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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인가 봐요. 열차 차창 밖의 황금 들녘이 예쁘게도 물들었습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인데 나는 무슨
결실을 거두고 있나... 혼자 조용히 생각하기에 좋은 열차여행입니다.
여러분은 가을을 어떻게 맞고 계시는지요?
철도는 친환경 교통수단, 잘 아시는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고, 에너지 효율은 높습니다.
푸른 미래를 열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될 이 철도를 타고, 이번에는 자연으로 떠났습니다.
말 그대로 생태여행이지요.
자연의 힘은 얼마나 대단한지, 순천만의 드넓은 생태습지를 보면 느껴집니다.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자연은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바다에서 이어지는 습지에는 바다생물들이 가득하고, 갈대숲도 자연적으로
거대하게 조성됐습니다. (갈대는 잘라내면 그 줄기가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더 넓게 퍼진다고 하더군요.)
습지에 뿌리내린 갈대 틈으로 농게가 기어 다니고 짱뚱어가 오르내리고, 이 아이들이 드나들고 숨 쉬면서
수도 없이 많은 구멍이 뽕뽕 뚫렸습니다. 이 생태습지를 나서며, 우리는 더 넓게, 더 크게 이 습지와 늪을
키워 줄 것을 요구해봤을 정도로 습지에 감동 받았습니다.
낙안읍성은 그대로 보존된 것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집, 의복, 음식, 문화, 사람까지도.. 대장장이 아저씨,
손과 발로 짚신을 꼬아 하루에 신발 한 짝을 만들어내는 할아버지, 맨발로 왔다갔다 삼베를 짜는 할머니,
옛 모습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자연’이겠죠?
경전선을 타고 자리를 옮겨 찾은 북천역의 컨셉은 ‘분홍’입니다. 원래는 한 명이 근무하는 작은 역이었지만
우리가 찾았던 날만 하루 4천여 명의 손님들이 다녀갔을 정도로, 그래서 주변 역과 지사에서 파견근무를
나와 계실 정도로 지금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가을꽃 코스모스와 함께하고자 했던 코레일의 노력, 기차가
다니지 않는 쪽의 철길 위로 분홍 꽃들과 사람들이 뒤엉켜 분홍의 잔치를 이룹니다. 그나마 지금은 꽃이 반
정도 진 거라는데, 철길 위를 걷고 꽃 속에 파묻히면서 동화 속 공주 왕자가 된 듯 착각해봅니다.
하루 만에 본 자연의 빛깔만 네 가지, 자연은 그냥 두었는데도 끊임없이 베풀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볼수록 아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순천과 북천의 여행지. 꼭 한 번 가보시라는 부탁과 함께 한 가지
부탁을 더 드립니다. 아이들에게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고 싶다면, 푸른 한반도를 보여주고 싶다면,
열차로 여행하시지요. 열차 여행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줄 겁니다.
* 촬영일 9/27
* 방송일 10/2
* 촬영일정
순천역 → 낙안읍성 (조선시대부터 그대로 보존된 판소리, 전통 음식, 전통
문화체험으로 가득한 마을, 아이들을 데려가기에 좋은 곳) → 순천만 생태
습지 (보트를 타고 하는 생태체험은 더 가까이에서 동, 식물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줌) → 북천역 (코스모스역으로 더 유명함. 하동의 메밀꽃밭과
코스모스 축제가 이 역에서 시작됨)
* 방송 다시보기 주소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810/20081002/16430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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