스며들어 다행이었다.
(방송일 08/03/27 촬영일 08/03/22)


- 촬영 일정 -
나주역 → 무형문화재 정관채 선생님 자택(사전 연락은 필수, 댁에서 직접 담근 쪽물 항아리와 염색된 천들로 마당이 가득함) → 천연염색 문화관(사전 예약 후 염색체험 가능하며 천연염색과 관련된 물품 구입도 가능) → 홍어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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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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