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재발견, 진주
- ‘경전선 진주역 옛 문화 체험 여행’편 촬영 후기-
경남 진주는 저희 부모님의 고향입니다. 친가도 외가도,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도 그 곳에 있어 어릴 때부터 해마다 찾지 않은 적이 없는 곳, 그래서 그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익히 알고 있었죠. 그대로 두어도 아름다울 ‘촉석루’와 ‘진양호’, ‘진주성’은 그러나 ‘웰빙광장’에서 소개하기에는 밋밋합니다. 진주의 딸(?)로서 ‘남강 유등축제’ 기간이 아니면 정녕 방송에 소개하기 힘들까 싶던 찰나, ‘토요일은 진주로!’ 토요 상설공연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진주를 찾았습니다.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촉석루. 아래에는 논개가 뛰어내렸다는 의암바위가 있고, 옆으로는 고즈넉한 진주 박물관이 자리합니다. 토요일 오후면 진주 검무, 오광대놀이 등 전통 공연이 무료로 열리는데, 색색깔의 옷을 입고 왕 앞에서 추었다는 ‘검무’를 카메라에 담고 나니 한바탕 왁자지껄 ‘오광대 놀이판’이 벌어집니다. 찾는 지역마다 지리적인 특성과 역사적 상황에 맞게 풍습과 문화는 당연히 다른데요. 광대놀이 역시 지역적 특성에 맞게, 사투리에 맞게 새롭게 태어난다는 게 확연해 보였습니다. 입으로 전해내려 오다가 진주 사투리에 맞게 각색됐을 놀이판. 진주 사투리를 잘 알아듣는 저야 문제없지만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애먹으실 수도 있겠더라고요.
소싸움을 하는 소들은 정말 힘들어합니다. 무더위에 자기 몸의 무게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서있을 때도 씩씩대는 소들을 억지로 싸움 붙여 뿔을 받게 하고, 싸우기 싫어하면 계속 붙이기를 반복합니다. 머리에서 피가 날 때까지 서로 들이받다가 한 소가 도망을 가거나 힘이 다 빠져야 끝이 납니다. 날도 더운데 소들도 지쳐 기운 빠지고, 나중에는 (흔한 일이지만) 힘들어 응가(!)를 계속 합니다. 싸우기 싫어하는 모습에, 촬영하는 입장에선 난감하지만 이런 소들을 보면서 이걸 보러 가라고 하는 게 맞는 건지가 더 난감합니다.
“가까이 있다면 주말마다 갔을 곳”이라고 촬영팀이 극찬한 진주수목원(경상남도 수목원)은 언젠가 꼭 가보시라 추천하고픈 곳입니다. 외관도 예쁘고 넓지만, 그것보다 평생을 살며 한 번 보기 힘든 수생식물, 생태식물들이 종류별로 구석구석 어여삐 모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경전선 코스, 진주수목원역에 내려 걸어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이 수목원. 방송에는 짧게 소개됐지만 매력 만점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 하며 화면에 담기는 모습 하며 진주가 밀양의 모습과 많이 닮아 놀랐습니다. 강이 내려다보이는 촉석루와 영남루, 강바람을 맞을 수 있는 이 누각들도 닮았고, 햇살을 받은 남강과 남천강, 두 강들도 닮았습니다. 강 건너의 시내, 깨끗하고 조용한 느낌까지도요. 여기저기 많이 다녀본 덕인지 그동안은 몰랐던 것들이 서로 비교되어 눈에 들어오는 걸까요. 원래도 보석이었던 진주를 새로 발견해 만든 만큼, 방송 결과물 역시 좋았습니다.
* 방송일 7/10 촬영일 7/5
* 촬영일정
진주수목원역(경전선의 새로 생긴 역, 걸어서 5분이면 수목원에 닿을 수 있음) → 진주수목원(정식 명칭은 경상남도 수목원) → 진주역 → 촉석루(누각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3시 상설 공연이 열림) → 진양호 소싸움장(토요일마다 소싸움 경기가 열림, 진양호 공원에는 동물원도 있음) → 진양호(진주를 대표하는 탁 트인 호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절경) → 진주성
*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807/20080710/15937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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