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KTX 타고가는 대전 과학여행’ 방송 후기

 

 

난관을 헤치고 과학의 세계로

- ‘KTX 타고가는 대전 과학여행’ 방송 후기 -

 

 

이 블로그에 들어올만큼 철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모두 아시는 사실이겠지만, KTX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KTX 개통역이 있는 도시간의 출퇴근과 통학, 그리고 ‘하루만의 여행’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안전성, 정시율, 서비스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하루만의 여행은 매일이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한반도의 먼 곳 어딘가를 날지 않고(?) 밀리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선물이 된다. 아직도 KTX 객실에는 낮은 목소리로 전화기에 대고 “나 지금 KTX 타고 밀양 내려가잖아~ 이따 저녁에 올라올거야~” 정도의 들뜬 대화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직 KTX를 타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서울에서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도시, 대전으로의 여행이 어떨까 싶어 잡은 이번 아이템은 ‘KTX 타고가는 대전 과학여행’이다. 특히 대전역 바로 앞에서는 대전 시티투어 버스가 출발하니 열차 여행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유난히 난관이 많은 촬영이 되었으니, 가는 곳마다 골칫거리가 생겼다.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가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과 와 ‘국립중앙과학관’을 잇는데, 당연히 우리 프로에서 다루고자 했다. 드디어 자기부상열차를 타보겠군 하던 기대는 전기 과부하로 인한 1일 운행 중단 때문에 물거품으로 바뀌고, 자료화면을 쓸 것인가 구성에서 뺄 것인가 하는 고민만 남았다.(결국 자료화면으로 방송에 소개됐다.) 메인 체험이었던 헬륨가스 열기구는 바람이 강해 운행을 멈추었고, 거기다 그림 좋겠지 상상했던 국립중앙과학관의 로봇체험은 기대에 못 미쳐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해야 했다. 엑스포 과학공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전경을 찍어야 하는데 한빛타워에서는 역광에 유리관 때문에 불가, 옥상이 있는 건물은 입장 금지되고, 결국 옆 놀이공원의 관람차에 올라 찍었으니, 촬영 다니면서 놀이공원에 들어가보기도 처음이었다.   

 

대전엑스포는 ‘국민학생’이던 시절의 내가 알던 엑스포로 잘 관리되고 있지는 않았다. 끊이지 않고 여행객들이 멀리서 찾아오게 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했다. 각 시뮬레이션관, 국가기관이 들어와있는 에너지관 등, 시설들의 기획 의도는 웅장했지만 사람들을 끌어들일만한 이벤트나 적극적인 홍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옆의 꿈돌이동산 놀이공원은 대전 시민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고 있는 듯했다. 이럴 때 난감해진다. 실제로 찾은 여행지가 예상과는 다르다면, 소재를 바꿀 것인가, 구성을 바꿔 다시 만들어볼 것인가, 아니면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할 것인가 말이다. 섭외하고 구성까지 마친 돌이킬 수 없는 상황과 시점이라면. 현장에서 닥치는 문제를 해결해 즉석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재구성해봐야 하는 것. 이것이 그 날의 임무였다. 

 

다행히 체험관에서 과학 수업을 듣고 직접 과학 도구들을 만져보는 아이들의 모습과 평소에 만나기 힘든 갖가지 기구들, 재밌는 수업내용, 그리고 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노벨 탐험전이 색달랐다. 특히 그 공정성으로 정평이 난 노벨상의 창시자 노벨의 일생을 다룬 ‘노벨 탐험전’은 내 마음에도 많이 와 닿았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얼마나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는가. 의도하지 않게 자신이 만든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 살상을 목적으로 쓰이게 되면서, 그의 생전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외부 뿐 아니라 그의 내부에서 일었을 짐작하기 힘든 마음의 죄책감은 또 얼마나 컸을까. 이를 계기로 그의 유언을 통해 탄생한 노벨상. 그 상을 통해 노벨은 인류에 다시 공헌을 하고, 후손들은 그 혜택을 보고 있다. 그의 아픔이 결국 6개의 노벨상으로 승화돼 영원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길이 남을 과학자 노벨. 그를 대전에서 만난 것은 갖가지 과학체험 못지 않은, 자랑하고픈 큰 소득이었다.

 

 

* 방송일 6/19 촬영일 6/14

* 촬영 일정
대전역 → 대전시티투어버스 → 국립중앙과학관(‘노벨탐험전’이 8월 말까지 열림) → 엑스포 과학공원(체험관, 헬륨가스 열기구, 자기부상열차로 국립중앙과학관까지 이동 가능) → 시민천문대(저녁에 별 관찰을 위해 천장이 열림. 토요일 저녁에는 별을 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별밤음악회가 열림)

 

다시보기주소 : http://news.kbs.co.kr/article/economic/200806/20080619/1581268.html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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