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딸아이 학교에서 간부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재료를 사 가서 직접 밥을 지어먹으며 야영을 하는 체험이 있는 날로
"엄마! 내일 도시락 싸 가야 하는데...."
"김밥 준비 안 했는데 어쩌냐?"
"그럼 주먹밥이나 해 주세요."
"그럴까?"
사실 김밥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긴 해도 또 먹고 싶다고 하니 새벽같이 일어나 부지런을 떨어 보았습니다.
수련회를 간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곤히 자고 있는 녀석을 보니, 없어서 못 먹고 다녔던 우리세대와는 달리, 먹을거리 지천으로 늘려있는 풍족함 속에 살아가는 우리아이들, 소풍을 간다고 해도, 여행을 간다고 해도, 설렘조차 없으니 마음이 너무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여 밤새 비라도 오지 않나 하여 새벽에도 잠을 깨곤 했었고, 둘둘 말은 썰지 않은 김밥에 사이다 한 병, 삶은 계란 몇 개면 진수성찬이었는데....
토닥토닥 맑은 도마 소리 내며 만든 '오색 주먹밥'
한 번 만들어 보실래요?
▶ 계란은 완숙이 되도록 푹 삶아 줍니다.
▶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합니다.(흰자는 마른행주로 짜서 채에 내려줍니다.)
▶ 곱슬하게 소금을 넣어 지은 밥에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잘 섞어 줍니다.
▶ 피망, 당근은 잘게 썰어 후라이팬에 볶아 냅니다.
▶ 먹기 좋은 크기(한 입)로 만든 주먹밥에 옷을 입혀 줍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엄마! 오색주먹밥 인기 짱이었어요. 선생님들에게도..."
"그랬어?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많이 싸 줄걸.."
"골고루 나눠 먹었어요."
"잘했네."
"엄마! 고마워요. 오늘 엄마 덕분에 어깨가 으쓱 올라갔습니다."
"호호호! 정말?"
"엄마 사랑해"
음식은 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까지 담아내는 도시락이었기에 맛있는 것 아닐지....
돈으로 사서 주는 것 보다는 나의 정성이 들어 간 도시락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집에서 있는 재료로 오색주먹밥을 만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물조물, 손으로 뭉쳐 만든 맛있는 '오색 주먹밥' 방부제 하나 들어가지 않고,
천연의, 자연의 색, 정말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색도 곱고 맛도 좋고........딸에게 사랑도 전하고.......
봄나들이하기 좋은 꽃이 만발하는 날, 사랑담은 도시락 들고 한번 떠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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