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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진정한 거룩함에 대한 깨우침을 던져준 책 `그리스인 조르바`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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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 사람 조르바를 직접 만난 적이 있고, 그
와의 만남과 생활을 추억하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책으로 펼쳐내었습니다. 그
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이 '그리스인 조르바'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투박하되, 확실하게 땅에 두발을 디디고 견고하게 서있는 인물 조
르바, 때로는 비린내 날 정도의 날것으로 드러나는 그를 향한 작가의 깊은 사랑은 바로
자신의 이성적이고 냉정한 이면에 숨은 또 다른 모습, 다시 말해 격정적이고 도발적인,
말 그대로 자연적이고도 적나라한 인간 본연적인 모습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는 것이란
생각을 내내 하였습니다.

그가 조르바에게 빠진 건 바로 자신이 늘 꿈꾼다고 생각하는 것이 알고 보면 한갖 허상
에 불과하다면, 조르바의 삶 속에서는 모든 것이 사실적이면서도 너무도 생생하여 실체
그 자체이고, 또한 그의 격렬하지만 숭고한 인간애에 대해 한 없는 존경심을 품었던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조르바의 자연적이면서도 본능적인 감각과 하나를 향한 무서운
집중력과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그의 단호함과 결단력에 마치 엄숙한 의식 앞에 섰
을 때의 그러한 흠숭의 마음이 되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은 겁니다.

알고 보면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사랑하고 빠져든다는 것은 말로서는 표현하기 힘든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인 듯 한데, 바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줄, 대리만족 시켜줄 인물 조르바를 발견하고 그와의 흡족했던

순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구요.  그가

참 많이 부러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걸 다 내던질만큼 그렇게 올인

할 수 있는 사람이나 일을 찾는다는 게 누구에게나 돌아오는 행운은 아니라고 저는 평

소 생각하고 있거든요.


이런 행운은 그걸 맞을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고, 바로 작가는 자신의 노
력에 의해 그것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여겨지구요. 다시 말해 그는 늘 자
신을 갈고 닦았고, 그런 그에게 마침내 행운의 여신은 미소를 지으며 평생 잊지 못할
반려를 보내주신 거지요. 그의 정신을 더 한층 고양시키는 정신의 스승, 참다운 벗, 영

혼의 표식이 같지만 겉으로 드러남에는 완연히 달라보이는 도플갱어, 조르바를 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조르바의 매력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전 그의 무뚝뚝함
과 대조되는 그의 맑은 영혼이 진정 부러움을 넘어 경이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거칠은 남자에게서 매일매일 보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건져내는 순수함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요? 진정 그가 신과 통하는 사람이란 확신이 굳혀진 계기가 되었지

요. 또 그는 여자를 무시하는 듯 보이면서도 끝없이 보살펴줘야 할 가녀린 존재로 의식

하는데 이 역시 그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만용이 아니라, 진실로 아껴주고 싶어하는 아

주 좋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란 확신이 들었답니다.


저는 평소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위는 바로 외로움과

그리움의 표현이라는요. 예를 들어 글쓰기, 그림 그리기, 수다떨기, 남 험담하기까지

이 모두가 다 우리 자신이 너무도 외롭고 서글프고,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몸짓이 아

닐까 하는 겁니다.  이 밖에도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글이나 그림, 음악을

통해 소통하길 원하고, 또 수다를 떨면서, 남을 험담하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감추고 그

리움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하는 거지요.

그러다가 자신과 코드가 맞는, 다시 말해 영혼의 표식이 같은 사람이란 징표가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반가워서 접근하고, 친근감을 드러내고 하다가 때론 실망하고, 좌절

하는 이 모든 행위가 바로 우리의 본질이고,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엔

성도, 나이도, 그 무엇도 제약이 될 수 없겠고, 말 그대로 그냥 끌리는 거지요. 이유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그의 모든 게 다 받아들여집니다. 물론 그러다 그 환상이 깨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아주 은근히 오래갈 수도 있구요. 그럴 땐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으

로도 충분히 행복해 미칠 지경이 되지요. 그게 바로 사랑이고요. 그러기에 우리는 사랑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맞지 싶습니다. 또 그러하기에 모든 것 중

에서도 가장 으뜸이 바로 사랑인 것이구요.

 

바로 이 사랑이 저는 이 책의 주제라고 여겨집니다.  작가의 계산없는, 한 인간(조르바)

에 대한 지극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조르바의 여자들을 향한 헌신적이고도, 본질적인

사랑, 거기에 한 편으론 냉엄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

을 드러내는 그의 인간애.  그리고 여자들이 드러내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까지...  그 중에서 전 이 두 남자가 나누는 투박하지만 속깊은 사랑 이

야기가 참 신선하고 상큼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 연고없이 만나 그렇게 서로를 내비

치고 깊이 사랑할 수 있다니~ 하면서 경이로왔지요.  흔하다고 표현할 수있는 남녀간의

사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제게 성큼 다가왔답니다.


또 전 이 책이 내포하고 있는 명제가 바로 우리가 흔히 그럴 것이라 여기는 것들을 뒤

엎고 참된 진리에 접근하는 방법을 혼쾌하게 보여주며 아주 실제적으로 우리 자신이

신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거룩하게 되는 것>, 즉 '성화'라고 생각되어졌

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톨스토이의 문구 "... 신이 내 속에 있으며, 또 내가 신 속에 있

음을 믿는다... 또 인간의 참된 행복은 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에 있으며 신의 의지라

는 것은 인간이 서로 사랑하고 남을 자기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와도

정확히 일치하는 사상인 것이구요. 바로 우리 자신이 신과 통한다는 철저한 믿음을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확인한 셈입니다. 그래서 전 이 책이 바로 저의 사상과도 많이 일치

한다는 놀라움으로 마냥 감사하는 마음이 되었답니다.

우리의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지 않는 바로 그러한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을 실질

적 인간 조르바를 통해, 그리고 늘 자신을 오롯하게 유지하면서 신에 좀 더 가까워지려

는 노력의 화신, 작가 자신을 통해 우리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준 멋진 이 책, 다시 말해

두 인물을 통해 <사랑과 거룩함>이라는 것이 결국은 같은 의미라는 것을 일깨워준 이

책을 그래서 제 가까이 두며 틈날 때마다 펼쳐보겠다고 더불어 결심하였구요. 

출처 : bambi
글쓴이 : 꿈을 가진 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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