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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매력덩어리 영화 “Vicky Cristina Barcelona”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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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이번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페넬로프 크루즈가 이

영화로 여우 주연상도 아니고(보통 그녀는 주연을 주로 하는 배우인데 말이죠.) 여우조연

탄 것이 저의 관심을 끌었고, 과연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훌륭했었나 보고 싶어서가

우선이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난 지금, 의외의 대어(?)를 낚은 기분인 거 있죠?

 

그런데 영화를 선택하기 전 살펴보니 이 영화의 감독이 뉴욕을 너무도 사랑하는 괴짜 감독

우디 알렌이고, 저는 그의 괴팍한 듯, 자유롭고 냉소적인 시선에 아주 매력을 느끼는 사람

인지라 그가 감독을 맡은 영화이니 어디가 달라도 다르겠지 란 기대감을 또 가질 수 있었

지요.  게다가 이 영화에는 페넬로프 크루즈 말고도 유명 배우인 스칼렛 요한슨과 또 얼마

전에 봤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성격파 배우 자비에르 바뎀까지 나오니 영

를 보기도 전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던 게 사실이었답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우디 알렌이 선호했던 여배우는 다이안 키튼이었던 듯싶은데, 현대

(?)로 와서는 스칼렛 요한슨으로 바뀌었나 봅니다.  그가 뉴욕을 벗어나 만들었던 또 다른

영화였던 매치포인트에서도 그는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작업을 했으니 말입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영화 제목에서 보여주는 세 개의 단어 중 처음의 두 단어는 바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들의 이름입니다.  바로 미국 관광객들인 빅키크리스티나.  둘은 여름 한 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빅키의 친척집으로 잠깐 여행을 옵니다.  그런데 절친한 친구 사이인 빅

키와 크리스티나는 조금 성격이 달라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빅키는 이지적이고, 조심성

많아 보이는 반면, 크리스티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해 보이니까요.

 

부유한 친척 덕분에 이국적인 스페인의 정서와 음식들을 맛 보고, 또 정열적인 그들의 예술

에까지 접근할 기회를 갖게 된 빅키와 크리스티나 앞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예술가 후안 안

토니오가 나타납니다.  그에 대한 소문(전 부인과 공공연하면서도 거창하게 이혼을 했다는)

을 미리 들어 알고 있던 두 사람에게 그는 다가와 언뜻 유혹으로 들리는 말들을 늘어놓습니

다.  둘의 아름다움을 극찬하고, 자신과 함께 스페인의 오비에도로 놀러가자는 제안까지

하지요.  하지만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그를 보고 첫 눈에 관심을 가지게 된 크리스티나의 눈

길 따라 즉흥적이고 예민한 후안은 그들에게 응답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빅키는 거절을 하지만 역시 크리스티나는 관심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거절하던 빅

키도 결국엔 자신을 따라 여행 온 친구와의 의리를 위해 할 수 없이 동행하기로 결심하고요. 

하지만 우리들의 운명은 늘 우리의 의지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요.  아니, 어쩌면 자

신도 잘 모르는 자기 안의 어떤 충동이나 욕망이 자신을 그러한 운명 쪽으로 이끈다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들은 인생에 있어 불예측성의 순간 앞에

서야 할 때도 꽤 여러 번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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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이쯤에서 그만두겠지만 이 영화는 바로 이러한 우리들의 내면을

성실하게 관찰하는 영화입니다.  알쏭달쏭하고, 뭐라 확실하게 규정 지을 수 없는 감정의 혼

란, 해서는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할 수 밖에 없는 불가사의한 행위에 대한 원초적 질문

을 던지는 그런 영화지요.  왜 그렇잖아요?  우리들이 겪는 혼돈과 무차별적으로 공격 당하

는 듯 여겨지는 내부의 카오스의 근본 원인은 가만 생각해보면 바로 다 우리들 자신의 문제

로부터 기인한다는 것 말입니다.  결국 자신이 다 선택한 것이며, 결국 자신이 다 짊어져야

할 몫이라는 걸 우리는 알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싶어하고, 그럼으로

써 자신은 홀가분하게 느끼는 모순아이러니요.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들 역시 이러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서로 사랑하고, 상처 입히고,

분노하고, 용서하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런 게임에서 때로 어떤 이들은 이런 사실이 존

재한다는 것, 존재했었다는 것 조차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면서요.  어찌 보면 고통을 당할

필요 없이 넘어가니 차라리 그들은 행운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ㅎㅎ 하지만 저는 이 영화

를 보면서 또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불행의 맛을 아주 쓰게 보는 한이 있더라도, 결국

내 삶 안에서 벌어지는 것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는 않다고 말입니다.  그러한 점이 바로

제 삶을 좀 더 어렵고, 고달프게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저는 이것을 절대는 놓을 수 없

을 것 같단 예감을 늘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되길 희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네 삶의 게임의 법칙을 우디 알렌 식의 유머와 쓸쓸한 듯, 하지만 동시에 꽤나 명랑

게 그려낸 이 영화는 그저 스페인의 정열적이고도 이국적인 풍광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수지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개성 넘치는 배우 자비에르 바뎀의

너지와 열정에 전염되는 듯한 짜릿한 순간도 맛 볼 수 있고, 스페인 여배우인 페넬로프

루즈의 매력 또한 재발견(남편은 별로 나오지도 않은 그녀가 무슨 아카데미 조연상까지

탔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지만 저는 그녀의 ‘짧되, 굵은강렬한 연기에 매혹을 당했습

다.)할 수 있어 여러 가지로 색다른 매력이 풀풀 넘치는 영화라고 여겨졌답니다. 

 

참, 한 가지를 더 덧붙이자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사랑법(? ‘폴리아모리라고 하

는 ‘비독점적 다자 연애)은 얼마 전 읽었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에도 나왔던 이야기

또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솔직한 고백인데요.  이런 사랑을 할 정도의 베짱(?)

가진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가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또 이런 사랑을 할만한 능력

(?)이 되는 자들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을까 란 조금 엉뚱한 상상도 해 봤고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거창한 주제나 자극적인 볼거리를 내세우지 않고도 우리들 가슴을

파고들 수 있는 훌륭한 영화는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재발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

라면 소득이라고나 할까요?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자, 사랑을 찾고자 애쓰는 자,

금의 사랑에 회의를 느끼는 자, 이런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영화가 정답을 주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스스로 답을 내려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Giulia & los Tellarini - Barcelona(Vicky Cristina Barcelona OST)

 

 

Asturias - Isaac Albeniz

 

이 음악은 스페인 하면 또 빼 놓을 수 없는 '기타 연주'를 위해 준비한 것인데,

이 영화에서도 기타 연주 장면이 나온답니다.

출처 : bambi
글쓴이 : 꿈을 가진 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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