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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억의 신혼열차 경주여행’ 방송 후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3:34

 

 

  뜨거웠던 사랑의 기억

-‘추억의 신혼열차 경주여행’ 방송 후기-

 

촬영을 다녀와서 재밌는 방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목요일 아침에 방송하러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걱정이 앞서고, 발걸음도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추억의 신혼열차 경주 여행’편은 촬영 후에도 방송이 기대되게,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 아이템이었다. 여기서 ‘재밌는 방송’이란 ‘얘기(꺼리)가 되는 방송’ 그리고 ‘열차의 매력이 잘 드러난 방송’이다.  

 

 

 

과거 신혼여행지로 유명했던 경주로 다시 떠나는 열차, 대전에서 300여 명의 부부 및 가족을 모객해 출발, 경주와 부산을 1박 2일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초 이번 방송의 기획 의도는 관광 전용열차인 ‘레이디버드(일명 무당벌레 열차)’ 소개였는데, 방송 후에 ‘레이디버드’ 뿐 아니라 ‘추억의 신혼열차’ 자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아마도 신혼시절의 설렘과 결혼하던 때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지.

 

이벤트 칸에서는 ‘다시 하는 프로포즈’와 ‘결혼기념일 축하파티’가 한창이다. 이미 결혼 10년차, 20년차인 부부들이 “내 사랑을 받아줘! 제발!”이라고 외치고,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들이 따뜻한 축하를 받고, 노래도 부른다. 이렇게 열차 안 촬영 분량이 많으면 마음이나 몸이 편한 편이다. 이유는 첫째, 여행객들이 어디로 도망(?)가시거나 비적극적으로 행동하실 염려 없이 오히려 열차 내 프로그램을 즐기시고, 둘째,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촬영을 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수고가 덜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날은 열차 안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분이 방송을 잘 아는 분이어서 촬영을 위해 “하나,둘,셋, 하면 불어주세요. 자~ 다시 한 번 더~”하며 리액션이나 인터뷰도 잘 이끌어내 주시니 감사한 일이었다.

 

 

결혼식을 다시 치러주는 리마인드 웨딩칸은 인기 폭발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의 예약까지 마감되었더랬다. 부부들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다시 입어보고 예쁘게 장식된 열차 마지막 칸에서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인데, 다시 입는 웨딩드레스가 그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곱게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 주름은 늘었지만 애잔하게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시던 모습을 보자 직감적으로 ‘그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직업병인가보다.) 카메라 앞에서 수줍게 발그레해진 볼. 치수는 늘어났지만 새하얀 드레스. ‘아름답다’는 말은 나이가 들 수록 잘 어울리는 말은 아닐지. 그 순간만은 다시 새신랑, 새신부가 된 듯 칭찬에 행복해하고, 축복받고 싶어들 하셨다.

 

 

 천마총, 첨성대, 안압지, 불국사. 워낙 유명한 경주의 여행지들을 소개하는 만큼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 그 중 불국사는 작년에 발견된 극락전 황금돼지를 중심으로 촬영했는데, 실제로 여행객들은 익숙한 불국사의 풍경 안에서 황금돼지를 중심으로 절을 관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금돼지의 해에 발견된 극락전 현판 뒤에 숨겨진 황금돼지. 그리고 극락전 앞에 설치된 황금돼지 조형물은 복을 불러다 주는 길조로 여겨져 인기 최고다. 부모님들은 돼지 조형물을 만지고 또 만지며 평생 금슬 좋은 부부로 살기를 기도하지는 않으셨을지. 나도 기도를 남기고 돌아왔다.

 

평생을 부부로 살면서 깨소금 쏟아지던 신혼 시절을 떠올리기는 힘들다고들 한다. 나는 아직 미혼이지만, 추억의 신혼열차가 고된 부부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옛날을 추억하게 해주고 있다는 느낌은 전해졌다. 더불어 우리 촬영팀과 방송분까지 행복하게 해주었음은 물론이다. 

 

 

* 촬영 일정

 

대전역 → 경주역(대전에서 출발하는 ‘레이디버드 추억의 신혼열차’는 대전지사에서 운영하는 비정기적 상품이지만 이 날의 호응도를 볼 때 앞으로 정기 상품으로 운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함) → 천마총 → 첨성대 → 안압지 → 불국사 (천마총과 첨성대는 경주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이며, 경주역에서 10번 버스를 타면 웬만한 유적지는 다 돌아볼 수 있음)

 

 방송 보러 가기


(방송일 08/05/15, 촬영일 08/05/10)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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