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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환상적인 역과 노선, 환상선 열차 여행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4:08

 

 

부선, 호남선, 중앙선... 전국적으로 철도 노선은 80개에 달합니다.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환상선’이라는 낯선 노선도 있으니, 이 노선 이름은 오늘 소개할 열차 여행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얼마나 환상적(?)이기에 그 이름도 환상선일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뉴스광장>에 소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지금은 ‘환상선 눈꽃열차’ 라는 이름으로 운행되지만, 우리가 찾았을 때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을 때라 눈꽃 보다는 ‘열차가 아니면 찾기 힘든 오지 역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4계절 내내 사랑받는 환상선 순환열차’ 여행을 촬영, 방송하기로 합니다. 

 

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추전역.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이 역은 해발 855미터, 산골 깊은 곳에 위치해 열차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으로는 찾기 힘든 역입니다. 열차가 태백 지역으로 들어설 때부터 창밖을 보던 사람들의 탄성이 시작되는데, 그 경치가 대단합니다. 숨어 있는 태백산맥의 속살로 들어가는 느낌. 험준한 산 사이로 그늘에 가려 얼음이 어는 곳도, 눈이 쌓여 잘 녹지 않는 곳도, 그 사이로 지나가는 작은 산짐승까지 창문에 딱들 붙어 구경합니다. 대중에 잘 공개되지 않은 숨은 비경을 나만 몰래 보고 가는 느낌입니다. 최고(高)역인 추전역은 작고 좁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는 팻말이 역을 거대해보이게 만듭니다. 좁은 역 사이사이로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잠시 임시 장이 서기도 하는데, 주민 분들이 직접 만든 음식과 지역 특산물인 곶감, 그리고 열차 안에서 먹기 좋은 고구마 같은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라” 라는 초대 역무원의 글귀가 돌에 새겨진 승부역. 지금의 승부역은 제가 가본 작은 간이역들 중에 단연 가장 아름답습니다. 산골 가운데에 숨었지만 역 앞으로 큰 강이 흐르고, 얼음이 언 위로 아이들이 얼음 썰매를 타고, 아득한 경치 사이로 초가집들이 간간이 서있는 이 곳은 어찌나 철도 수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그 흔적이 가득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영암선의 중심역으로 석탄 수송을 담당했던 승부역 역무원들의 강한 자부심, 작고 외진 곳에 있지만 자신들의 역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히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세운 영암선 개통 기념비는 역사 한 켠에 굳건히 위치했는데요. 험준한 지형을 뚫고, 평평하게 만들어 철길을 놓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직접 친필로 개통을 기념했습니다. 태백과 영주 사이, 높고 깊은 산악 지형에서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드는 공사의 결과로 산업화 과정에서 석탄 수송을 담당하던 영암선의 주요 역이 된 승부역. 그만큼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정말 열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찾기도 힘든 곳이었습니다.

 

열차는 하루를 달려 이제 경북 영주지역의 풍기역으로 향합니다. 역 바로 앞, 인삼백화점이라고도 불리는 인삼시장에는 인삼의 고장 소백산에서 자라는 풍기 인삼이 가득합니다. 열차 여행객들은 모두 국산 인삼을 구경하고 냄새도 맡아 봅니다. 거기다 역 앞에는 5일마다 풍기 5일장이 서 재래시장 쇼핑까지 가능합니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계속되는 열차 여행입니다. 열차를 타는 시간이 다른 열차 여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내려서 여행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월등히 깁니다. 그런데도 열차를 꽉 채운 여행객들은 즐거워하고, 수다를 떨고, 피곤해하지도 않는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경치나 역들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여행이어서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 동안 이야기 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추억을 쌓고, 열차라는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 이유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그게 또 여행의 진짜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촬영일

1/3 방송일 1/8

 

*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901/20090108/1700733.html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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