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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식객> 허영만의 여수 별미기행’ 방송 후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4:06

 


멋있는 남자와의 맛있는 여행
- ‘<식객> 허영만의 여수 별미기행’ 방송 후기 -



월화 드라마 <식객>이 인기다. ‘방방곡곡’에서 촬영해, ‘희로애락’을 모두 다뤄 성공했다는 누군가의 평처럼, 치밀한 노력으로 이뤄진 이 드라마는 내용도 알차고, 시청률도 높아 나도 꼭 보게 된다. 볼 때마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식객>의 원작자 허영만 선생님. 이번 후기에는 지난해 가을, ‘웰빙광장’에 모셨던 그와의 기억을 되살려 본다.  

외모만 잘생겼다고, 내면만 충만하다고 해도 ‘멋있다’고 하기 힘들다. ‘멋있는 남자’. 내적, 외적으로 모두 카리스마를 갖춘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감히 내가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겠으나, ‘멋있는 사람’이셨던 허 선생님. 동행 촬영을 한다고 하니, “엇! 허영만 선생님을?!” 하며 사람들의 부러움을, “어머, 너무 멋있지 않니?” 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더랬다. 만화에 이어 영화로, 이제는 드라마로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는 <식객>의 뿌리에는, 아시다시피 원작자인 허영만 선생님이 계신다. ‘KTX 홍보대사’의 인연으로 ‘웰빙광장’에 출연해 고향 여수로의 ‘맛 여행’을 소개해주셨던 그 날 촬영 이후 내 이상형은 확고해졌다.  

“사시사철 변하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기차의 가장 큰 장점이죠.”
허 선생님은 기차 안에서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 애용한다고 하신다. 책도 볼 수 있고, 돌아오는 길에는 쉴 수도 있고, 무엇보다 사시사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껏 스케치 할 수 있다고. 이 날도 여수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인터뷰 중간 중간 스케치를 하신다. 하얀 종이 위에 동글동글한 얼굴과 웃는 눈 표정을 담아 “기쁨 기쁨”이라고 함께 적어 내 얼굴도 그려주신다. 가문의 영광처럼 간직하고 있는 <식객> 1권 표지 뒤에는 사인과 함께 하트도 담아주신다. 거기다 잠에 빠진 건너편 좌석의 승객들까지, 슥슥 펜질 몇 번에 특징을 완벽히 잡아 그려내시니,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향한 그의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느껴진다.    


“기차 좌석에 <식객>을 꽂아놓으면 지겹지도 않고 좋잖아. 하하”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허 선생님 작품의 진정성의 원천은 발로 뛰는 취재다. 특히 <식객>의 경우 전국 방방곡곡 먼 곳까지 이동할 일이 많아 기차를 애용하셨는데, 그 인연이 이어져 ‘KTX 홍보대사’ 활동과 우리 프로그램 출연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애정이 넘치시는 만큼 카메라 불이 꺼진 동안 기차에 대한 직언도 아끼지 않으신다. 이용할 때 불편한 점, 개선해야 할 점 등등. 거기다 유머가 넘치시기에 “기차 타고 멀리가면 지루하니까 <식객>을 좌석마다 꽂아놓으면 좋지 않냐” 등 재밌는 말씀을 하시며 우리를 편안히 대해주셨다. 이른 아침 출발해 먼 곳까지 가느라 힘드실텐데도 촬영팀을 배려해 오히려 유머러스한 말들로 격려해주시니 그에게 한 번 더 반하게 된다.   

“장어는 이렇게 고무같이 탱탱한 것이 제 맛이지.”

허영만의 추천음식, 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수 바다 장어구이’다. 양념을 하지 않고 먹어야 그 맛이 그대로 전해지며, 탕으로 끓여낸 장어탕은 영양소의 집합소다.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생고무 같이 탱탱한 것이 느껴진다.”는 허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지고, 씹었을 때 툭 하고 터지며 입 안에 여수 바다의 향기가 퍼지니, 촬영팀은 입맛을 다시며 인터뷰를 진행한다. 허영만 선생님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짐은 그의 작품이 이렇게 실생활을 배경으로, 숨은 보석들을 발견해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맛의 대가인 허 선생님을 모시고도, 짧은 방송 시간 상 장어 이외의 먹을거리를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도, 이 날의 장어는 충분했다.

“난 평생 고향을 등에 업고 살고 있는 거야.”

서울에서 KTX로 익산까지 가 환승, 가는 데만 도합 5시간이 걸리는 먼 길, 여수. 이곳에서 났기 때문에 맛난 것을 많이 먹고 자랄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혜택을 보고 있다며, 선생님은 “평생 고향을 등에 업고 살고 있다.”고 하신다. 장어집에서 만난 어릴 적 친구 분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시는 선생님. 며칠 전 친구 한 분이 급작스레 돌아가셨다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술잔을 기울이며 ‘친구’와 ‘인생’에 대해 말씀을 나누시는 모습에 고향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짧은 생각으로 나누시는 말씀들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마는, 허 선생님에게 고향 여수와 친구는 마음의 안식처인 듯 보였다.


아름답고, 맛있는 여수로의 여행을 하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지켜본 그는 과연 거장(巨匠)이었다. 방송을 향한 진정성과, 배려, 유머, 명언까지 남겨주신 ‘멋있는 남자’였던 그와 동행한 것이 나라는 운명에 감사드린다. 방송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뉴스 코너인 ‘웰빙광장’에서 허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시청자들도 많아 더 뜻 깊었다. 원작도 영화도 큰 사랑을 받은 후, 방송한 지 아홉 달이 지난 지금, 드라마 <식객>의 성공으로 다시 한 번 기뻐하고 계실 허영만 선생님께도 또 한 번 감사드린다.

* 방송일 07/11/08, 촬영일 07/11/01

*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711/20071108/1455953.html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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